2006년에 개봉되어 당시로서는 대기록인 6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타짜’에서는 정마담 역으로 열연했던 김혜수 씨의 명대사가 나온다. “나, 이대 나온 여자야.” 2002년 고용노동부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당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사이에 이른바 ‘5대 스펙’을 준비해야 한다는 광풍이 불었다. 즉, 학벌(학력), 학점, 영어능력(토익, 오픽 등), 자격증, 어학연수의 5가지가 바로 그것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2년에는 3가지가 더 늘어난 소위 ‘8대 스펙’이 요구된다는 말까지 회자 되었는데, 위의 5대 스펙에 봉사활동, 인턴, 수상경력의 3가지가 추가된 것이었다. 이처럼 취업환경이 너무 스펙 위주로 과열되자 2014년 12월에 국회 미래인재육성포럼이 주최한 ‘스펙 초월 채용생태계 조성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를 계기로 하여 ‘역량 중심 채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기업들도 수시채용과 역량면접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궁극적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업무역량이 우수하고 조직에 잘 융화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며 꾸준히 학습하고 성장해 나가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스펙과 역량
위키백과에 보면, ‘스펙’은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 학점, 토익 점수 따위를 합한 것 등 서류상의 기록 중 업적에 해당하는 것이며 구직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요소라고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면 학점이나 토익 점수가 높다고 꼭 일을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역량에 대한 평가가 쉽지 않고, 구직자는 쉽게 내세울 수 있는 증명서가 토익점수, 자격증 등이기 때문에 스펙 열풍이 일었다. 이후 역량평가에 대한 방법론들이 속속 개발되면서 이젠 스펙은 최소한의 기본 요건을 확인하는 참고사항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한편, 역량이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힘, 즉 근로자가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며, 문제해결 능력ㆍ소통능력ㆍ분석력, 기획력 등이 가장 보편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이며, 직무에 따라 요구되는 세부 역량은 다를 수밖에 없다. 

기승전 직무 적합성
취준생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는 스펙을 많이 쌓을수록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면접관은 절대적인 우수 인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인성을 갖춘 가성비 높은 인재를 뽑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직무와 관계없는 스펙은 필요 없고, 직무에 어울리지 않는 고학력은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연구개발 직무를 하는 데 전시회 수상경력은 도움이 되지 못하며, 영업 직무를 수행하는 데 박사학위가 필요하진 않은 것이다. 역시 스펙이나 역량 모두 결론은 기승전 직무 적합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취업 준비를 효과적으로 하려면, 가장 먼저 해당 직무에 대한 속성을 명확히 분석하고 꼭 필요한 스펙과 역량을 파악하여 이를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필요하지도 않은 자격증 등을 준비하느라 시간, 돈, 노력을 낭비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채용 요강을 꼼꼼히 확인하여야 한다. 

참고로 CJ그룹 홈페이지의 인재채용 사이트에 올라온 직무정보의 예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취준생들은 이를 통해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데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를 명확히 알고,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준비할 수 있다. 

CJ 직무정보 중 R&D(식품)의 예

‘스토리텔링’을 잘해야 
자신이 해당 직무에 적합한 인물이고 필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면접관에게 잘 어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다. 즉, 자신의 경험사례를 들며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전략적인 판단과 행동, 내재한 직무 관련 역량을 면접관이 느낄 수 있도록 조리 있게 말하는 방법이며, 가장 많이 활용되는 스킬(skill)은 SAPC기법이 있다. 이는 S(상황), A(행동), P(성과), C(기여)의 4단계로 간결하게 정리하여 말하는 기법으로 면접 때 아주 유용한 스킬로서 추천한다. 

손세근 명예총장식품안전상생재단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명예총장은 ‘트렌드 변화를 주시하며 활기찬 삶을 영위해 가는 베이비부머’를 뜻하는 ‘트렌드부머’란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주)에서 CCO(고객만족 총괄책임자) 등의 임원을 역임했으며, 트렌드 변화 연구와 청년 멘토링 등에서 꾸준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steve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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