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저널 foodnews
피플&오피니언칼럼
[손세근의 CS칼럼] 50. 식품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에 관하여
식품저널  |  foodinfo@food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8.06  11:22:07
트위터 페이스북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

코로나19발 글로벌 식량 위기 우려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쌀 선물가격(100파운드 기준)이 6월에 22달러를 기록해 3월의 12달러보다 무려 47%나 급등했다. 이는 쌀 최대 수출국인 인도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물류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쌀의 신규 수출을 막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코로나 이후 세계 각국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해 글로벌 협력체제가 약화되고 각국 도생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곡물 자급률(사료 포함, 2019년)이 21.7%에 불과한 우리나라로서는 식량안보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느껴지고 있다.

유통기한 경과로 인한 식품 폐기비용 과다
6월 24일 개최된 ‘식의약안전 열린포럼’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한 해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경제가치 손실은 25조 원 이상이며, 유통기한 경과로 버려지는 가공식품의 폐기비용은 연간 1조 3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유통기한(Sell by date)은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을 뜻하며, 식품 폐기시한을 나타내는 소비기한(Use by date)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소비자들은 유통기한에서 단 하루만 지나도 해당 식품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 유통기한이 처음 도입된 것이 1985년인데, 그 당시 콜드 체인 유통망에 허술한 점이 많고 소비자 클레임도 많았던 시절이어서 정부 주도로 유통기한 단속을 강력하게 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당시 여건으로는 소비기한 도입이 쉽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식품 소비기한 도입의 필요성
이제는 소비기한을 도입할 정도의 유통 인프라가 갖춰졌고, 경제 규모가 커진만큼 유통기한 경과로 인한 식품 폐기비용이 과다하며, 코로나 이후 식량안보의 필요성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식품 소비기한 도입의 필 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상당히 형성되었다고 생각된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상기 열린포럼에서 “소비자 혼란 방지 및 선택권 보장, 국제조화와 안전을 기본으로 한 소비자 및 산업체 편의 증가를 중점 전략으로 판매자 중심 유통기한 표시제도에서 소비자 중심 소비기한 표시제도 도입을 올해 연말까지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다수 선진국은 소비기한 표시를 적용하고 있어 국제사회와 표기 불일치로 인한 수출경쟁력 저하 우려도 소비기한 도입 배경의 하나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비교
유통기한을 설정하는 방법은 표시된 저장조건에서 설정실험을 통해 산출된 부패 시점 내에서 안전계수를 통상 0.6~0.7 적용해 설정하는 반면에, 소비기한은 보관조건 준수 시의 미생물 부패변화 검사해 유통기한 경과 후 섭취 가능 일수를 산정하게 되며 안전계수는 통상 0.8~0.9가 적용된다. 예를 들면, 냉장 유통되는 우유의 경우 유통기한은 14일이지만 사용기한은 45일에 이른다고 한다. 물론, 가공식품의 물성, 유통과 보관조건 등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유통기한이 지나도 보관조건만 잘 지켜지면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기간인 소비기 한까지는 상당한 여유 기간이 있게 되므로 종전에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바로 폐기했던 낭비를 막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냉장고에서 유통기한 이 며칠 지난 식품을 먹어도 탈이 없었던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며, 그 이유가 바로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

그렇지만, 소비기한에 임박할수록 식품의 신선도는 점차 떨어지기 마련이어서 일본에서는 예전부터 상미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60~70% 가격에 판매하는 전문점이 성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에 설립된 리퍼브몰(refurbished, 약간의 흠집이 있거나 단순 변심으로 사용하지 않은 재공급품 판매장)의 선두주자 격인 떨이몰(thirty mall)에서 식품이 유통기한이 수개월 남아있는 제품을 60~95% 할인해 판매하고 있고, 최근 들어 회원이 많이 증가해 22만 명에 이르고 있는데, 소비기한이 도입되면 더욱 활성화될 지 궁금하다.

소비기한 표시제도가 조기에 정착되려면
지금까지 유통기한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소비기한이 낯선 개념일 수밖에 없고, 보관조건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는 소비기한 적용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정부와 식품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소비자 홍보를 충분히 해야만 할 것이다. 즉, 소비기한으로 전환했을 때 보관방법 준수가 선결되지 않으면 변질, 부패로 인한 소비자 클레임만 급증하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국민 홍보방안의 수립시행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또한, 기업에서는 냉장 온도를 현행 0~10℃에서 5℃ 이하로 관리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제도 개선과 안전계수를 유통기한보다 높게 적용 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 연구와 함께 여러 이해관계자 간의 충분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편, 동일한 식품이라도 위생관 리와 품질관리 수준에 따라 소비기한을 차등 적용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 배송의 중요성이 더욱 부상하면서 보존기간을 대폭 늘릴 수 있는 신기술과 유통 인프라 확충의 과제 또한 꾸준히 강구되고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소비기한 도입에 따른 혼란과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소수 제품을 대상으로 일정기간 시범 도입 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보완한 후 식품 전체로 확대하는 단계적 도입전략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모쪼록 소비기한 표시제의 성공적인 조기 정착을 통해 식품업계의 품질위생 관리수준과 함께 소비자 권익도 향상되기를 기대한다.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은 ‘트렌드를 연구하는 베이비부머’를 뜻하는 ‘트렌드부머’란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재직 당시 CS(고객만족) 총괄임원을 역임했으며, 미래 트렌드 변화와 인생이모작 등 다양한 학습을 통해 칼럼의 소재를 넓히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개인 블로그: blog.naver.com/steve0831).

<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손세근의 CS칼럼] 31. 루틴과 식품안전
[손세근의 CS칼럼] 32. 식품의 메가트렌드 ‘HMR’
[손세근의 CS칼럼] 33. SWOT 분석
[손세근의 CS칼럼] 34. Tell your story
[손세근의 CS칼럼] 35. 소확행에 대한 짧은 생각
[손세근의 CS칼럼] 36. 현장경험이 최고의 경쟁력
[손세근의 CS칼럼] 37. 스마트하게 사는 법
  #
식품저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증류주 ‘모월 인’ 우리술 품평회서 대통령상
2
“식량위기시 원산지 표시 변경 단속, 위생점검 유예해야”
3
중소 식품기업인 “김치 등 표시 강화 철회ㆍ자가품질검사 완화”…식약처장에 건의 쏟아져
4
[신상품] 오뚜기 ‘오즈키친 멘보샤’ 해태제과 ‘오예스 콜드블루’ 오리온 ‘꼬북칩 초코츄러스맛’ 외
5
농진청, 알레르기 비염 개선 ‘쑥부쟁이’ 기술이전
6
매일유업, ‘새싹작물’ 이용 건강식품 시장 진출 추진
7
김성주 의원, 공유주방 법적 근거 마련 ‘식위법 개정안’ 발의
8
[신상품] 매일유업 ‘유기농주스’ 오리온 ‘미쯔 대용량’ 외
9
에프엠시스템, 식품용 살균소독제 HACCP 인증 받아
10
3D 프린터로 만든 식품, 이벤트로 무료 제공해도 될까?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식품저널(Food News)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 00022호  |  등록일 : 2005.08.12  |  발행인·편집인 : 강대일
발행소 :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88, IT프리미어타워 1102호 (주)식품저널  |  사업자등록번호 : 207-81-50264
대표전화 : 02)3477-7114  |  팩스 : 02)3477-5222  |  독자센터 : help@foodnews.co.kr  |  발행연월일 : 2005.08.12
고객정보관리책임자 : 윤영아(foodinfo@foodnews.co.kr)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대일  |  이용약관
Copyright © 2011 식품저널 food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info@food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