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핫한 식품 트렌드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가장 확실하고 눈에 띄는 것은 저당, 저칼로리 열풍이다. 2020년부터 서서히 시작되어 지금은 완전히 대세 트렌드로 자리 잡았는데,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젊은 세대의 건강에 관심 증가와 새로운 당류 대체소재 적용에 따라 예전보다 맛이 개선된 저당제품류가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저당 트렌드를 지켜보면서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을 만한 이슈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무설탕, 무가당 표시사항의 문제
무설탕 제품을 개발하려다 보면 표시사항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의문점을 계속 생각해보게 된다. 무설탕 제품은 설탕만 안 넣으면 표시할 수 있지 않을까? 혹은 무가당은 인위적으로 당만 첨가하지 않으면 되지 않는가? 이 문제는 식품 소비자뿐만 아니라 제조업체에서도 항상 논란이 생기는 지점이다. 

특히, 유통업체 담당자 혹은 마케터들, 처음으로 식품제조업을 창업하는 스타트업 대표들은 이 문제로 굉장한 혼란을 겪는다. 현재 법적으로 고시된 무설탕, 무가당 표시는 2021년 11월에 공표한 것이 최신 버전으로 기본적으로 ‘무설탕’ 제품은 제품 100g 내 당류가 0.5g 미만으로 포함되어 있을때만 표시 가능하며, ‘설탕 무첨가’ 및 ‘무가당’ 제품은 모체가 되는 식품에 당류를 첨가하지 않음과 동시에 원료 첨가나 가공공정을 통하여 당류가 증가하지 않도록 제조한 식품에만 표시할 수 있다.

즉, 본디 있는 식품에 꿀이나 당시럽, 올리고당 등의 당류가 포함된 설탕 대체제를 사용하는 경우, 잼이나 시럽 등의 당류가 첨가된 원재료를 사용하는 경우, 말린 과일 페이스트, 농축과일 주스 등과 같이 농축, 건조 등으로 당함량을 높인 원재료를 사용하는 경우 및 효소분해로 식품의 당함량을 높이는 경우는 무가당 제품이 될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무설탕과 무가당, 저당 표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변경 고시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 및 식품표시에 대해 지식이 깊지 않은 식품제조업체 등이 이 용어들에 대해 광고에서 자의적으로 해석해버리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사전에 시스템적으로 법적 검토하기 어려운 온라인 쇼핑몰 제품의 경우에 이런 문제가 이슈화되는 경우가 제법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2021년 설탕을 사용하지 않은 잼으로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 있었는데, ‘저당제품’이라는 표시 광고를 하던 도중 실제 분석결과가 저당표시기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었던 사례가 있다. 

식품업체 중 간혹 스테비아나 알룰로스 등 설탕 대체재를 사용했다는 것만으로 저칼로리나 저당제품이라고 선전하는 곳도 있는데, 저칼로리 또는 저당 제품 표시는 설탕 대체재 사용 여부가 아닌 제품 내 열량, 당 함량에 달려있기에 이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만약 설탕 대체재를 사용했다면 일반적으로 가능한 표시는 무가당, 설탕 무첨가 등으로서 당류 저감 관련 제품을 생산할 때는 표시기준과 사례에 따라 정확한 광고표시를 하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설탕 이전에 설탕을 먼저 알아야
무설탕이나 무가당 등 설탕 대체식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설탕에 대해 알고 대체하는 것이 정석이다. 설탕은 기본적으로 식품의 단맛을 높여주지만, 추가로 풍미를 증가시키는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채소나 고기를 요리할 때 설탕을 소량 첨가하여 전반적인 풍미를 높일 수 있고, 지방 감소로 인해 풍미가 다소 떨어지는 저지방 아이스크림에 설탕을 첨가할 경우 풍미가 전반적으로 강화되어 맛을 개선시킬 수 있다. 그 외에도 설탕은 조리과정 중에서 가열함에 따라 카라멜화 반응이 일어나 짙은 갈색으로 변하거나 아미노산과 반응하여 마이야르 반응에 의한 갈변화가 일어나는데, 두 반응의 공통점은 식품 풍미가 짙어지고 구수한 맛을 낸다는 점이다. 

무설탕 또는 저당제품을 만들 때 당도는 이론적 계산식에 의해 맞출 수 있지만, 맛은 좀처럼 맞추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같은 제로칼로리 감미료지만 알룰로스는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등의 다른 대체감미료와는 달리 갈변 반응에 의한 설탕 풍미까지 구현할 수 있으므로 맛 품질이 더 우수한 편이다. 만약 알룰로스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인위적으로 설탕 풍미를 낼 수 있는 향료를 첨가하여 설탕과 유사한 구수한 맛을 구현해야 한다.

한편 설탕은 젤리 형성이라던가 거품안정화 등 식품물성의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잼 제조시 펙틴과 반응하여 젤리를 형성하거나 달걀 단백질과 반응하여 휘핑할 때 거품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아무리 우수한 대체재라도 이러한 설탕의 물성까지 완벽하게 구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설탕은 수산화기(-OH)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이들 작용기의 수소결합 및 이온화 특성이 설탕이 나타내는 물성에 많이 반영된다. 설탕의 물성까지 완벽하게 대체하고자 한다면, 설탕과 비슷한 작용기 개수를 가지고 용액 내 같은 전해질 환경을 구축할 때 가능할 것이다. 경험상 설탕을 1대1로 대체하겠다는 전략보다는 여러 개의 원료를 사용해서 최대한 비슷한 물성을 맞춰나가겠다는 전략이 목표달성에 조금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당류의 과다섭취로 인한 당뇨 및 비만 등 여러 가지 대사증후군 이슈가 심각함에도 정작 소비자들은 별 반응이 없다가 최근 저칼로리, 저당 제품의 소비 증가와 함께 전국민적인 영양 관리가 되고 있다는 점은 환영할만한 추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제대로 형성되지 않던 당류 저감 제품시장의 형성이 시작되고 있는데, 특히 이점은 코로나19를 거치며 건강에 관심이 높은 젊은 세대들의 소비 트렌드 변화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동시에 인터넷 등을 타고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지식이 퍼지며 당류와 당류 대체소재 섭취방법을 오해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아 잘못된 광고와 허위 사실 등으로 피해당할까 봐 일부 걱정되는 측면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당류 저감 식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 교육이 더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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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호 아이엔비솔루션즈 대표이사는 서울대학교 농화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CJ제일제당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최근에는 미강 등 국산 농산 자원 유래 바이오소재에 관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식품저널 2023년 3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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