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민 변호사의 식품표시광고 실무와 이슈 진단 18. 

김태민 식품위생법률연구소 대표
김태민 식품위생법률연구소 대표

한여름을 미국과 캐나다에서 지내고 왔습니다.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 해변과 샌디에고의 라호야 해변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고 2개월을 지내고 한국에 도착해보니 정말 습기를 가득 머금은 공기가 인천공항 터미널 주차장에서 반겨주더군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면서 미국 관광이 다소 감소했다는 보도를 보았지만 실제로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나 샌디에고 등 주요 관광도시에는 수많은 관광객으로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해변에서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각종 스포츠가 가능하고, 강렬한 태양이지만 그늘에만 가면 서늘함을 느낄 수 있는 최상의 날씨라 높은 습도로 푹푹 찐다는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 국내의 더위와는 정말 많이 달랐습니다. 

이렇게 더운 여름, 혹은 환절기를 지나 다가올 가을 등 다양한 계절적인 변화에 따라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한 식품 광고 문구가 달라집니다. 건강기능식품 자율심의기구 심의위원장으로 2년 가까이 심의 대상 광고를 보면서 기존의 광고 심의 기준이 과연 합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과거 건강기능식품 광고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주도하에 사단법인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서 독점적으로 위탁운용되던 시기에는 ‘계절적 표현’에 대해서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해서 광고문구에 계절을 의미하는 단어나 문장에 대해서 지나치게 삭제를 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기조가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일단 건강정보에서는 계절의 변화에 따른 신체의 변화나 특정 사고나 질병의 변화 그래프 등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와 동일한 기준은 절대로 특정 건강기능식품이 해당되는 계절에 더 효과가 좋거나 효능이 입증된다는 유형은 광고는 절대로 용인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더운 여름철에 살을 빼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든다는 표현이나 여름철에 각종 음식 섭취로 인해 장염 등이 발생하기 쉽다는 통계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해졌습니다. 사실적인 표현이고, 공신력이 높은 정부 등의 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나 논문이 존재하면 더욱 좋습니다.

다만 여전히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특정 시험에 좋다거나 인체적용시험 기간을 통해 해당 기간만 섭취하면 마치 소비자들이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것은 지금도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쉬운 예가 바로 수능대비 체력을 증진시켜주는 여러 가지 식품입니다. 물론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느라 피곤해져서 체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어 건강기능식품 등을 통해서 에너지 보충의 차원에서 광고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성적이 오른다는 등의 표현이나 문구는 엄격하게 금지됩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서 일부 영업자들이 ‘공부력’이라는 참 기묘한 단어를 사용하는 광고도 봤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사전에도 없는 단어지만 해당 식품 섭취로 성적이 올랐다는 것은 아니라 과대광고로 처벌은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광고를 사전에 심의하는 것은 분명히 헌법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도적 측면에서 영업자가 자율적으로 심의에 참여하고, 소비자에게 과대광고가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에 지금의 제도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령에도 근거가 없는 지나친 심의 기준은 영업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다양한 표현을 통해 제품의 우수성이 전달되는 통로를 막을 수도 있다는 점이 동시에 고려되어야만 합니다. 식약처의 규제가 지속적으로 완화되는 것처럼 자율심의의 심의 기준도 시대에 맞춰 변화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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