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용 세척제 잔존, 안전에는 정말 우려가 없을까
식품안전과 바른 대응法 46. “빙과류 이취 클레임...‘식품용 세척제, 식약처 기준에 적합하게 운영 중’이라는데...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와 동일한 의미인가?” “식품용 세척제가 세척제 기준ㆍ규격에 적합해도, 세척제 성분이 식품에 잔존하면 식품 기준ㆍ규격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법무법인 바른
안녕하세요. 법무법인(유한) 바른 식품의약팀 김미연, 최승환 변호사입니다. 최근 L사의 빙과류 제품에서 이취 클레임이 제기되어 해당 제품을 회수한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L사는 식품용 세척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적합하게 운영 중으로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으나,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하여 자율적으로 회수를 진행한다고 공지하였습니다.
‘세척제’에 대한 규제는 기본적으로 위생용품 관리법을 적용합니다. 위생용품 관리법 제2조 제1호 가목은 세척제로서 야채, 과일 등을 씻는 데 사용되는 제재나 식품의 용기나 가공기구, 조리기구 등을 씻는 데 사용되는 제재를 위생용품으로 분류하여 이 법의 적용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같은 법 제10조 제1항은 식약처장이 위생용품의 성분ㆍ제조방법ㆍ사용용도 등에 관한 기준 및 규격을 정하여 고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이에 따라 「위생용품의 기준 및 규격」이 제정되었습니다. 「위생용품의 기준 및 규격」 제3.1.은 세척제의 유형을 과일ㆍ채소용 세척제(1종), 식품용 기구ㆍ용기용 세척제(2종), 식품 제조ㆍ가공장치용 세척제(3종)로 분류하고, 세척제의 유형에 따라 각각 사용할 수 있는 성분, pHㆍ메탄올ㆍ비소ㆍ중금속ㆍ형광증백제 규격에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세척제에 사용할 수 있는 성분에는 식품위생법에 따른 식품첨가물이거나 식품 성분으로 인정된 것도 포함되나, 그렇지 않은 성분도 있습니다. 즉, 식약처 기준에 따른 세척제의 성분 중에는 먹을 수 있는 것도 있으나 먹을 수 없는 것도 있다는 뜻입니다.
식품 원료로 사용이 허용된 식품첨가물 등이 아닌 물질은 식품 원료로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세척제에 사용할 수 있는 성분이더라도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물질은 식품에 잔존해서는 안 되고
세척 과정에서 제거되어야 합니다.
식품위생법 제7조 제1항의 위임을 받은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서는 식품의 ‘원료’를 식품제조에 투입되는 물질로서 식용이 가능한 동물, 식물 등이나 이를 가공 처리한 것,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에서 허용된 식품첨가물, 그리고 또 다른 식품의 제조에 사용되는 가공식품 등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식용이 가능한 동식물이나 그 가공품, 식품 원료로 사용이 허용된 식품첨가물 등이 아닌 물질은 식품 원료로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세척제에 사용할 수 있는 성분이더라도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물질은 식품에 잔존해서는 안 되고, 세척 과정에서 제거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L사의 해명은 다소 불명확해 보입니다. 식품용 세척제가 세척제에 관한 기준ㆍ규격에 적합하더라도, 세척제 성분이 식품 속에 잔존하고 있는 이상 그러한 식품이 식품의 기준ㆍ규격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식품용 세척제가 식약처 기준에 적합하게 운영 중’이라는 말을 ‘해당 제품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말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식품을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맞게 제조ㆍ가공해야 하는 것은 영업자의 의무입니다. 영업자는 자가품질검사 의무가 있고, 검사 결과 문제가 있는 경우 식약처장에게 보고하여야 합니다. 기준ㆍ규격을 위반한 식품을 제조ㆍ가공한 영업자는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나, 해당 식품을 자진회수하면 행정처분을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L사의 제품 회수는 소비자들이 처할 수 있는 위험을 피하고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를 줄이며, 식품 제조ㆍ가공업자로서의 위험부담도 낮출 수 있는 적절하고 타당한 결정이라고 판단됩니다. 다만, 현재까지 안내된 문구만으로는 해당 제품에 잔존한 세척제가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진 물질인지, 그 검출량은 얼마만큼인지, 어떠한 이유로 세척 과정에서 제거되지 못하고 식품에 잔존하게 되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워,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해당 제품은 전 연령대가 즐겨 먹는 이름난 식품입니다. 이러한 식품에서 이취가 발생하고 복수의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에 같은 문제가 있는데 세부내용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넘어간다면, 소비자로서는 정말로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식약처도 단속기관으로서 사실관계를 조사하여 밝힘으로써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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