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79)

 

지구에 존재하는 한정된 자원의 재순환
후손 위해 인류가 깊이 생각해야 할 숙제

수십 년 계속되어온 우주 탐사는 인간이 달을 밟은 후 새로운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2030년에는 화성에도 갈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사람이 직접 가지 않는 우주선으로는 탐사를 이미 마쳤고, 이때는 기계적인 장비만 완벽하게 작동되면 목적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직접 간다면 복잡해진다. 가장 어려운 준비물은 먹을 것이다. 거의 8개월이 걸리는 탐사기간에 필요한 모든 식품을 싣고 갈 수는 없을 것이고, 한 방법으로 자체 내에서 식재료를 생산, 자급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는 발표이다.

이미 영화에도 나왔지만, 사고로 행성에 떨어진 우주인이 그 행성에서 식물을 키워 먹을 것을 조달한다는 내용이 있다. 앞으로 사람이 가는 탐사선에는 오랜 기간 버틸 음식을 결국 자체 조달해야 할 제한이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얼마 전 식품 관련 국제잡지(IFT, Food Tech. 2019.2)에는 우주선을 타고 가는 우주인이 필요한 식품을 자체 생산하는 한 단면을 감지할 수 있었다. 즉 우주인이 먹고 배설하는 소변과 대변을 다시 활용하여 먹을거리를 재생산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아마도 모든 우주선 내에 갖고 있는 재료를 재순환하여 필요한 식재료를 생산해야 한다는 것으로, 현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농사에서 재순환 방법은 이미 우리 선조들이 오랫동안 실천해 왔던 방법이다. 1960년대 이전에 시골에서 생활해 본 사람은 모두가 머리를 끄덕거릴 것이다. 농사짓는데 화학 비료가 거의 없었고, 기껏 얻을 수 있는 것이 풀을 베어 만든 퇴비가 가장 좋은 거름이었고, 여기에 사람이 생활하면서 내놓은 소변과 대변(똥)이 아주 유익한 퇴비원이 되었다. 또한, 지금도 일부 이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가축의 분변은 빼놓을 수 없는 좋은 유기질 비료 원이었다.

일상생활에서 소변은 별도 통에 받아 놓았고, 대변은 옹기를 묻은 변소에서 고스란히 모아 놓았다. 소변은 상추나 채소류 등 채소 재배에 유용하게 사용됐고, 대변은 잘 썩힌 다음 벼나 보리농사를 지을 때 논이나 밭에 뿌려 기초거름으로 전체를 이용했다. 그때는 소변과 대변이 큰 거름 자원으로, 외출해 밖에 나갔다가도 필요하면 집으로 돌아와 급한 볼일을 보기도 하였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개똥이나 쇠똥도 거두어와 비료 재원으로 했다. 개똥 수거용 망태기가 별도로 있었으며, 난방이나 부엌에서 밥을 지을 때 사용하는 연료인 볏짚이나 장작을 다 태우고 남은 재는 아주 좋은 무기질을 공급하는 비료 역할을 했다.

생활에서 얻어지는 모든 유기질 재료는 어떤 형태로든 재사용돼 지금 말하는 순환농법이 잘 정착돼 있었다. 물론 대체할 방법이 없는 궁여지책이긴 하지만, 지금에 우리 생활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농사를 지을 때 계속 화학비료를 사용하면 식물이 꼭 필요로 하는 미량원소의 결핍이 올 수 있다는 근거가 밝혀지고 있다. 즉 식물이 흡수한 성분을 다시 돌려주지 않으면, 부족분을 땅에서 얻어야 하는데, 그 양이 고갈되면 결국 특정성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얻어지는 작물을 먹을 수밖에 없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몇십 년 전 생산된 같은 작물의 영양성분이 지금의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즉 작물이 필요로 하는 성분은 계속 소비해 버리고 재보충 해주지 않으니 토양 성분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토질 개선에 필요한 우량 토양미생물에도 큰 변화가 온다고 한다. 그래서 순환농법은 땅에서 얻은 작물을 이용하고 배설되거나 남은 자원을 다시 땅으로 돌려주어 필요 성분을 원상태로 보충해주는 것이다. 대체할 방법이 없어 선택한 길이긴 했지만, 옛날 우리 선조들이 실행했던 선순환 농법을 다시 오늘에 되돌릴 수는 없을까 하는 꿈같은 생각을 해본다.

축산폐기물을 1차로 전량 합리적으로 처리한 후 다시 사용하는 방법을 시도하고, 인간이 만들어낸 배설물도 재사용하는 것도 고려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는지? 너무나 많은 것이 변하고 옛날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지구에 존재하는 한정된 자원의 재순환은 후손을 위해 인류가 깊이 생각해야 할 큰 숙제이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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