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미국에 제3 공장 착공, 시장 공략 속도

신동원 농심 회장, 취임 2주년 맞아 임직원에 이메일 메시지

취임 2주년을 맞은 농심 신동원 회장. 사진=농심<br>
취임 2주년을 맞은 농심 신동원 회장. 사진=농심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금의 세 배 수준인 연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하고, 라면시장 1위에 오르겠습니다.”

7월 1일로 취임 2주년을 맞은 농심 신동원 회장이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메시지를 통해 이같은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농심은 이르면 2025년 미국에 제3 공장을 착공하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신동원 회장은 농심이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디딘 일본 동경사무소에서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이끌어왔다. 동경사무소가 수출 업무를 본격 시작한 1987년, 신 회장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처럼, 라면으로 정면승부를 하려면 라면의 발상지인 일본에 가서 제대로 배워야 한다”며, 동경사무소 근무를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신 회장은 1991년까지 동경사무소에서 근무하며 일본 시장에 농심 브랜드가 뿌리내릴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

신 회장의 현장 경영에 힘입어 라면의 발상지 일본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농심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해외 시장 진출의 전략을 다졌다. 농심은 ‘신라면’의 맛을 그대로 가지고 나간다는 철학으로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현재 세계 100여 개국으로 수출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시장에는 1984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설립하고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며 서부와 교포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점을 둔 농심은 2017년 국내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농심 브랜드의 가치는 더욱 빛나기 시작했는데, 농심 라면이 간편하게 조리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2020년 2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하며, 농심 라면은 더욱 주목받게 됐다. 이어 같은 해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가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 라면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라면의 인기로 미국 공장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에 이르자, 농심은 2022년 현지에 제2 공장을 완공, 생산능력을 70% 높였다. 이에 힘입어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0.1%, 영업이익은 604.1% 증가했다.

미국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름에 따라, 신 회장은 2030년까지 연매출 15억 달러와 미국 라면시장 1위를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농심은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 4억90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뒀으며, 2030년까지 지금의 세 배 수준으로 성장하겠다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의 성장세와 1위 일본 업체와 점유율 차이를 감안할 때 미국 시장의 비전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동원 회장(가운데)이 미국 제2 공장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br>
신동원 회장(가운데)이 미국 제2 공장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신 회장은 해외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뻗어 나가는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도 더욱 내실을 다질 것을 주문해 왔다. 

수익성 개선 프로젝트를 수행, 회사 운영 전반에서 불필요한 낭비 요소를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이익률을 끌어올렸다. 또 AI, IoT를 업무방식에 적용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특히 생산 현장에 AI를 도입, 불량률을 낮추는 등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식품안전의 수준을 높였다.

신 회장은 올드한 기업 이미지를 벗고, MZ세대와 친밀하게 소통하는 ‘젊은 농심’이 되기 위한 노력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조직문화부터 젊게 바꿔, 지난해부터 자율복장 제도를 도입하고, 직급체계를 기존 5단계에서 3단계로 간소화, 보다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농심의 마케팅 활동도 한층 젊어졌다는 평이다. 농심은 지난해 ‘안성탕면’ 팝업스토어에 이어 올해 ‘신라면’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며 MZ세대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 접점의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동원 회장은 기존 라면과 스낵 중심의 사업구조를 탄탄하게 다지는 것은 물론, 농심의 미래를 열어갈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농작물의 안전성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농심은 세계가 그 해결책으로 주목하고 있는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5년 강원도 평창 감자 연구소를 시작으로 스마트팜 기술을 연구해 온 농심은 지난해 오만에 스마트팜 컨테이너를 수출하고, 올해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스마트팜 MOU를 체결했다.

농심은 스마트팜의 모든 시설부터 제어 시스템까지 직접 자체 개발해 재배 작물의 특성에 맞춰 모든 조건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기반으로 중동 지역에서 스마트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신 회장은 ‘비건푸드’가 각광 받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 2020년에 농심이 자체 개발한 대체육 제조기술 HMMA를 기반으로 다양한 식품을 선보이는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했으며, 지난해에는 비건 파인 다이닝을 제공하는 ‘Forest Kitchen(포리스트 키친)’을 오픈했다.

신 회장은 2020년 론칭한 ‘라이필’ 브랜드를 필두로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농심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NS’를 주원료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농심이 개발한 콜라겐 원료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정을 받았으며, 분자량이 173Da(달톤)으로 작아 흡수가 빠르다. 

농심은 콜라겐 외에도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락토페린 등 ‘라이필’ 브랜드로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향후 농심은 수면력과 기억력 개선은 물론 대사체계에 도움을 주는 제품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관련 시장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 ‘챌린지페어’에서 연구원들의 신제품 아이디어에 대해 듣고 있는 신동원 회장(왼쪽).<br>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 ‘챌린지페어’에서 연구원들의 신제품 아이디어에 대해 듣고 있는 신동원 회장(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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