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단백질로 대체육을 만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대체육은 고기의 근육조직을 모방해서 만드는 기술이 바탕이 되는데, 곤충단백질은 쉽게 변성되므로 현재까지 알려진대로 Extruder로는 육류의 근육조직을 모방할 수가 없다.

몇 년 전부터 기존 동물성 단백질 또는 영양밸런스가 완벽한 신규 단백질 소재 개발이 목표인 정부연구과제가 공모로 나오고 있다. 그런 공모과제를 볼때면 저렇게 완벽한 단백질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지,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연구된 사례가 없는데 어떻게 3~4년 내에 다 개발하라고 하는 것인지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항상 의문스러웠다.

정광호 아이엔비솔루션즈 대표이사

곤충은 영양이 풍부한 식재료로서 미래의 식량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우수한 자원으로 주목받아왔다. 미래 가능성과 더불어 정부의 육성정책에 따라 식용곤충의 종류와 사육수 증가로 국내에서도 곤충 생산량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곤충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가 많다보니 곤충으로 여러가지 고부가 식품이나 대체식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유망하다고 알려져 있는 몇몇 용도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전문적으로 검토된 것이 아니라, 그저 상상만으로 논의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곤충단백질의 상품성은 어느 정도일까?
곤충단백질을 산업적으로 생산한다면, 지방을 제거하고 단백질을 대규모 추출하는 공정을 최우선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단백질은 가공 추출이 쉽게 되는 소재가 아니다. 단백질 소재의 시장규모나 용도, 가능성을 보고 신규 단백질 소재를 개발, 상업화하려는 팀이 적지 않지만, 개발된 소재는 많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단백질은 온도가 70℃만 넘어가도 변성되어 본래 성질을 잃어버리게 된다. 곤충 단백질은 용해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추출과정에서 열을 사용할 경우 변성되어 불용성이 된다. 70℃라는 값도 비교적 열에 안정한 식물성 단백질에나 적용되는 것이지, 곤충같은 동물성 단백질은 40℃를 넘어서면 변성이 시작될 정도로 열에 굉장히 취약한 특성을 갖고 있다.

단백질 추출과정 중 구조와 특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생산하고자 한다면, 40℃ 이하의 온도로 관리한 상태에서 탈지와 추출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Coldpress 방식으로 저온압착탈지를 한다고 한들 마찰열에 의해 단백질 손상이 발생할 여지가 얼마든지 있고, 잔류 지방 함량이 상당히 높아 그로부터 발생하는 이취가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소비자들이 과연 이걸 선택할지 의문이 든다.

과거 레거시 영양학의 영역에서는 동물성 단백질이 식물성 단백질보다 필수아미노산이나 일부 비타민B군 함량이 높아 영양적으로 우수하다고 얘기해왔다. 그러나, 그 이론은 식량이 부족해 못먹고 못살았던 시절, 영양결핍에 대한 관심이 높았을 때의 논리이고, 현대 우리 사회처럼 영양 풍족, 과잉의 시대에서는 영양 균형이 깨지거나 영양과잉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대사증후군에 대한 솔루션으로서 영양학이 중요해졌다고 본다.

식물성 단백질이 동물성 단백질보다 일부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한 건 사실이나, 식물성 단백질만 먹는 것은 아니고, 고르게 섭취할 경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식물성 단백질 섭취 비율이 높을 경우 WHO에서 설정한 1일 필수아미노산 섭취량을 충족하는 것은 물론이고, 혈행 개선이나 성장 촉진에 영향을 주는 히스티딘과 아르기닌 등의 필수 아미노산이 더 많아지고, 동물성 식품 섭취로 인해 더 쉽게 유발되는 각종 대사증후군 문제를 해소시킬 수 있는 항산화 영양소들을 섭취할 수 있어서 더 건강해질 수 있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식물성 대체육에 곤충단백질을 넣어 베네핏을 주는 듯이 얘기하는 것은 어떤 편견 혹은 과장의 산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식용곤충 사육실. 사진=식품저널DB.jpg

한편, 곤충 단백질로는 대체육을 만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대체육은 고기의 근육조직을 모방해서 만드는 기술이 바탕이 되는데, 앞서 말했듯이 곤충 단백질은 쉽게 변성되므로 현재까지 알려진대로 Extruder로는 육류의 근육조직을 모방할 수가 없다.

결국 대두 단백질과 혼합하여 사용하는 수밖에 없는데, 변성된 단백질은 대두 단백질의 그물상 네트워크 형성을 방해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으며, 그 이취와 맛을 감안하면 아무리 영양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다 해도 사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추출된 곤충 단백질은 구형이고 단백질 길이가 짧기 때문에 육류의 근원섬유를 구현할 수 있으려면 단위조직을 폴리머화 해야 가능한 일일텐데, 현재까지 존재하는 기술 중 단백질을 폴리머화 해서 길게 이어붙인 경우는 없었다.

몇 년 전부터 기존 동물성 단백질 또는 영양밸런스가 완벽한 신규 단백질 소재 개발이 목표인 정부연구과제가 종종 공모로 나오고 있다. 그런 공모과제를 볼 때면 저렇게 완벽한 단백질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지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연구된 사례가 없는데, 어떻게 3~4년 내에 다 개발하라고 하는 것인지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항상 의문스러웠다.

지금까지 단백질 응용기술을 오랫동안 연구해본 경험으로는 영양과 물성, 관능품질 셋 다 완벽한 단백질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현재까지 모든 단백질이 그들의 고유 특성을 살려 잘 만들 수 있는 용도로 특화되어 이용되고 있고, 덕분에 특정 요소에서는 핸디캡이 있어도 큰 상관 없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유청단백질은 영양적으로나 관능적으로나 아주 좋은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유청단백질은 곤충단백질과 같은 이유로 대체육류화는 불가능하다. 같은 동물성 식품이기 때문에 대체육 연구를 진행하지 않았기에 유청 단백질에 불가능한 용도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참고로, 모든 특성이 다 우수한 팔방미인형 단백질 소재는 최대한 양보해 생각한다면 논문으로는 발표 가능성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대량생산 공정과 그 도중 일어나는 다양한 공정변수를 고려한다면, 정제나 농축 과정에서 그런 특성을 잃어버리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니 경험으로 보면 100% 확실하다.

그런데, 논문으로도 보고되어 있지 않는 단백질 소재를 3년 내 상용화하라는 연구과제는 비현실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저 연구를 위한 연구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산업화 연구는 기초연구가 뒷받침되어 실용화가 가능한 기술에 우선적으로 투자되어야 맞다고 생각한다.

정광호 아이엔비솔루션즈 대표이사는 서울대학교 농화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CJ제일제당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최근에는 미강 등 국산 농산 자원 유래 바이오소재에 관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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