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는점 이하의 온도에서 얼지 않은 상태로 저장하는 과냉각 기술을 활용해 갓 담근 김치 맛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저장기술이 개발됐다. 사진=농촌진흥청

갓 담근 김치의 맛을 12주까지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은 어는점 이하의 온도에서 얼지 않은 상태로 저장하는 과냉각 기술을 활용해 갓 담근 김치 맛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저장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가까운 일본과 달리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되는 김치는 배에 실려 현지에 도착하기까지 20~40일이 걸리고, 이 기간 발효가 계속돼 지나치게 익은 상태가 된다. 수출업체는 김치 발효를 지연시키기 위해 식용항균제 등을 처리하기도 하지만, 현장에서는 물리적인 저장 연장 기술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 과냉각 저장고

농진청이 개발한 기술은 김치 저장온도를 낮추면 발효가 지연되는 점에 착안해 어는점 이하의 온도에서 얼지 않은 상태로 저장하는 과냉각 저장기술을 적용했다.

직냉식 냉장고(일반 김치냉장고 타입)는 냉매가 흐르는 부분이 다른 곳보다 더 차가워 성에가 발생하지만, 과냉각 저장은 냉장고 내부 모든 부위의 온도 편차가 적어야 효과적이므로, 단열재와 전도체를 냉장고 내부에 배치해 목표 온도(영하 2.5℃)에서 0.3℃ 이내 온도 편차가 유지되도록 했다.

이 기술을 일반 포기김치에 적용한 결과, 잘 익은 상태의 산도인 0.6%에 도달하는 기간이 1℃에서 3주가 소요됐으나, 영하 2.5℃에서는 12주가 소요됐다. 관능검사에서도 과냉각 저장 김치가 일반 저장 김치보다 신맛이 유의하게 낮았다.
 
김치의 과냉각 상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김치를 제조할 때 포함된 호기성 미생물로, 호기성 미생물이 적은 겨울철 시판되는 김치(1.8㎏)는 영하 3.8℃까지 과냉각 상태가 유지됐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김치를 냉해동할 때 아삭한 식감과 유산균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당류의 하나인 트레할로스를 배추 절임과정과 김치 양념에 추가해 김치를 제조하고, 급속동결하는 연구도 했다.

이는 김치 염도가 낮고 당도가 높을수록 냉해동 시 아삭한 식감이 유지되는 원리로, 김치 당도가 19브릭스일 때 냉해동하면 김치의 아삭한 식감이 유지됐다.

이 기술을 일반 포기김치에 적용한 결과, 유산균은 냉동 전과 비슷하게 유지됐으며, 당도가 낮은 백김치의 유산균은 1/10 정도 감소한 상태로 유지됐다.

농진청은 김치 과냉각 기술에 대해 산업재산권을 출원했고, 산업체에 기술이전해 시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또, 냉해동 기술에 관한 논문을 한국산업식품공학회지 11월호에 게재했다.

농진청은 18일 농업공학부 패킹하우스에서 현장평가회를 열고, 김치의 과냉각 저장 및 급속 냉해동 기술을 소개할 계획이다.

농진청 수확후관리공학과 이성현 과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김치뿐만 아니라 다른 농식품에도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저장기술”이라며, “김치 수출을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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