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식품산업은 어떤 분야가 이끌어 나가게 될까? 미래식품은 주로 푸드테크와 연관된 신기술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드테크는 주로 IT나 네트워킹, 개인 맞춤형 영양 설계 등 외부에서 도입되는 기술로서 맛과 품질, 즐거움이라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식품의 기본 요소와 조화를 통해 기존 식품산업의 영역을 넓혀 초거대 산업으로서 발전 가능성을 현실로 구현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체식품의 성패는 좋은 대체소재가 결정
대체식품은 미래식품 카테고리 중의 하나로 대체육, 대체우유 등 주로 동물성 식품을 식물성으로 대체하는 식품을 가리킨다. 더 넓은 의미로는 설탕 및 첨가당류 대체, 밀가루 또는 글루텐 대체, 나트륨 대체 등 다양한 식품군으로 널리 확장되어 사용될 수 있다. 대체식품은 흔히 기술적으로는 새로운 기술과 함께 새로운 콘셉트의 도입 등으로 미래 유망식품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최근 소비자 대상의 조사결과 보면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2021년 11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채식 식습관’ 및 ‘채식주의’ 관련 인식을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약 41.5%가 비건식품은 왠지 맛이 없을 것 같다고 응답했고, 65.7%는 가격에 불만이 있었다. 물론 같은 조사에서 소비자들의 절반 정도는 비건식품의 미래가 더 유망해지고, 수요 및 적용 산업군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응답하는 등 다른 조사와 유사한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결론적으로는 단순한 호감도만으로는 구매와 연결되지 않으며, 기호도에 따라 구매가 선택적일 것임을 시사하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2022년 식품소비행태조사 보고서에서도 향후 대체고기를 구입하겠다고 응답한 소비자 비율이 31.6% 나타나 대체육 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소비자 구매의향 부족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여 년의 경험에 따르면 대체식품 시장 확산에 가장 큰 방해요소는 맛과 가격 두 가지였다. 기존 제품을 대체하려면 가격이 싸거나 맛이 우월해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어야 가능한데, 그간 대체식품의 실제 구매요인은 주로 건강적 이슈 혹은 영양 균형 문제, 안전을 위한 법적 규제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도 당연한 것이 소비자들은 그동안 오래 먹어왔던 식재료 맛과 품질, 가격에 익숙한 상황인데, 개발된 대체식품이 가격과 맛 등의 제약요인을 해결해주지 못했으므로 당장 위해가 되지 않는 한 선뜻 대체재를 선택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오래전부터 대체식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은 꾸준히 연구되어왔지만 정작 시장 니즈보다는 기술이 앞서나가 찻잔 속의 태풍밖에 되지 못했을 정도로 파급력이 미미했다. 대체식품의 실패 요인은 맛과 품질, 가격에서 소비자의 기존 관념을 무너뜨릴 만한 대체원료가 개발되지 못한 데에 있다. 

그러나, 좋은 대체원료가 개발될 경우, 시장은 급격히 변하게 된다. 설탕껌을 대체한 자일리톨껌이 대표적인 사례이고, 대체육도 육류의 근섬유 조직을 그대로 구현한 고수분 함유 압출기술이 개발되었기에 최근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알룰로스라는 좋은 설탕 대체재의 개발은 최근 저칼로리, 저당식품의 열풍을 이끌고 있다. 이렇듯 맛과 품질, 가격이 좋은 대체소재는 관련된 대체식품시장의 성장을 이끌기 때문에 대체식품 중심 푸드테크산업을 성장시키려면 우수한 신규 대체소재 개발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진다.

원료의 속성을 이끌어 내는 기술이 필요
마땅한 대체원료가 없는 경우, 여러 가지 원료를 복합처방하여 대체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나트륨 저감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에 해당한다. 나트륨 대체용도로 염화칼륨이나 발효추출물, 풍미 보강 소재가 이용되고 있긴 하지만, 단순히 이들 소재를 1대 1로 대체하는 것만으로는 원하는 맛과 품질을 얻기가 어렵다. 이 경우에는 사용 원료 중에서 감칠맛이나 풍미를 최대한 많이 끌어내어 맛 베이스를 형성한 다음 다양한 나트륨 대체소재와 풍미 보강소재를 적용함으로써 소금을 줄이고도 풍부한 맛과 향을 낼 수 있게 하여 나트륨 대체식품을 완성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나트륨 줄이기뿐만 아니라 당류 줄이기 또는 다른 대체식품에서도 채택될 수 있는 전략으로 특히, 슈가프리나 글루텐프리처럼 100% 대체하는 콘셉트가 아니라 50%, 25% 등 목표 성분의 일부 대체하려고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해결방법이다.

대체소재가 없을 때 사용하는 이러한 전략에서 사용 원료의 품질은 대체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로 특히 원료의 신선함과 당도 등 품질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대체식품의 성패를 좌우한다. 원료의 신선함을 확보하기 위해 산지와 가능한 가까운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대체식품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산 농산물 및 식재료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대체식품과 스마트팜, 수확 로봇, 스마트 유통관리 시스템 등 푸드테크산업과 접점이 여기에서 발생한다.

푸드테크와 대체원료산업의 동반성장 기대
푸드테크는 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 과정에 맞물려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바이오기술 등의 첨단 기술이 결합된 미래산업이라고 정의된다. 푸드테크 중심의 미래식품산업은 기존 식품산업에 건강과 환경 중시의 가치 소비 및 개인 맞춤형, 비대면 소비 등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여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은 기존 식품산업과 동반성장을 위해 반드시 대체식품, 자원 재활용 및 환경 이슈 대응 등 바이오 분야 관련 성과와 맞물려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해외 푸드테크산업 현황과 비교해볼 때, 국내에서는 대체소재 분야가 다소 부족하지만, 앞서 언급한 생산ㆍ유통ㆍ소비 등 식품산업 전 과정에 결합한 스마트 기술로 보완하여 선진국 수준을 따라갈 수 있도록 산업계 자체의 노력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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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호 아이엔비솔루션즈 대표이사는 서울대학교 농화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CJ제일제당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최근에는 미강 등 국산 농산 자원 유래 바이오소재에 관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식품저널 2023년 9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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