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경 경희대 의학영양학과 교수ㆍ한국임상영양학회장

박유경 경희대 의학영양학과 교수<br>한국임상영양학회장<br>
박유경 경희대 의학영양학과 교수
한국임상영양학회장

우리는 폭증하는 과잉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들려오는 국내외 건강 관련 정보에 반해 그 정보에 관한 정확한 내용은 수용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무력감이나 오히려 정보에 무감각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찾아내는 선별능력을 잃고, 정보 선택을 유명인(많은 경우, 객관적으로 검증된 공신력이 입증되지도 않은)의 SNS나 요약본을 읽으며 그들의 선택에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관심을 끌어왔던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라이프, 케톤식단 유행에 이어 올해도 크게 3종류 영양소에 대한 건강정보가 보도됐습니다. 첫 번째로는 “소금을 많이 먹어도 건강에 문제 없다?”라는 제목의 나트륨에 대한 재해석과 두 번째로는 “심혈관 질환과 우울증 예방하는 오메가-3, 당뇨병이나 혈전을 예방할 수는 없다는 결과 나와…”라는 제목으로 오메가-3 불용성, 마지막으로는 “인공감미료, 살 안 빠지고 당뇨병 위험”의 제목으로 보도된 인공감미료에 대한 보도입니다. 

이러한 기사를 접할 때 보통의 경우는 기사 내용을 인용하면서 기존에 알고 있던 점과는 다른 새로운 정보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영양사를 포함한 영양전문가들은 최신 정보에 대해 보도된 연구의 논문을 찾아본다던지 조금 더 비판적인 눈으로 새로운 연구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본 칼럼에서 세 번째 주제인 ‘인공감미료’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의 입장문을 해석해서 전달하고자 합니다.

2023년 7월, 세계보건기구는 설탕대체제(non-sugar substitute)라고 말하는 “무설탕감미료를 체중을 조절하거나 당뇨병, 심혈관질환 같은 비전염성 질병의 위험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섭취해서는 안된다”고 발표했습니다. 무설탕감미료에는 합성 감미료뿐 아니라 설탕으로 분류되지 않는 천연 또는 변형된 비영양 감미료가 모두 포함되며,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감미료에는 아세설팜칼륨, 아스파탐, 어드밴탐, 시클라메이트, 네오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스테비아 등을 포함합니다.

보고서를 정확하게 해석하면, 권고안에서는 이런 설탕 대체식품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성인이나 어린이의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그럼에도 계속 섭취할 경우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ㆍ성인 사망 위험이 심지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체중 조절을 원한다면 “첨가당(유리당)을 대체한 인공감미료가 아니라 천연 설탕이 들어 있는 과일이나 무가당 식품ㆍ음료를 섭취할 것”을 권한다는 뜻입니다. 

반면,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에선 안전성을 평가하고 인체안전기준인 1일 섭취 허용량(ADI, Acceptible daily intake)을 정해 관리하는데, ADI 이내로 대체당을 먹으면 건강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ADI 기준에 따라 감미료를 관리하고 있는데,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전체 감미료 섭취수준은 ADI 대비 0.1~1.4%로 낮은 편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섭취량에 대한 평가도 없이 관련 기사를 확대 해석해 인공감미료가 아무 소용이 없다거나, 오히려 해롭다고 해석을 하는 것은 위험하며,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영양사를 포함한 영양전문가로서 입장은 △당뇨병 환자 혹은 비만인 경우 설탕이나 시럽 등을 줄이기 어렵다면 이를 대체하기 위해 단기간 비영양감미료 사용은 고려할 수 있겠다는 점,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단맛을 추구하는 식단을 피하거나 당류가 포함된 식품 뿐만 아니라 비영양감미료가 포함된 식품의 섭취를 점차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매년 10월 14일 ‘영양의 날’에는 국민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매년 적절한 영양관련 주제를 정하여 비만 예방, 나트륨 섭취 줄이기, 당 섭취 줄이기 등 다양한 대국민 홍보캠페인을 해 왔으며, 올해 영양의 날 주제는 ‘국민영양은 영양사와 함께!’입니다.

영양사의 입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는 국민의 영양상태ㆍ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영양사들도 넘쳐나는 영양 관련 최신 정보에 대해 항상 정도를 밟아 공부하는 자세를 가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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