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실수로 원산지 잘못 표시…유죄 취지로 기소됐지만, 정식재판서 무죄 받은 사례
김태민 변호사의 식품 사건 예방과 실전 대책 21.
식품위생법률연구소
사업하시는 분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어려운 시절 직원 한두 명과 늦은 밤까지 힘들게 일할 때가 가장 좋았다는 회상을 많이 한다. 당시에는 의사소통에 문제도 없었고, 결정 과정도 간결해서 조직의 규모가 커져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 지금 상황과는 비교되어 그럴 것이다. 특히나 최근 직장 갑질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개인화 성향이 점차 심해지는 MZ세대와 업무는 공부나 준비 없이는 쉽지 않아졌다. 지금은 고위 임원과 대표들이 90년대생을 공부하러 강의를 듣고, 책을 본다고 한다. 그리고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끊임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나 상담을 많이 찾는 사례는 디자인이나 마케팅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홈페이지 등 판매사이트를 관리하면서 제품 원료의 원산지가 변경되거나 원료 자체가 변경되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실수로 잘못 표시했다가 경쟁업체나 소비자 민원으로 적발되는 경우다. 이런 경우 누가 보더라도 대표나 담당 임원이 고의로 하지 않았다는 것은 명확하나, 일단 직원에 대한 관리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이나 무죄를 받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안 되고, 적극적으로 담당 직원의 진술서나 정황 증거 등을 확보해서 수사기관에 조속히 제출해야 한다. 물론 무조건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황태세트를 판매하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판매사이트에 국내산 진부령 황태포 선물세트라고 광고하면서 실제로는 러시아산이었고, 상세정보란에는 원산지 러시아산, 국내가공이라는 문구가 표시되어 있었다. 당연히 민원이 제기되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수사했고, 유죄 취지로 송치된 후 약식 기소되었지만, 정식재판을 청구해서 진행된 사건이다. 정황을 보면 기존 디자인 담당 직원이 퇴사하면서 신규 직원이 맡은 것이 명확하고, 스스로 업무 미숙으로 잘못 기재했다고 인정했다. 그렇다면 판매사이트를 총괄 담당하는 직원이 고의로 이를 지시한 사실도 없고,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한 점이 충분하며, 법원도 이런 판결을 내려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영업자에게는 매우 반갑고, 억울함을 풀어준 판결이다.
물론 이 사건을 일반화해서 모든 사건에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다수 표시 위반 사건이 이런 과정을 보이고, 식품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이와 유사한 다수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이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낸 적이 많다. 실제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런 문제를 쉽게 다룰 것은 아니지만,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적극적으로 관련 사례들을 제출하면서 충분히 다툴 수 있다. 실제로 위반되더라도 사회상규상 처벌이 어렵다는 결과를 받은 적이 있다.
그렇다고 농관원이나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지 않은 것이 실수는 아니다. 공무원들은 그들 나름대로 혐의가 있으면 수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합당한 진행을 한 것이다. 원산지 표시에 대해 우리나라의 경우 다소 과도한 단속이 진행된다는 견해도 있지만,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과 조속히 통합하고, 기관까지 합쳐서 보다 효율적인 단속과 계도가 진행되는 것도 바람직하다. 어찌 되었건 억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야 하는 것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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