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는 지금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식품은 물론 온 산업계를 흔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야심 차게 추진한 혼합간장 비율 표시, 소비기한 표시제, 김치 영양성분 표시 등은 일부 반대에 부딪히며, 22일 현재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식품저널은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20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 식품업계의 이목을 끈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편집자 주>

1. 코로나19로 울고 웃은 식품ㆍ외식업계

▲ 코로나19 영향으로 한산한 서울 건국대 인근 먹자골목. 사진=식품저널DB

올 한해 국내외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식품ㆍ외식업계에 위기이자 기회가 되기도 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HMR, 라면 등과 함께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등은 소비가 크게 늘어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 특히, 라면은 장기 보관이 가능한 비상식품이자 간편식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받으며 최대 수출실적을 올렸으며, 라면의 단짝인 김치도 덩달아 수출이 늘며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회식이나 모임 등이 줄면서 음식점들은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뷔페식당은 코로나19 위기단계 격상에 따라 영업이 금지돼 울상을 지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도입하고, 비대면 배달 수요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 일부 외식업체들은 위기가 기회로 반전되기도 했다.

2. 표류하는 식품정책 ①혼합간장 표시 논란…식약처, 아직도 결론 없이 진행형

▲ 12월 현재도 진행중인 간장 주표시면 혼합간장 비율 표시 논란. 사진=픽사베이

식약처가 소비자 알 권리 충족을 내세우며 추진한 간장 주표시면에 혼합간장 비율 표시가 일부 업체와 학계의 반대에 부딪히며, 마라톤 회의까지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으며, 12월 현재도 진행형이다.
혼합간장 비율 주표시면 표시에 대해 일부 식품 관련 학회와 소비자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과학적 근거나 위해성 평가 결과와 관계없이 여론에 떠밀린 원칙 없는 규제”라며 비판했다.
중소 간장업계는 “중소업계는 혼합간장을 주력으로 생산함에 따라 해당 규제를 적용하면 소비자 오인으로 인한 소비 감소 등 간장산업 위축과 업계 피해가 우려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식약처가 11월 3일 비공개로 개최한 마라톤 회의는 ‘이해관계자에 휘둘린 밀실 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3. 표류하는 식품정책 ②식품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도 일부 반대

▲ 낙농업계가 “소비기한을 도입하면 우유 변질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식품저널DB

식약처가 식품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낙농유업계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소비자들이 식품 유통기한을 폐기 시점으로 잘못 인식해 정상 제품임에도 소비되지 않고 버려지는 자원 낭비를 해소하기 위해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을 추진키로 하고, 올해 말까지 ‘식품 등의 표시ㆍ광고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낙농업계는 “소비기한을 도입하면 우유 변질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일부 식품대기업은 소비기한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식품 소비기한 관련 상식 △남은 음식 보관법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팁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4. 표류하는 식품정책 ③일반식품 기능성 표시

▲ 당초 올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가 상세 규정이 마련되지 않는 등 표류하고 있다. 사진=식품저널DB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제도가 표류하고 있다.
식약처는 기능성 표시 일반식품의 주표시면에 <식약처가 인증한 건강기능식품이 아닙니다>라는 주의 문구를 표시토록 할 방침이었으나, 논란이 일자 올 초 “민관합동 TF에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각계 의견수렴과 행정절차를 거쳐 당초 4월부터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를 허용할 계획이었다.
6월에 기능성을 표시한 일반식품을 자율심의를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규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식품 등의 표시ㆍ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 했으나, 아직 개정령이 공포되지 않았다.

5. 표류하는 식품정책 ④김치 영양성분 표시 의무화

▲ 유통 중에도 발효가 진행돼 성분 변화가 계속 일어나는 김치에 영양성분 표시를 의무화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사진=식품저널DB

김치 영양성분 표시 의무화는 현실성이 없으며, 김치산업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식약처는 지금까지 레토르트식품ㆍ빵ㆍ과자 등 17품목에 한해 열량ㆍ당류ㆍ나트륨 등의 영양성분을 표시토록 해왔으나, 앞으로는 떡류, 김치류 등 29품목에도 영양성분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식품 등의 표시ㆍ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지난 6월 1일 입법예고 했다.
이에 대해 김치업계는 “현실성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으며, 학계도 “김치와 같은 발효식품에 영양성분 표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치는 유통 중에도 발효가 진행돼 성분 변화가 계속 일어나, 어느 한 시점에서 영양성분을 분석하고 그다음 날 분석하면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김치 영양성분 표시는 소비자에게도 혼란을 줄 것”이라며, 당국에 김치 품질 개선 및 위생 안전성 제고 등에 더욱 힘 써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6. 중국, 김치 종주국 해프닝

▲ 중국 언론매체가 염장채소인 ‘파오차이’가 김치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고 보도하며, 김치 종주국 논란이 일었으나, 우리 정부가 발빠르게 설명자료를 내어, 중국의 일방적인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사진=세계김치연구소

