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이 왔다. 여름은 노출의 계절이기에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여름을 대비해서 봄부터 체중 감량을 신경 쓰기에 다이어트 식품의 성수기는 봄부터 이어진다고 알려져 왔다. 그런데, 운동과 병행하면 다이어트가 된다고 알고 있는 다이어트 식품이 실제로는 체중 감량과는 큰 상관이 없다고 한다면,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물론 체질에 따라 개인차에 따라 효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정해진 섭취법을 지키지 않고 가끔 걸러 먹는 소비자가 많기에 그저 게으르고 의지가 약한 내 탓으로 생각한 소비자가 많았지만, 시판되는 다이어트 식품 중 상당수는 다이어트 효과가 별로 없다. 실제로도 라벨을 살펴보면 그저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는 정도의 식품일 뿐이라고 모호하게 기재되어 있다.

증상 개선에 도움? 건강기능식품시장의 위기
올해 들어 길고 긴 코로나 시절을 지나 본격적으로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다. 엔데믹은 식품산업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배달시장의 축소와 함께 건강기능식품시장의 침체다. 사실 코로나19 시절에 건강기능식품시장이 크게 성장했기에 그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시장은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요즘 시중 및 여러 보도를 통해 전반적인 경기 하락과 함께 2022년 보다 건강기능식품시장이 침체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저당 및 저칼로리 식품의 성장 및 나를 위한 미코노미 식품 트렌드와 맞물려 각종 영양제 및 비타민, 유산균 등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영양보충용 식품이 더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라 그간 건강기능식품시장을 이끌었던 고시형, 개별인정형 제품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2015년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인해 한때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불신이 크게 대두된 적 있었고, 이로 인해 식약처에서 개별인정형 건기식 소재 및 건강기능식품 소재에 대한 전반적인 재평가에 착수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직까지도 고작 효능 관련 논문 한 편, 임상시험 한 건만으로도 인증된다며 건강기능식품 신규원료에 대해 불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업계 관계자나 전문가들은 건강기능식품은 약이 아니라 식품일 뿐이라며 뭔가 꺼림직한 변명만을 하고 있기에 그 불신은 여전히 유효한 듯하다. 

다이어트 효과 없는 다이어트 식품의 문제 
흔히 다이어트 식품이라고 일컬어지는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은 체중조절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하여 식사의 일부나 전부를 대신할 수 있도록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 필요한 영양소를 첨가하고 열량을 조절한 식품이다. 체중을 감량하는 과정에서 영양실조나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아야 하므로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은 1회 섭취할 때 기준이 열량 200~400kcal가 되도록 설계하고, 비타민 A, B1, B2, B6, C, E, 나이아신, 엽산 등은 영양소기준치의 25% 이상을 단백질ㆍ칼슘ㆍ철ㆍ아연은 영양소 기준치의 10% 이상 되도록 제조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러한 영양소 설계만으로는 체중 감량을 달성하기가 힘들며, 법적 규격을 준수하되 되도록 혈당을 높이지 않도록 당류함량을 줄이며, 식이섬유 등 복합탄수화물 함량을 늘려 인슐린 분비를 최대한 억제하고, 단백질을 보충하여 섭취 열량 저하에 따라 유발될 수 있는 근 손실을 예방하는 등 영양적인 설계가 함께 반영되어야 실제 감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다이어트 식품이 맛없다는 평가를 받자 스테비아 같은 고감미료와 소화가 빨리 되어 혈당을 빨리 올리는 곡류 함량을 늘린 다이어트 식품도 등장하고 있는데, 당류함량만 낮은 것이지 정작 중요한 인슐린 분비 억제 효능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코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는 없다. 이렇게 설계된 제품도 체중감량에 효과가 있다고 표시 광고를 할 수 있는데,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등의 체중감소 관련 효능이 인증된 원료를 사용하면 다이어트 제품으로 광고표시를 할 수 있다.

사실 해당 성분은 약간의 논문을 통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인증받은 것일 뿐 이 성분이 들어간 모든 식품이 체중 감량 효능이 있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원료를 첨가하면 실제 체중 감량 효과 여부와 무관하게 다이어트 제품으로 판매되는 제품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소비자의 눈높이나 기대하는 바와는 어긋나게 판매되고 있는 것도 문제고, 자칫 다이어트 제품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어서 결코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식품으로 질병을 다스리려면 맞춤형 영양소 설계가 필요
‘약식동원’이라하여 약품과 식품은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고 좋은 식품을 먹으면 약을 먹는 것과 같으며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식품은 직접적인 질병 치료나 예방효과가 입증된 사례가 없기에 약품이 될 수 없다며 약식동원을 부정하는 분들도 있다.

양쪽 다 논리적으로 타당한 근거가 있기는 하지만 식품이 질병을 예방하거나 다스릴 수 있으려면, 식품 그 자체가 아니라 정확히 효능을 갖는 성분으로 정제될 필요가 있고, 영양설계도 그에 맞춰 잘 제작된 식품이라야 질병 예방이나 치료, 증세 개선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메디푸드 또는 케어푸드라고 불리는 식품은 바로 이 두 가지 원리에 의해 구성되는 것으로서 평소에 하던 질병 예방용 식단관리를 조금 더 체계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만드는 식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동안 건강기능식품 규격이 특정 제형, 특정 성분으로 타이트하게 정해져 있어 그 범위를 벗어나는 식품들은 건강기능성 표현에 제약이 많았다. 그러나 일반 식품의 기능성 표시제도 시행 및 메디푸드 등 특수의료용도 식품시장 육성 등을 통해 식품이지만 약은 아닌데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다양한 형태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 신규 유형의 기능성 식품들은 영양소 설계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논리의 새로운 기능성 발굴이 핵심 콘셉트로 볼 수 있다. 그간 영양소 섭취 조절을 통한 질병 예방은 식약처에서 시행해오고 있었던 나트륨 저감, 당류 저감 정책과 연결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식품위생법으로 건강 위해가능 영양성분 관리라고 하여 다소 오해를 살 수 있는 용어로 지정되어 있는데, 실은 영양소 섭취 관리를 통해 질병 예방이나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취한다는 점에서 통하는 개념으로 인식된다. 지금까지의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예방이라는 소비자의 기대에 확실한 답을 주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새로이 영양 설계로 디자인된 메디푸드는 좀 다르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정광호 아이엔비솔루션즈 대표이사

 

정광호 아이엔비솔루션즈 대표이사는 서울대학교 농화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CJ제일제당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최근에는 미강 등 국산 농산 자원 유래 바이오소재에 관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식품저널 2023년 7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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