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가 없는 ‘흡수율’ 표현 금지…사법부 판단 필요할 수도

김태민 변호사의 식품표시광고 실무와 이슈 진단 28. 

김태민 식품위생법률연구소 대표
김태민 식품위생법률연구소 대표

미국과 영국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박찬욱 감독, 이병헌 주연의 ‘어쩔 수가 없다(No Other Choice)’에 대한 수상 소식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K-컬쳐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는 충분했을 겁니다. 사실 저는 아직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영화의 제목처럼 주인공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뭔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을 생각하니 최근 광고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흡수율 표현’ 문제가 떠올랐습니다. 

다양한 제형으로 제조되는 식품의 특성상 아무래도 고체 형태보다는 액체가 우리 몸에 흡수가 빠를 것이라는 표현은 그동안 상식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리고 일부 오메가3 제품과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리포좀 형태의 비타민 역시 흡수율에 대해서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최근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출시되면서 특허 공법 등을 통해 실제로 우리 몸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흡수율이 기존 제품에 비해 높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논문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식품에 대해서 ’체내 흡수율 상승’이라는 표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 일단 식약처는 아니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식약처가 ‘체내 흡수율 상승’ 표현을 광범위하게 금지하게 된 배경은 바로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명시된 일일섭취량 적용 문제입니다. 이는 안전성과 관련 있고, 최근 가르시니아캄보지아 관련 제품을 섭취한 소비자가 간 질환 문제가 발생해서 회수가 진행된 상황과도 연관이 있을 겁니다. 결국 실제 영업자의 광고처럼 특정 기술에 따라 체내 흡수율이 실제로 상승한다면 제품 포장지에 표시된 일일 섭취량에 따라 소비자가 섭취하는 것에 비해 체내에 흡수되는 양이 지나치게 상승할 수 있고, 이는 과도한 섭취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물론 흡수율 상승으로 지금까지 이상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고 솔직히 밝힐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규정은 규정이기 때문에 이렇게 일일섭취량이 달라진다면 현재의 규정에 따르면 해당 제품에 대한 섭취량 변경 절차가 필요하거나 고시가 개정되어야만 합니다.

물론 아직까지 식약처에서 시중에 ‘체내 흡수율 상승’을 표방하는 광고에 대해 과대광고로 적발해서 고발조치하거나 행정처분을 집행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식약처가 단속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것이 합법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영업자들은 현재 자율적으로 광고를 수정하고 있으며, 사단법인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와 사단법인 한국식품산업협회, 사단법인 소비자공익네트워크에서 운영하는 모든 자율심의기구는 식약처의 요청에 따라 상기 사실에 대해서 영업자에게 설명하고, 심의에서 모두 삭제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서 노력한 결과 만들어진 체내 흡수율 상승 기술을 단순히 기존 법령의 규정과 맞지 않기 때문에 표현을 억제하기보다 조속히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개정해서 영업자의 책임 하에 자유롭게 기술을 적용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현재 식약처가 이런 절차를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업자 역시 단속이 진행되지 않는 상황을 악용해서 정상적으로 광고 표현을 자제하는 경쟁사와 달리 소비자를 기망하거나 위법으로 판단될 수 있는 광고를 확대 및 지속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과연 현재 상황이 진정으로 위법인지 아직 법원의 판단이 없었고, 식품전문변호사의 전문성으로 검토해보건대 여전히 논란이 있으므로 보다 정확하게는 사법부의 판단이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각종 규제를 완화하면서 영업자의 발전을 돕는 최근의 식약처의 태도라면 이번 문제도 얼마든지 전향적인 태세 전환이 가능하며, 체내 흡수율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안전 문제가 그렇게까지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기술적인 문제 해결은 비교적 간단하게 처리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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