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미생물 불균형 야기…장 투과도 증가ㆍ지방대사 관련 단백질 발현 변화

▲ 밀전분 과다 섭취에 의한 대사성질환 유발 도식

장기간 밀전분을 과다 섭취하면 장내미생물 불균형이 야기돼 대사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박동준) 식품기능연구본부 기능성소재연구단 박호영 박사 연구팀은 장기간 밀전분 과다 섭취가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장누수증후군을 초래하며, 이는 장내미생물 불균형으로 인한 장 투과도 증가와 지방대사 관련 단백질 발현의 변화 때문이라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구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8주간 밀전분 함량이 높은 사료를 실험용 쥐에 섭취시켰을 때 일반식이 섭취군에 비해 체중이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을 감소하고, 장내미생물 균총이 변화했으며, 체내 지방대사의 변화로 지방간이 진행됐다.

특히 고밀전분 식이 실험쥐의 장에서 비만 환자의 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피르미쿠테스/박테로이데테스 비율이 증가했으며, 대사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내미생물인 프로테오박테리아가 6배 증가했다.

고밀전분 섭취 실험쥐에서는 장내미생물 불균형과 유해균 과다 증식으로 야기되는 장누수증후군 현상이 확인됐다. 과도하게 증가한 장내 유해균에서 생성된 내독소(endotoxin)에 의해 장 점막세포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세포간 치밀결합(tight junction) 간격이 느슨해져 장 기능이 저하되면, 장내 음식 소화물, 균사체 등 여러 불순물이 직접 체내로 유입된다. 이 중 면역작용을 통해 제거되지 않은 일부에 의해 체내 염증반응이 증가하고, 다양한 대사성질환을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다.

작용기전을 분석한 결과, 장기간 고밀전분 섭취에 의해 초래되는 장내미생물 불균형으로 인해 장누수증후군이 유발되고, 체내 누적되는 내독소 및 염증성 물질에 의해 지방대사와 관련 있는 지방산 합성효소, 아세틸-CoA 카복실화효소, 스테롤 조절요소 결합단백질 등의 단백질 발현이 증가해 체내 지방 축적을 유발하기 때문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식품 영양학 및 기능성학 분야 국제학술지 ‘영양학(Nutrients) 저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향후 식품 성분을 확대해 장내미생물과 장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박호영 박사 연구팀은 밀전분과 같은 고탄수화물 및 고염 식단으로 초래할 수 있는 한국인의 대사질환과 관련 있는 장내미생물을 탐색하고 있으며, 이들 장내미생물을 조절해 대사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기능성식품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또한, 무균쥐를 이용해 마른 비만을 초래하는 장내미생물이 생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밀가루 편식이 유발하는 한국인의 마른 비만 발생과 관련한 바이오마커를 탐색하고, 향후 임상연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식품연 황진택 식품기능연구본부장은 “특정 식단이 장내미생물을 매개해 대사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연구성과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면서, “식품 성분이 장내미생물과 장 환경에 미치는 연구결과를 축적해 다양한 장 건강식품 소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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