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육회를 먹은 뒤 설사, 구토, 복통 등 식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게시 글들이 올라왔고 같은 육회를 먹은 것으로 보이는 소비자들의 댓글도 여럿 달린 일이 있었다. 문제의 육회는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에서 ‘핫딜’(특가 상품)로 주로 판매됐고 다른 유통 채널을 통해서도 상당히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육회는 진공 팩에 밀봉돼 있었으며 아이스팩과 함께 스티로폼 상자에 담겨 배송됐는데, 배송에 1~2일이 걸렸다고 한다. 제조업체 측은 바로 다음 날 새벽,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이어 식약처도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해당 육회 제조업체 2곳에 대해 현장점검을 했다.
이번 식중독균 오염 사건은 생(生)고기라는 식품 자체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육회(肉膾)가 가공, 유통과정에서의 오염 또는 증식 문제를 늘 갖고 있는 ‘잠재적 위험식품(PHF)’이라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물론 식중독균에 노출됐다고 모두가 식중독에 걸리는 건 아니다. 통상 식중독균의 개체수가 어느 정도 증식해야 감염을 일으키며, 감염 시 증상이나 그 정도도 사람마다 다르다.
육회 식중독균 오염의 원인을 살펴보면 첫째, 동물성 식품인 육회 자체가 식중독균에 오염되기 쉽다는 것이다. 육회는 장내 상재균으로 식중독균을 늘 보균하고 있는 가축으로 만들기 때문에 아무리 위생적으로 철저히 가공한다 하더라도 애초 고기 자체가 식중독균에 오염될 수밖에 없다. 병원성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 등이 육회 입고 당시부터 자연스레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입고 시 원료에 오염이 안 됐더라도 육회의 조리, 가공 중 환경으로부터 리스테리아균이나 다루는 사람 손으로부터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옮겨갔을 가능성도 있다.
둘째, 유통과정 중 증식이다. 식중독균에 노출됐다고 모두가 식중독에 걸리는 건 아니며 통상 식중독균의 개체수가 어느 정도 증식해야 감염을 일으킨다. 육회는 오염된 식중독 세균이 서식하고 증식하기 좋은 최고의 생 배지 식품이며, 세균들의 에너지원인 단백질이 풍부하고 생고기 자체의 수분도 충분하다. 게다가 오염된 세균이 증식하는 데는 시간과 온도가 필요한데, 온라인 배송의 경우, 이 두 가지가 모두 제공됐을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 배송 후 가정의 소비자 손에 도달하기까지 하루 또는 이틀이 소요됐다고 하니 균이 증식할 시간이 충분했고 배송온도 또한 드라이아이스나 아이스팩을 사용하지만 5℃ 이하로 유지되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대책으로 우선 육회 자체가 식중독균에 오염되지 않게 도축 과정부터 철저한 위생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후 유통과정에서 세균 증식을 막기 위해 5℃ 이하 냉장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정부는 식품 냉동·냉장 운반차량 및 물류센터 점검을 철저히 하고, 유통 축산물에 대한 수거 검사와 위생 점검도 강화해야 한다. 사실 육회와 같은 생식용 육류는 택배를 이용해 소비하기엔 적합하지 않으므로 가급적 온라인 배달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육회를 꼭 먹어야 한다면 산지나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즉석조리 매장에 직접 방문해서 서빙되자마자 가급적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식약처의 ‘배달 및 택배 유통 냉장축산물 가이드라인’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식중독균 오염 여부에 대해 소비자가 냄새나 육안으로는 알 수가 없다. 식중독균이 검출되면 색이 변하는 신속검출 키트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워낙 가격이 비싸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 버린다. 완전한 콜드체인 배송 확인을 위해 저렴하고 간편한 ‘시간-온도감지 스티커(TTI)’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배송 및 유통업계도 콜드체인 확대와 철저한 이력추적시스템 구축 등 식품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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