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INGREDIENTS] Chicory 치커리

2020-03-13     식품저널

치커리는 유럽이 원산지인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주로 프랑스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데, 주로 뿌리를 이용하여 차나 커피 대용 음료를 만드는 가공용 뿌리 치커리(Cichorium intybus L. var. sativus)와 잎을 쌈이나 샐러드로 이용하는 생채용 잎 치커리(Cichorium intybus L. var. foliosum)로 나눌 수 있다.

치커리는 기원전 300년경부터 재배되기 시작하여 채소와 샐러드로 이용되었다는 기록이 있고, 16세기 문헌에는 간장 개선과 시력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나와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 속에 있는 채소이다.

유럽에서는 치커리 뿌리를 건조 또는 볶은 후 추출, 농축, 분말화하여 커피 대용 음료로 마시거나 커피 첨가물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뿌리는 이뇨, 강장, 건위 및 피를 맑게 하는 민간약으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4년 강원도 인제에서 처음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1700년대 나폴레옹은 영국 및 유럽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해 대륙봉쇄령을 내렸고, 커피의 교역 통로가 막히게 되자 커피 대용품으로 치커리가루를 물에 타 마셨다고 한다. 이후 미국 남북전쟁 시기에 남군이 점령하고 있던 뉴올리언즈를 북군이 공략하고, 강을 봉쇄하면서 항로로 들어오던 커피 등의 물자 공급이 중단되면서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되자 대신해서 치커리를 볶아서 마신 것이 유래되어 뉴올리언즈가 치커리커피의 대명사가 되었다. 최근 스페셜티 커피의 ‘블루 보틀’은 치커리와 커피를 블렌딩한 음료인 ‘뉴올리언즈 커피’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치커리의 성분 및 효능
치커리는 소화촉진, 다이어트, 시력보호, 치매 예방, 혈관건강에 도움이 되는 등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 향후 시행 예정인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제에 의하면 치커리추출물은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 식후 혈당 상승 억제, 배변활동 원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 내용을 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치커리의 효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치커리의 대표적인 성분인 이눌린(Inulin)은 천연 인슐린이라고 불릴 만큼 당뇨에 도움을 주는데, 이는 급격한 혈당 상승을 억제하고,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치커리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증가와 변비 개선 등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며, 치커리의 쓴맛을 내는 인티빈(Intyvin)이라는 성분은 소화 촉진뿐만 아니라 몸 속 나쁜 콜레스테롤 배출을 도와 심장 및 혈관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주요한 성분이다.

또한 치커리의 치코르산은 두뇌 건강에 도움이 되고 치매 예방에도 효능이 있으며,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 성분이 풍부해 야맹증이나 안구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렇듯 다양한 효능이 있는 치커리도 주의할 사항이 있다. 치커리에는 담즙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담석증 증상이 있는 사람은 섭취를 자제하는 게 좋다.

치커리의 활용
치커리의 잎은 보통 쌈채소나 샐러드로 먹으며, 뿌리는 건조시키거나 로스팅하여 농축액이나 분말로 커피 대용품 또는 건강기능음료로 음용하기도 한다. 또 치커리에는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아서 카페인 섭취에 민감한 사람이나 임산부에게 커피 대용품으로 좋다.

최근 국내에서 저카페인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고, 하루에도 커피를 여러 잔 마시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어 카페인 중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커피의 맛과 향에는 끌리지만 카페인을 기피하는 사람이 선택하는 것은 디카페인 커피나 커피 대체 음료다.

김종태
㈜티젠 대표이사

로스팅한 치커리는 카페인이 전혀 들어있지 않아 카페인 섭취 시에 나타나는 매스꺼움, 심장 두근거림과 불안함 등의 부작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건강에도 좋아 임산부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커피를 마시고 싶으나 카페인으로 인한 부작용이 걱정되고 건강을 생각한다면, 커피처럼 구수한 맛이 살아있고 영양도 풍부한 치커리 차 한 잔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종태 ㈜티젠 대표이사는 차 전문업체 티젠을 경영하며, 한국차중앙협의회장, 한국차학회 부회장, 한국강소기업협회 부회장, 한국차인연합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차의 과학과 문화’, ‘차 이야기’, ‘차의 과학’ 등 5권이 있다.

식품저널 2020년 2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