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초의 성분과 효능

2020-12-09     식품저널

감초는 콩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줄기는 1m 정도 자라며, 중국 북동부ㆍ시베리아ㆍ몽골ㆍ한국 등지에 분포되어 있으며, 재배면적도 확대되고 있다. 학명은 Glycyrrhiza uralensis Fischer 혹은 Glycyrrhiza glabra로, 전자는 중국ㆍ시베리아ㆍ몽골 등 아시아 지역에서, 후자는 유럽 등 서양에서 많이 재배되는 품종이다. 그리스어로 달콤한 뿌리라는 뜻의 glycyrrhiza와 달 감(甘), 풀 초(草)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감초는 독특한 약 냄새와 강한 단맛이 특징이다.

 

감초의 역사
우리나라에 감초가 들어온 것은 조선 태종 때로, 실록에 따르면 문종 때 감초 재배를 소홀히 한 관리에게 죄를 주었다는 기록도 있을 정도로 귀하게 여기며, 약용으로 이용되어 왔다. 동의보감 탕액편에는“감초는 성질은 평(平)하고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모든 약의 독을 없애 주고, 모든 약을 조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국로(國老, 어진 재상이라는 뜻)라고 칭한다. 감초는 오장육부에 한열과 사기가 있는데 쓰며, 모든 혈맥을 잘 돌게 하고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유럽에서는 기침, 감기, 코막힘 등 가벼운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가기보다는 차를 마시는데‘감기차’,‘코막힘 차’등의 제품에는 꼭 감초가 들어가 있기도 하다.

감초의 성분 및 효능
감초는 감미뿐만 아니라 약리적 효능 때문에 한약재나 건강식품으로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고, 파상풍ㆍ뱀독 등의 해독이나, 간질환ㆍ강심ㆍ항염증ㆍ진정 등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한방약도 특정 약재가 과도한 효과를 내면서 위를 상하게 할 수 있는데, 감초는 위장을 보호하여 손상을 방지해 주어‘약방에 감초’라는 속담이 감초가 어느 약에나 빠지지 않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만큼 약재의 효과는 충분히 내면서 독성은 중화하여 전반적인 조화를 이루게 하는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감초의 대표
적인 성분으로는 사포닌(saponin)ㆍ글리시리진(glycyrrhizin)ㆍ글라브리딘(glabridin)ㆍ리퀴리틴(liquiritin) 등이 있는데, 사포닌은 일반적으로 홍삼에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감초ㆍ인삼ㆍ마 등에도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다. 인체 호르몬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나타내 영양소 흡수를 돕고, 상처 치유ㆍ항염작용 등의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글리시리진은 화학구조상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triterpenoid saponin)계 물질로 감초의 강한 단맛을 내는 대표적인 물질로 설탕보다 30~50배 강한 단맛을 나타내며, 감초 특유의 단맛도 함유하고 있다.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단맛을 내기 때문에 설탕 등 당류를 대체할 수 있어 다이어트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되며, 실제로 국내 연구진이 최근 감초가 비만을 억제하고 운동 증진 효과에 탁월하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글라브리딘은 헬리코박터균 증식을 억제하고, 위 점막을 보호하여 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는 pH가 매우 낮은 위산에도 살아남는 강한 생존력을 갖고 있어 세계보건기구에서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으며, 위에서 소화불량ㆍ궤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글라브리딘은 멜라닌 색소 침착을 억제하고, 홍반ㆍ잡티 개선에 효과가 있어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감초의 리퀴리틴은 항산화ㆍ항우울ㆍ항염증 효과나, 심장ㆍ위장ㆍ호흡기 질환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베이징 대학 등 중국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연구진에 의하면 감초에서 추출한 리퀴리틴 성분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였으며, B형 간염ㆍ에이즈 바이러스(HIV) 등 광범위한 항 바이러스 기능을 나타낼 수 있고,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하여 감초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감초의 활용
감초는 그 자체로도 좋지만 천연 감미료로서 다른 쓴 원료와 함께 사용하면 더 빛을 발하는데, 설탕의 30~50배 단맛을 내기 때문에 소량으로도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특히 도라지ㆍ생강ㆍ계피 등과 함께 차로 마셨을 때 쓴맛을 완화해주며, 축농증과 가래를 삭이고, 해독 효과를 증진시켜준다. 하지만 감초의 단맛성분인 글리시리진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리는 코티졸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여 혈

 

압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가 감초를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날씨도 점차 추워지고 있어 감기와 코로나 예방을 위해 감초가 들어간 차를 수시로 마시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김종태 ㈜티젠 대표이사는 차 전문업체 티젠을 경영하며, 한국차중앙협의회장, 한국차학회 부회장, 한국강소기업협회 부회장, 한국차인연합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차의 과학과 문화’, ‘차 이야기’, ‘차의 과학’ 등 5권이 있다.

식품저널 2020년 11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