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민 변호사의 식품표시광고 실무와 이슈 진단 24. 특허와 상표 표시에 대한 법령 규정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도 있지만, 변호사는 죽기 전에 ‘판결문’에 이름을 남깁니다. 2018년 건강기능식품 사전심의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받아낸 경험은 가장 보람된 일 중의 하나였지만, 거꾸로 사건에 패소함으로써 식품업계에 영향을 준 일도 있었습니다. 바로 특허 명칭 표시와 과대광고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었는데요, 사건을 의뢰했던 고객에게는 너무 죄송한 일이었지만 해당 판결은 특허에 관련된 사건에서 지금까지도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당시 어린이 키 성장과 관련된 특허 조성물질의 명칭을 건강식품 상세 페이지에 노출한 것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었고, 특허청에 등록된 명칭을 단순히 상세 페이지에 표시한 것이기 때문에 과대광고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결론적으로 대법원에서 특허 등록과 과대광고는 무관하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온라인 등에서 사용되는 특허 등록 표시에서 혹시라도 과대광고로 오인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무조건 삭제나 명확하게 보이지 않도록 해당 단어를 흐리게 처리하는 이유입니다. 아직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을 받고 싶다는 변호사로서의 작은 목표가 있는데, 언젠가 이뤄지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자율심의기구 심의위원장으로 일한지 벌써 2년이 되어 갑니다. 수많은 표시와 광고를 검토하는데, 그중에서 여전히 특허와 상표가 등록된 것도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PCT 특허입니다. PCT란 ‘Patent Cooperation Treaty’의 약자로 한 번의 국제 출원으로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특허를 신청할 수 있게 해주는 국제 특허 출원 절차입니다. 문자 그대로 등록이 아니라 출원이기 때문에 ‘특허 출원 내용 광고 불가, 특허 등록 사실에 대하여 광고 가능’이라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표시 가이드라인의 규정에 따라 모두 광고가 불가합니다.
그런데, 간혹 이런 기존 가이드라인 규정에도 불구하고, 실무에서는 소비자에게 마치 특허가 여러 나라에서 등록된 것처럼 오인ㆍ혼동될 수 있는 광고가 진행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명백하게 수정되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사단법인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사단법인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공동 가이드라인을 협의하면서 이와 같은 PCT 출원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광고를 허용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특허와 달리 표시에 대한 상표 문제도 빈번히 발생합니다. 식품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에서는 ‘한글 표시를 원칙으로 하되, 한자나 외국어를 병기하거나 혼용하여 표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자나 외국어의 글씨 크기는 한글의 글자 크기와 같거나 한글의 글씨 크기보다 작게 표시해야 한다’라고 명확하게 되어있는데,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상표법에 따라 등록된 상표의 제품명의 경우, 그리고 「수입식품안전관리특별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수입식품등의 경우입니다.
그런데, 간혹 상표 등록이 아닌 출원만 해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연히 불법입니다. 수출하거나 국내에서만 판매되더라도 최근에는 영어 문구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와 같은 규정을 어길 때 처벌과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고, 운좋게 피해자이더라도 제품 포장재에 스티커를 붙여 상품성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상표와 특허, 잘만 활용하면 다른 제품과 차별성을 살려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광고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령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작은 효과를 노리다가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이라는 회복불가능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다행스럽게 건강기능식품이나 기능성 표시식품, 특수용도식품은 자율심의기구의 사전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안전하게 미리 걸러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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