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밀연구팀 농업연구사

박진희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전분ㆍ단백질 분해 효소 활성도 높아
빵 발효제로 적합…발효 속도ㆍ팽창력 증대

최근 국내에서도 식사대용으로 빵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빵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빵은 곡물 재료에 함유된 효모와 미생물이 효소 반응하여 발효되며, 발효과정에서 젖산, 초산, 알코올과 이산화탄소 등을 형성한다. 제빵과정에서 발효 팽창성을 개선하기 위해 글루텐이나 합성 효소를 첨가하기도 한다.

최근 건강하고 자연 친화적인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 요구에 따라 제빵업계는 제품의 품질과 풍미를 향상하기 위해 합성 효소와 효모 대신 천연발효종을 원료로 이용하는 추세이다.

국산밀은 대부분 중력분 수준의 단백질과 글루텐을 가지고 있어, 수입 강력분과 비교하면 식빵 부피가 작고 속질이 딱딱한 식감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합성 첨가제 대신 국산밀 누룩 추출물을 제빵공정에 첨가함으로써 중력분 수준 밀가루의 제빵 가공적성을 높이는 가공기술을 개발했다.

누룩은 밀, 보리, 쌀 등 곡류에 물을 가하고 성형하여 자연의 미생물을 번식시킨 전통 발효식품으로, 다양한 종류의 곰팡이와 효소를 함유해 주로 약주나 막걸리의 발효제로 사용된다. 또한, 유용 생리활성으로 항비만, 항산화, 항염증, 항혈전과 같은 기능이 보고돼 있어, 이를 식빵 제조에 활용해 누룩의 용도를 다양화하고자 한다.

국산밀로 만든 누룩을 효소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누룩의 균주를 동정하고 효소 활성도를 측정한 결과, 국산밀 누룩 추출물의 α-아밀라아제 및 펩티다아제 역가는 각각 평균 2.18과 0.95U/㎖로 시중에서 판매 중인 맥아 추출액(0.08, 0.03U/㎖)보다 높았다. 이처럼 국산밀 누룩은 전분과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 활성도가 높아 제빵 제조에 발효제로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산밀 누룩에서 추출한 천연발효물을 이용해 제빵 가공적성을 높이기 위해 식빵 제조에 적합한 배합 비율을 설정했다. 누룩 추출물은 헤머밀을 이용해 분쇄한 누룩가루 20g을 0.5% NaCl 125㎖에 넣어 30분 교반한 후 3000~4000rpm에서 20분간 원심분리한 상층액을 사용했다. 물을 대체해 국산밀 누룩의 추출물을 10, 20, 30㎖ 첨가했고, 누룩 첨가량을 제외한 식빵 제조공정은 AACC 10-10에 따라 제조했다.

식빵의 부피, 무게, 속질 경도 등을 분석한 결과, 누룩 추출물 첨가량을 10~20㎖로 증가시킬수록 부피가 증가했지만, 30㎖ 이상이면 과발효가 나타나 오히려 식빵 부피가 감소했다. 10~20㎖의 누룩 추출물 첨가 시 식빵의 부피와 단위 무게당 부피가 각각 13.0%, 15.6% 증가했고, 무게는 2.6% 감소해 수입 강력분과 비슷한 제빵 특성을 보였다.

국산밀 누룩 추출물을 첨가한 제빵적성 향상 결과는 누룩의 균주가 활성화돼 발효 속도와 팽창력이 증대된 것으로, 합성효소를 대체하는 동시에 발효 팽창성이 향상된 건강한 빵을 제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누룩을 제빵 분야에 활용해 용도를 다양화함으로써 국산밀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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