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공유하고 같이 행동함으로써 
내가 홀로가 아니라는 것만으로 위안을 받는다

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181)

신동화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어머니 몸과 함께했던 열 달을 기다려 태어날 때 모체와 떨어지는 두려움이 태생적으로 외로움을 느끼게 하나 보다. 이 외로움을 떨치기 위하여 사람들은 서로 소통하고 모이며 협력하고 상대를 향하여 말을 걸며 끊임없이 같이하려 노력하나 보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갈파한 것은 이해가 가는데, 이런 마음속에 있는 본능적인 욕구가 근래 들어 자꾸 스러지는 것 같아 아쉽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로 서로 간 접촉기회를 원천적으로 막아버리고 모임을 기피행동으로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는 우리가 함께라는 인간의 기본욕구와는 반대로 가고 있었다. 사무실에 나가서 상사, 동료, 선후배와 부대끼며 생활하는 풍토에서, 컴퓨터 화면 하나로 일 처리를 하고 옆 사람과 얼굴을 맞대며 도움이 필요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시에서 로고로 걸고 있는 ‘Me Me We’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말이 아니어서 감성에 와 닿지는 않지만, 나를 넘어 ‘우리’라는 것을 강조하는 뜻으로 나름대로 해석하며 같이, 함께를 부각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가 가진 본능적 욕구를 인위적인 강제로 모임과 소통을 막고 있었으니, 인류 발전에도 크게 저해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한 사람보다 둘이 그리고 셋의 힘이 산술적 합계보다 훨씬 커진다는 것을 우리는 태초부터 알고 있었다. 서로 힘을 합하기 위하여 모인 집단화된 사회가 큰 힘을 발휘했고, 그 결과물로 찬란한 물질문명을 이룩한 후 여기에 바탕을 두어 지금의 문화를 꽃피우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가장 개인적인 영역으로 알고 있는 문학계나 미술계 그리고 음악인들도 각각 개인이 이룬 결과를 공유하려 음악회를 열고 작품전시회를 통하여 내 마음 깊은 곳에 묻어 놓았던 생각을 같이하려 노력하였다. 시나 소설 등 문학 작품은 어떤가. 나 혼자 머릿속에, 마음에 품은 생각을 표출하여 글로 표현하며 책을 출간하는 것은 내 마음속 나만의 생각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려는 인간의 본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유튜브 등 첨단 매체에서도 내 글을 올리고, 생각을 전달하면서 ‘좋아요’가 나타나는 것에 눈을 떼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 나만의 공간이긴 하지만, 내 공간에서 같이, 더불어 생각을 같이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내 외로움을 삭이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있다. 그래서 혼자이면서 같이 있어야 하는 모든 영역에서도 ‘우리’를 강조하고 있다.

옛 우리 선조들은 농사일할 때도 두레를 구성하여 같이 일하고 힘을 합쳐 힘든 농사일을 수월하게 해냈다. 마을공동체도 이런 본능적인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고, 공동사회의 힘으로 여러 어려운 일을 좌절하지 않고 견디며 해내었다. 특히 육체적 힘이 필요한 농경사회는 혼자서는 살 수 없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각종 모임에 속해지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동창 모임은 기본이고 향우회니, 각종 직장 모임, 동호회, 그렇지 않으면 운동을 같이하는 취미활동, 심지어 맛집 순례 그룹도 있다. 이 모두가 생각을 공유하고 같이 행동함으로써 내가 홀로가 아니라는 것만으로 마음의 위안을 받고자 함이다.

혼자이기를 고집하는 맹수 외에는 동물의 사회도 같이, 더불어 공동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개미나 벌 집단은 한 마리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나 집단이 되었을 때 큰 힘을 발휘한다. 약한 동물이나 곤충류 등이 모임을 선호하는 이유는 작은 힘을 모아 집단화함으로써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육체적으로 우월하지 못한 인간도 결국 여럿이 모여 같이 일함으로써 더 많은 업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일찍이 알아냈다.

혼자 일할 수 있는 기계가 발달하고 기계 지능이 한계를 넘어 우리 서로를 껴안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 단계까지 이르렀으나 인간의 본성인 인성을 도외시한 현상이 인간사회의 발전을 의미하는가, 파멸로 가는 과정인가를 헷갈리게 한다. 

스티븐 호킹은 AI가 인간이 파멸로 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했는데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 탈출구가 없네. 독립불구 돈세무민(獨立不懼 遯世無悶), 홀로 있어도 두렵지 않고 세상과 떨어져 있어도 고민하지 않는다. 이런 경지에 이르는 때가 언제일까? 그게 인간사회일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인간들의 민낯이 보여 씁쓸하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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