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향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비가림하면 단백질 함량·발아율 높고
이병립률은 낮아 노지 재배보다 품질 좋아

김미향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사

콩은 된장, 간장, 두부, 콩나물, 기름 등을 만들 때 사용한다. 이러한 용도로 사용되는 품종으로 수량이 많은 대원콩과 풍산나물콩이 있는데, 1997년부터 전국적으로 보급돼 현재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다. 재배 안정성이 높은 대원콩은 두부 또는 장류용으로, 부패 및 발아불량립률이 현저히 낮은 풍산나물콩은 나물콩으로 많이 재배한다.

대원콩, 풍산나물콩 모두 5월 하순에서 6월 하순 파종하며 성숙기를 거쳐 10월 하순에 수확한다. 그런데 기후 변화로 장마 후 강우량이 1994년 이후 25% 이상 증가하고, 콩 수확기에 강우가 지속되면서, 콩 재배농가의 수확이 늦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다음 연도 파종 시 포장출현율과 관련 있는 발아율이 떨어졌으며, 수량도 줄었다. 뿐만 아니라 콩 종실의 외관 품질이 저하되고, 이병립률이 높아지는 등 안정적 원료 생산이 어려워졌다. 따라서, 콩 가공업체에 고품질 원료 공급과 콩 재배농가의 다음 연도 농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수확이 늦어져도 콩 품질을 유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립식량과학원은 3가지 조건(노지재배, 수확기 비가림, 수확기 강우)에서 수확 시기별(적기, 10일 지연, 20일 지연, 30일 지연, 40일 지연)로 수확한 콩 종실의 품질을 평가했다. 수확기에 비가림을 하면 수확이 늦어져도(40일 지연) 두부 수율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 함량(대원콩 42.1%)과 콩나물 수율에 영향을 미치는 발아율(풍산나물콩 97%)이 높게 유지되며, 이병립률(대원콩 2.2%, 풍산나물콩 1.7%)은 낮게 유지돼 노지에서 재배한 것보다 품질이 우수했다.

반면 수확기 강우 조건에서 수확이 40일 늦어졌을 때 발아율은 대원콩이 77.5%로 현저히 낮아졌으나, 비가림을 하면 95.5%로 올라갔다. 풍산나물콩도 발아율이 76.0%로 현저히 떨어졌으나, 비가림을 하면 97%로 회복됐다. 이병립률은 대원콩의 경우 7.0%(비가림 대비 4.8% 증가), 풍산나물콩은 4%(비가림 대비 2.3%로 증가)로 높아져 수확이 늦어질수록 종실 품질이 떨어졌다.

이러한 결과는 식품가공업체의 원료콩 선별 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콩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재배농가에서 수확기가 늦어지면 예취 후 방치하지 않고 비닐 멀칭하여 비를 피하는 것도 방법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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