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98)

 

손이야말로 인간을 최고의 지성체로 만든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

우리 몸을 만들고 있는 어느 부위라도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을 것이다. 폐나 심장 등 생명과 직접 관계가 있기도 하고, 직접 연관되지는 않으나 손상되면 불편을 느낀다. 손톱 밑에 가시가 있으면 그 고통을 당해 본 사람만이 안다. 발바닥에 티눈 하나가 박혀있어도 행동에 제약을 받는다. 우리 귓바퀴 하나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살아가는 데 지장은 없겠으나(고흐는 스스로 귀를 잘랐다고 하는데) 보기가 좀 그렇고 소리를 모으는 데 지장을 주기 때문에 듣는 기능이 떨어질 것이다. 발이 손상되면 걷는 데 막대한 지장을 주어 활동이 제한된다.

이런 생각에서 잠시 손을 가만히 보면서 생각을 해본다. 두 발에는 발가락이 각각 5개씩 있고 두 손에도 손가락이 10개지만 발가락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손이야말로 인간을 동물 중 최고의 지성체로 만든 가장 중요한 우리 신체 부위라고 여겨진다. 왼손과 오른손을 비교해보면 모양은 같으나 완전히 거울에 비친 모습이다. 온갖 것을 잡을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이 글을 쓰는 것도 내 오른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물론 손을 잃거나 선천적으로 갖지 못한 불행한 경우는 그림을 그리는 데 입을 손으로 대신하여 구족화가라 일컫기도 하고, 그것도 안 되면 발가락에 끼워 그림 혹은 글을 쓰기도 한다.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우리의 두 손은 인간의 지능을 발전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신체 부위이다.

인간과 비슷하게 생긴 원숭이, 고릴라, 침팬지도 두 손으로 쥐고 잡으며 움직일 때 여러 기능을 하나, 자세히 이들 손을 보면 인간의 손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특히, 엄지의 기능이 크게 다르다. 인간의 사촌인 이들 동물의 엄지는 그 역할과 기능이 사람과 다르다. 우리 엄지는 다른 손가락에 비하여 더 굵고 이 기준에서 동물과 비교가 된다. 지금 엄지를 움직여보면 자유자재로 앞뒤, 옆으로 구부리면서 회전이 기능하다. 다른 동물과 차이 나는 점이다.

뇌가 젊어지는 엄지손가락의 자극법(하세가와 요시야 저, 김현주 역)에서 엄지손가락의 중요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뇌 용량이 커지고 기능이 좋아진 이유를 인간의 손, 특히 엄지손가락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실제로 왼손, 오른손에서 엄지손가락을 쓰지 않고 일을 하려니 도무지 마음을 종잡을 수가 없다. 어느 물건 하나를 제대로 쥘 수 있는 것이 없고, 집어 올리는 것은 어색하고 불안하다. 그래서 엄지손가락의 중요성을 다시 알게 되었고 우리 신체 중 가장 많이 쓰면서도 그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여겼다.

물론 우리 몸을 지탱하고 걷는 데 필수인 발의 기능에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 뇌와 직접 관계가 있는 부위는 손, 특히 엄지의 기능이 앞선다고 얘기하고 있다. 특히, 기억력이 쇠퇴하는, 뇌 기능의 비정상적인 현상인 치매의 경우 양손의 엄지를 적절히 운동하여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증거를 대고 있다.

우리 엄지는 나머지 네 개의 손가락 즉 인지, 중지, 약지, 새끼손가락까지 자유자재로 만지고 맞댈 수 있으나 나머지 네 손가락은 한 방향 외에는 움직일 수가 없으며, 인지가 중지 앞부분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만질 수가 없다. 엄지를 열심히 움직이고 운동시키면 쇠퇴했던 기억력도 되살릴 수 있다니, 요사이 열심히 따라 해보는데 그 효과가 나타날지는 더 두고 봐야겠다.

시중에 많이 나도는 여러 신체 운동이나 특정한 행동으로 신체 부위의 기능을 좋게 한다는 책들이 있는데 내 경우도 귀가 솔깃하여 지침대로 따라 해보는데 끈기 부족으로 한 달을 넘기지 못한다. 아마도 한 달 가지고는 효과가 그렇게 나타날 것 같지는 않은데, 내 끈기의 한계이니 어쩌나.

그래도 하루 8천 보에서 만 보까지 걷는 것은 열심히 하고 있으니, 부모님이 주신 내 몸을 온전히 오래 보존하고 가꿔 큰 탈 없이 정해진 한계까지 잘 쓰고자 하는 노력이 가상하다. 그래서 몸에 가끔 격려의 말을 속삭여 본다. 어느 부위가 반응하려는지 모르지만... 요즈음 가장 두려워하는 치매 예방을 위해서 엄지손 운동은 계속해볼까 한다. 나를 위한 것뿐만 아니라 내 주위 사람들을 위해서.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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