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
기업경영은 사업이 잘될 때보다는 경영환경이 좋지 않을 때 어떻게 이를 극복해 나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위기상황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게 된다. 즉, 위기대응의 핵심은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느냐 하는 것과 실행과정에서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해낼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평상시에 위기대응 시나리오를 미리 준비하고 조직이 시스템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시뮬레이션 과정이 필요하다. 올해 벽두부터 맞이하게 된 코로나19처럼 급격하고 예상치 못한 큰 변화를 가져온 역사적 팬데믹 상황에서도 미리 준비된 기업들은 신속하게 대응하여 나름의 성과를 거두어 갈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대다수 변화가 전에는 전혀 없었던 현상이 아니라 이미 움직이고 있던 트렌드가 더욱 가속화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리스크 대응능력의 유무에 따라 기업별 성과의 양극화 또한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다.

 

기업 리스크 관리의 핵심
기업경영에 관련되는 리스크는 흑자도산을 예방하는 자금관리와 적정 부 채비율 관리 등을 포함하는 재무리스크, 사회 윤리적 가치에 반하는 행동 등으로 대주주가 초래할 수 있는 오너리스크, 그리고 사업리스크로 나누 어 볼 수 있는데, 여기서는 사업리스크에 초점을 두어 생각해 보기로 한 다. 또한, 사업리스크는 고객만족(CS) 관점과 수익성 관점으로 구분하여 보고자 한다.

- 고객 만족 관점
이는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 서비스에 얼마나 대응을 잘 할 수 있는가로 요약될 수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고객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의 소비 트렌드 변화는 2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에 이르는 밀레니얼 세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되었다. 집에서나 사회에서나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소비패턴을 기성세대가 배우고 따라 하게 되는 소비 트렌드의 대올림 현상이 보편화된 지 이미 오래 되었다. 그래서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일수록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고객 연구와 대응전략 수립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언택트 소비’의 경우를 보더라도 이미 2~3년 전부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외식매장에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던 키오스크, 스타벅스가 최초로 도입한 사이렌오더, 그리고 비대면 신속배송 등이 바로 그것인데, 이는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상황과는 관계없이 종업원과 대면 주문이나 대화 자체를 거북해하는 MZ세대의 태생적 특성을 고려한 고객 만족 전략으로 탄생된 서비스이다. 이러한 언택트 소비 패턴이 코로나19로 하지 않으면 아니 되는 상황으로 되면서 급격하게 확산, 가속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앞으로의 과제는 업종별, 상품별로 온라인 서비스와 오프라인 서비스의 황금비율을 찾아내고 이를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수익성 관점
수익성 관점에서의 리스크는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이 있다. 사업별 비즈 니스 모델은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게 되며 이에 대한 SWOT 전략을 얼마나 잘 구사하는가 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즉, 기업이 처한 경영환경에서 기회와 위협요인을 분석하고 기업이 가진 강점과 약점을 적절히 믹스(mix)하여 대응전략을 실행해 가는 역량이 중요하고, 여러 개의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에는 사업별 수익성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어느 사업이나 성장성과 수익성이 변화하는 사이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수익성은 아직 부족하지만, 성장성이 좋은 신규 사업과 성장은 둔화되었지만, 아직도 수익성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는 기존사업의 적절한 믹스 전략을 구사해야만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영위해 갈 수 있다.

한편,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 하지 못하면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업의 비전과 방향성은 유지하면서 환경변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실험적 혁신을 하는 이른바 피보팅(pivoting) 전략이 또 하나의 중요한 역량으로 대두되고 있다. 여객 수요의 급감으로 인한 매출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여객기를 화물기로 긴급 개조하여 화물 운송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항공사의 대응, 내장객이 급감하자 객실 내의 용품들을 고급 PB상품으로 판매하는 고급 호텔의 대응 등이 바로 이러한 피보팅 전략 구사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중요한 기업의 생존요 건을 한마디로 요약해 본다면 급격한 환경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면역 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에서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기저질환이 없는지 잘 살펴본 다음 위기대응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하고 꾸준히 조율해 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이지만 이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역발상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실행의 기민함이 필요한 때이다.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은 ‘트렌드를 연구하는 베이비부머’를 뜻하는 ‘트렌드부머’란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주) 재직 당시 CS(고객만족) 총괄임원을 역임했으며, 미래 트렌드 변화와 인생이모작 등 다양한 학습을 통해 칼럼의 소재를 넓히며 왕성한 활동을 끊임없이 해 나가고 있다.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steve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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