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민 변호사의 식품 사건 예방과 실전 대책 25. 기구ㆍ용기 수입시 고의성 없는 무신고는 무죄
식품위생법률연구소
아이 넷을 키우는 학부모다보니 이웃이나 지인 중에 학교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상담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학교운영위원과 학교폭력대책위원도 겸하고 있어서 학교 내부 문제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고 있어서 더 그럴수도 있다.
최근 학교에서 발생하는 아이들의 문제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고 초등학생이라면 별명 부르기, 지나가면서 몸싸움 하기 등이 대다수다. 물론 간혹 왕따라는 이름을 붙여서 소수의 아이들과 놀아주지 않거나 놀리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 고의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아직 성장중인 아이들이라 친구를 진정으로 괴롭히려는 의도가 있다기보다 순간적인 재미나 놀이의 하나일 것인데, 그 강도에 따라 당연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도 있지만, 모든 것을 폭력으로 규정해서 심사를 받게 하는 것은 오히려 교육에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그 기준이 애매하고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선생님이 아니라 외부 위원들이 서류로만 판단하는 것은 더 어려울 것이다. 어쨌든 개인을 처벌하고 권리를 제한하거나 침해하려면 법률 근거가 있어야 하고, 형사 처벌은 고의성이 존재해야 한다.
실제로 제빵도구인 제과용 브러쉬 2만개를 수입하면서 수차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수입식품 안전관리특별법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된 사건에서 법원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정상 제재와 달리 행정상 의무 위반에 대한 행정형벌에서는 형법의 원칙에 따라 고의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고, 과실범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처벌되며 죄형법정주의에 따른 형벌법규의 성질상 과실범을 처벌하는 특별규정은 그 명문에 의하여 명백, 명료하여야 한다(대법원 1983. 12. 13. 선고 83도2467 판결 참조)”라고 하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너무나 당연한 판결이다. 제과용 브러쉬뿐만 아니라, 얼음을 만드는 제빙기 등 다양한 사건에서 무죄 혹은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사례가 있다. 필자도 유사 사건을 진행했던 경험도 많고, 자문이나 상담도 여러 건이 있었다. 또 이런 경우 문제는 형사 처벌이 아니라 행정처분이다. 비록 무죄를 받아도 행정처분은 과실이 있어도 가능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과징금으로 납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행정처분마저도 식품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피해가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수입 당시 과정이다. 식품위생법에 대해 여전히 제대로 알지 못하는 영업자가 많은데, 의무교육 과정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몇 시간 교육을 듣는다고 영업에 큰 지장은 없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회복할 수 없는 손해에 직면하게 된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관련기사
- 해외제조업소 소재지 미일치, 허위 신고 의도 없는 과실의 처벌에 대해
- 수산물에 소금 뿌려놓았다고 무등록 영업자로 기소한 사건, 법원 판단은 ‘무죄’
- ‘사카린나트륨’ 사용업체, 1차 행정처분 후 같은 이유로 2차 처분 사건…‘반전’ 이유
- 직원 실수로 원산지 잘못 표시…유죄 취지로 기소됐지만, 정식재판서 무죄 받은 사례
-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자와 식품접객업영업자 간 거래, 무조건 금지할 것인가
- 국민의 의무를 부과하는 고시는 관보에 게재, 공포해야
- ‘프랜차이즈본사’서 제공한 ‘액화질소’ 때문에 영업정지 받은 사연
- ‘청정’ 맥주 광고에 대한 시정명령이 취소된 이유
- “식품 원료에 쓰레기 등 오물 섞여 있었다”…식위법 위반이 아닌 이유
- 식품위생감시원 ‘교육’이 영업자 ‘교육’보다 더 절실한 이유
- 식중독 발생 도시락 제조업체 행정처분이 취소된 이유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