중국 언론매체가 염장채소인 ‘파오차이’가 김치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고 보도한 데 이어, 현지 대표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우리나라 김치가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잘못된 정보를 게시하면서 김치 종주국 논란이 일었다.
중국 환구시보는 지난 11월 ‘중국이 자국 김치 제조법을 국제표준 단체인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ISO) 표준에 맞춰 제정했다’고 보도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파오차이는 한국 김치와 관련 없고, ISO 문서도 파오차이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는 설명자료를 냈고, 세계김치연구소는 “중국 파오차이는 한국 김치 제조공정 및 발효 단계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함으로써 논란은 가라앉고, 중국의 일방적인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7.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범사업으로 허용

▲ 풀무원건강생활이 7월 10일 올가홀푸드 방이점에 국내 1호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매장 ‘퍼팩’을 열고, 국내 최초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퍼팩(PERPACK)’을 론칭했다. 퍼팩 전문 영양사가 개인의 건강, 습관,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설명해 주고 있다. 사진=풀무원건강생활

식약처는 지난 4월 건강기능식품을 소분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ㆍ판매’를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으로 허용했다.
식약처는 “이번 특례로 개인별 생활습관, 건강상태, 유전자정보 등을 바탕으로 한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 및 비의료적인 상담 등이 가능해져, 소비자는 내 몸에 꼭 필요한 건강기능식품을 전문가로부터 추천받아 여러 제품을 조합한 맞춤형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 풀무원건강생활, 아모레퍼시픽, 한국암웨이, 코스맥스엔비티, 한국허벌라이프, 빅썸, 모노랩스, 한국야쿠르트, 한풍네이처팜, 녹십자웰빙, 누리텔레콤, 다원에이치앤비, 바이오일레븐, 온누리H&C, 유니바이오, 투비콘, 필로시스헬스케어 등 17개 기업이 사업을 허가받았다.

8. 내년부터 1+1 비닐 포장할 수 없어

▲ 2021년부터 증정ㆍ사은품 등을 비닐로 다시 싸서 제공하는 행위와 낱개 판매 제품 3개 이하를 비닐로 재포장해 판매하는 행위 등이 금지된다. 사진=식품저널 DB

내년부터 증정ㆍ사은품 등을 비닐로 다시 싸서 제공하는 행위와 낱개 판매 제품 3개 이하를 비닐로 재포장해 판매하는 행위 등이 금지된다.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포장제품의 재포장 예외기준 고시 제정안’을 마련하고, 10월 8일 행정예고했다.
환경부는 7월 1일부터 시행하려던 ‘재포장 금지 제도’에 대해 식품ㆍ유통업계가 반발하자, 지난 6월 재포장 줄이기의 성공적 시행을 위해 산업계, 전문가 및 소비자단체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시행시기는 내년 1월부터로 하되, 포장설비 변경, 기존 포장재 소진 등을 감안해 3개월의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중소기업 등에 대해서는 내년 7월부터 시행하는 등 탄력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9. 코로나19로 언택트 행사 봇물

▲ ‘코엑스 푸드위크 2020(서울국제식품산업전)’은 11월에 온ㆍ오프라인을 병행해 열렸다. 사진=코엑스 푸드위크 2020 온라인 화면 캡쳐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식품박람회가 잇따라 연기 또는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열렸다.
3월 열릴 예정이었던 ‘2020 상반기 IFS 프랜차이즈 서울’이 연기되는가 하면, 5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제1회 익산식품대전’은 9월에 온라인으로 열렸다. 5월 열릴 예정이던 ‘2020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은 9월에 온라인에서 컨퍼런스, 잡페어, 온라인 전시관 등을 했다. ‘코엑스 푸드위크 2020(서울국제식품산업전)’은 11월에 온ㆍ오프라인을 병행해 열렸다.
해외 박람회 또한 줄줄이 연기 또는 취소됐다. 3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동경식품박람회가 취소됐고, 같은 달 예정이었던 보스톤 씨푸드 박람회&브뤼셀 씨푸드 박람회와 독일 뒤셀도르프 와인 및 스피릿 전시회도 잠정 연기됐다.

10. 식품ㆍ외식업계 M&A

▲ 빙그레는 10월에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인수를 위한 잔금 지급을 마무리하고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으며, 현대백화점그룹은 8월 계열사인 현대HCN을 통해 SK바이오랜드를, 페리카나는 9월 MP그룹 경영권을 인수했다. 사진=각사 홈페이지

식품ㆍ외식업체의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빙그레는 10월 5일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인수를 위한 잔금 지급을 마무리하고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8월 계열사인 현대HCN을 통해 SKC가 보유한 SK바이오랜드의 지분 27.9%(경영권 포함)를 1205억원에 인수했다. 페리카나는 지난 9월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 경영권을 150억원에 인수했다. 페리카나는 정 회장의 지분 일부만을 인수하면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 KG그룹은 9월 25일 특수목적회사인 크라운에프앤비를 통해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 중인 할리스에프앤비 지분 93.8%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지현 기자ㆍ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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