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민 변호사의 식품표시광고 실무와 이슈 진단 21.
어렸을 때부터 역마살이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여행을 다녔습니다. 아프리카 정도만 제외하고 부처의 태생지로 알려진 룸비니부터 안데르센의 나라 덴마크,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떠오르는 스위스와 광활한 로키산맥의 나라 캐나다까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참 한국이 작은 나라고, 그 안에서 경쟁을 하면서 살아남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대견해하곤 했습니다.
최근 유명 피아니스트인 임윤찬 씨가 해외 잡지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의 한국 생활이 참 경쟁으로 고통이었다는 글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고, 비단 개인뿐만 아니라 식품 분야만 보더라도 경쟁이 얼마나 치열하고, 그 안에서 매출을 늘리고 살아남기 위해서 영업자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세렝게티 초원이 따로 없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표시 일반식품을 포함한 일반식품이 경쟁하는 건강식품 시장은 대표 주자 몇몇을 제외하면 소액으로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업 분야고,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마케팅만 자신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한 시장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일반식품에 비해 규제와 제재 수준이 높아 영업자의 불만이 항상 많았는데, 최근 한 소비자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기능성 표시 일반식품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건강기능식품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이 무언지 조차 혼동되고 있다고 합니다.
수차례 언급했듯이 자율심의까지 의무적으로 받으면서 대다수의 광고 문구가 삭제되어야 하는 판국에, 최근 오프라인 시장이 다이소부터 편의점까지 확대되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제약사가 주로 진출하고 있어서 중소 규모 건강기능식품 유통전문판매원에는 진입장벽 자체가 높고, 소매가격이 5000원부터 1만원 정도 수준이라 비록 제조원가가 판매가의 1/3 수준이기는 하나 워낙 저가 판매라 개당 판매순이익이 너무 낮아 일반 업체는 해당 시장에 들어갈 이유가 없기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문구를 반드시 제품 표시 및 광고에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식품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기 전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위탁해서 사전심의를 진행하면서 일부 표시나 광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부분을 일부 삭제하도록 융통성을 발휘해 왔기 때문에 영업자들의 경우 ‘혈행 건강, 체지방 감소’ 등의 단어만을 사용하되, 주변에 부분적인 설명이나 제품 정보표시면에 원칙적인 문구가 있어 이를 보충한다는 의미로 선해해서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자율심의기구를 통해서 ‘~도움을 줄 수 있음’, ‘~도움’을 놓고 한참 고민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오히려 모든 부가적인 문구를 제하고 사용해왔던 것에 ‘도움’이라는 단어를 넣게 되면 단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미 20여 년간 쌓여온 사례들이 많아 이마저도 막을 근거가 부족해졌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의 표시나 광고 범위를 더 확대해야만 합니다. 현재처럼 과도한 규제와 엄격한 잣대로만 관리하다 보면 결국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일반식품인 건강식품 시장만 확대되는 풍선효과만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일반식품이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진행하는 광고 정도로 대폭 심의 기준을 확대하도록 식약처가 행정지도를 통해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하고, 기능성 표시식품 등 건강기능식품과 오인‧혼동 여지가 많은 부분은 조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지도 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맞습니다.
관련기사
- 가르시니아캄보지아추출물, 건강기능식품 간 건강 논란…가해자 없는 피해자만 있나 ?
- ‘스마트 해썹 미적용...’ 공무원의 괘씸죄와 유권해석의 한계
- 건강기능식품의 계절 표현, 어디까지 허용되나
- ‘산분해간장’과 ‘전통간장’ 논란을 보면서…식품표시의 근원은 식품위생법의 규정이다
- K-푸드에서 K-건강식품으로: 기능성 표시식품의 과제와 미래
- 식품의 비교표시, 현실과 이상의 차이
- ‘건강 정보’, 위치에 대한 법령 규정은 없다
- 오프라인 대면 판매 과대광고 방지하려면…가장 좋은 것은 지속적인 교육과 행정지도
- 식품 표시와 광고...2025년 결산과 2026년 예상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