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민 변호사의 식품 사건 예방과 실전 대책 24. 해외제조업소에 대한 규정 다시 한번 손볼 때
수출회사의 규모가 커서 공장이 여러 개가 있고, 본사와 여러 공장이 다른 경우 수입영업자가 어떤 공장인지 알지 못했고, 수출자도 본사 주소지로 모든 서류를 보내왔다면, 실질적으로 허위 신고의 의도가 없었던 것이라, 이런 경우 구두경고나 시정명령이면 충분하다. 법령 규정을 집행함에 있어 행정기관의 재량을 허용한 이유가 바로 이런 사례때문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 해외제조업소에 대한 규정도 이제는 다시 한번 손볼 때가 되었다.
식품위생법률연구소
잘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칭찬을 받는 것이 당연하듯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 처벌 등의 불이익을 받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게다가 국민 건강에 관련된 식품의 제조, 수입, 조리 등에 관련된 영업자라면 고의뿐만 아니라 과실이 있어도 행정처분을 받도록 우리 법은 규정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매년 수만건의 행정처분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내용을 보면 대다수가 일반음식점 등 식품접객업소를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경미한 것이라 행정심판 등을 통해서 경감받는 경우도 상당수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과실조차 없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영업자라도 고의나 과실조차 없는 상황에서 결과만을 가지고 행정처분을 받는 것은 너무나 억울하다.
실제로 대법원 역시 “과태료와 같은 행정질서벌은 행정질서유지를 위한 의무의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대하여 과하는 제재이므로, 반드시 현실적인 행위자가 아니라도 법령상 책임자로 규정된 자에게 부과되고, 원칙적으로 위반자의 고의ㆍ과실을 요하지 아니하나, 위반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 그것을 정당시할 수 있는 사정이 있을 때 또는 그 의무의 이행을 그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이 있을 때 등 그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이를 부과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면서 과실조차 없는 경우에는 영업자에게 소위 면죄부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 원료 상당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수입식품안전관리특별법에 따라 영업신고를 한 대다수 영업자가 역시나 영세사업자다. 그러다보니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운영하는 수입통관시스템에 등록된 해외제조업소 소재지 등을 단순 선택해서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누군가가 최초로 시스템에 해외제조업소를 신청했기 때문에 그것이 오로지 식약처의 잘못은 아니고, 관리 및 유지 의무도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하지만 소량을 수입하는 모든 사업자가 수출국을 방문해서 실제 사업장까지 확인할 수는 없고, 대부분 수입통관 서류나 수출업자가 보내온 사업자등록증 또는 공장등록증 등 서류를 확인하는 것으로 갈음하게 된다. 그런데 매년 식약처와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에서 해외제조업소에 대한 현지실사를 통해 이렇게 일치하지 않는 해외제조업소를 확인하여 신고내용과 다를 경우 영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기계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물론 과거 영업정지 2개월이었던 것을 식약처가 스스로 10일로 감경한 것은 환영받을 일이었다. 하지만 이조차도 자발적이라기보다는 당시 수많은 소송에서 너무 과도하다는 이유로 연이어 행정소송에 패소하고 여러 민원이 발생하면서 자체적으로도 감경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업정지 10일도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다. 구체적으로 사안에 따라 달리 봐야하는데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수출회사의 규모가 커서 공장이 여러 개가 있고, 본사와 여러 공장이 다른 경우 수입영업자가 어떤 공장인지 알지 못했고, 수출자도 본사 주소지로 모든 서류를 보내왔다면, 실질적으로 허위 신고의 의도가 없었던 것이라, 이런 경우 구두경고나 시정명령이면 충분하다. 법령 규정을 집행함에 있어 행정기관의 재량을 허용한 이유가 바로 이런 사례때문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 해외제조업소에 대한 규정도 이제는 다시 한번 손볼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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