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공정 통해 제거된다면 문제 없어
다만, 악의적으로 도저히 사용 불가능한 원료라면 처벌 가능

김태민 변호사의 식품 사건 예방과 실전 대책 28. 

김태민 변호사​​​​​​​​​​​​​​​​​​​​​<br>​​​​​​​식품위생법률연구소
김태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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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의 건전성이라는 주제가 나오면 과거 ‘쓰레기 만두 파동’이 떠오른다. 당시 식품에 무지하면서 자극적인 보도를 내보냈던 이유로 대한민국 만두 제조업체가 거의 폐업에 이르렀고, 한 회사의 대표가 자살까지 했던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누구나 식품 제조를 하는 영업자라면 최상의 원료를 사용해서 최고의 품질을 추구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어차피 영업이라는 것이 이익이 남아야 하고, 주문자의 단가에 맞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 가정에서처럼 식품을 제조할 수는 없는 현실이 있다. 이렇게 단가 문제로 원료의 품질을 골라야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간혹 언론이나 판결문을 통해서 본 사건들은 소위 ‘쓰레기’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마치 원료가 사람이 섭취할 수 없을 정도로 비위생적인 것처럼 묘사되고 있는데, 일부 사실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식품 원료에 대한 현실을 몰라서 빚어진 촌극이라고 생각될 때가 많다. 

식품을 전공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근무한 경험을 가진 국내 유일의 식품전문 변호사로서 10년이라는 세월동안 200건이 넘는 식품 사건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무죄, 승소를 이끌어 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역시 향미유 식품위생법 제4조 위반 사건이다. 향미유는 사실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별한 제품이다. 참기름을 선호하는 정서에따라서 참기름과 식용유를 혼합해서 만드는 제품인데, 재미있는 것은 가정에서는 전혀 구매하지 않으며, 일반 대형마트에서도 볼 수가 없다. 철저하게 영업자 위주로 제조, 유통, 판매되는 특이한 제품이다. 그런데 이 향미유의 원료가 된 참깨박의 일부는 사실 그렇게 깨끗하지는 않다. 

한 영업자가 향미유의 원료인 참깨박의 일부를 각종 쓰레기와 오물 등이 섞인 상태로 수거하여 제조업체에 공급했고, 이를 정제하여 남은 유지성분을 채취해서 향미유를 제조했다가 식품위생법 제4조 제4호 ‘불결하거나 다른 물질이 섞이거나 첨가된 것 또는 그 밖의 사유로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에 해당한다고 검찰이 판단해서 기소한 사건에서 법원은 일부 사실은 맞지만, 영업자가 참깨박에서 1차로 이물질을 손으로 선별해 내고 이를 분쇄한 다음 선별기로 분말인 깻묵에서 다시 이물질을 선별하여 제거하고 스팀으로 가열하여 소독과 성형을 해 팰렛을 만든 후 거기에 유기용제인 헥산을 투입하여 유지성분을 추출하고 침전시킨 다음 이를 다시 스팀으로 가열하여 헥산을 증발시켜 제거한 후 탈검, 탈산, 탈색, 탈취 등의 정제공정을 거쳐 식용유지를 제조하고 거기에 식용유 등을 섞어 향미유를 제조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원료 일부에 쓰레기 등 오물이 섞여 있었다고 하더라도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제거되고 남아 있지 않다면 식품위생법 제4조 제4호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률가 입장에서는 당연한 판단이지만, 식품위생법과 실무에 무지한 수사관 등의 공무원이 보기에는 의아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식품 원료는 원래부터 이물이 혼입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고, 제조 공정을 통해 제거된다면 문제가 없다. 다만, 이 경우에도 악의적으로 도저히 사용불가능한 원료라면 처벌이 가능하며, 최종 제품에 남아 있어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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