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발효빵 이야기②

자연에서 구한 건강한 재료로 만든 친환경 건강빵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는 꾸준하다. 모양이 투박하고 식감은 거칠지만 건강빵으로 알려진 ‘천연발효빵(Sourdough bread)’에 대한 정보와 빵 발효미생물이 생성하는 다양하고 건강에 유익한 발효산물을 설명하고, 천연발효빵의 산업화 방안을 제안한다.

유기물을 분해하고 변화시켜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발효과정에 다양한 미생물이 관여하고 있다. 제빵과정에서도 효모 및 유산균 등에 의한 발효가 조직, 풍미, 색상 및 유통기한 연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다면, 천연발효종(Sourdough)을 이용해 만든 빵은 일반적인 제빵용 효모로 만든 빵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이번 호에서는 빵반죽의 천연발효에 관여하는 다양한 미생물과 발효산물을 알아보고, 어떠한 원리로 건강하고 기호성과 보존성을 갖춘 빵을 만들 수 있는 지 알아본다.

 

효모와 박테리아는 공생관계
각종 곡물(가루)에 물을 넣고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연에 존재하는 유산균과 천연효모(Saccharomyces exiguus, Saccharomyces cerevisiae 등)의 공생관계로 발효가 일어난 천연발효종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은 빵을 부풀리고 기호성이 좋은 풍미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밀가루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아밀라아제는 전분을 주로 맥아당으로 분해하고, 유산균은 맥아당과 공생하는 효모의 대사작용의 산물인 아미노산을 이용해 유기산(젖산 등), 이산화탄소, 에틸알코올을 생성한다. 효모와 유산균의 배양물은 반복적인 먹이 공급과 배양을 통해 균형을 이뤄가면서 공생관계를 형성해간다. 효모는 유산균이 만든 포도당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고 빵을 부풀리는 역할을 하며, 젖산은 반죽의 pH, 산도를 낮춰 구워진 빵속의 전분을 팽윤시키고 보습력을 높여주는 노화 지연 효과를 주고, 곰팡이 발생을 방지한다. 최근의 천연발효빵에서는 발효시간 단축을 위해 설탕과 활성맥아분말(Diastatic malt flour)을 첨가하거나, 제빵용 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를 추가하기도 한다.

 

천연발효 미생물의 구성
국내에서 천연발효빵에는 사워도우(호밀, 밀, 듀럼밀 등), 누룩, 발효액종(사과, 건포도, 포도, 블루베리 등 과일), 막걸리, 맥주 등이 사용되는데, 사워도우(천연발효종)에는 자연상태에서 존재하는 효모(Saccharomyces exiguus, Sacchromyces cerevisiae 등)와 수많은 유산균(Streptococcus속, Pediococcus속, Lactbacillus속, Leuconostoc속, Lactobacillus delbrueckil, Streptococcus lactic 등)이 존재한다.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제빵용 효모가 Sacchromyces cerevisiae의 단일효모만을 배양한 고농도 순수효모인 것과 달리, 사워도우에는 여러가지 복잡한 미생물이 발효에 관여한다.

천연발효 과정을 거쳐 완성된 빵의 풍미에 영향을 주는 유기산 발효를 중심으로 해당 미생물과 그 발효산물에 대해 설명하면,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효모는 제빵과정에서 알코올과 CO2를 위주로 생성하지만, 사워도우는 존재하는 여러 미생물에 의해 다양한 유기산 발효가 함께 일어난다.

사워도우(천연발효종)에서 주로 발견되는 유산균 중에서 호모(Homo)발효성 유산균은 젖산만을 만들어 내지만, 헤테로(Hetero) 발효성 유산균은 반죽 속 산소를 이용하면 젖산 외에 초산과 물, 이산화탄소를 생성하고, 혐기조건에서는 효모와 같이 에틸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낸다.

 
 

천연발효와 제빵
제빵을 단순하게 ‘반죽을 부풀려 굽고 풍미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면, 천연발효종을 첨가한 반죽은 80% 정도는 헤테로 발효성 유산균이, 나머지 20%는 자연효모(Wild yeast)가 반죽을 팽창시키는 이산화탄소 생성에 기여한다. 그리고 발효과정에서 생성되는 알코올과 유기산이 풍미에 기여하게 된다.

그런데 제빵사가 반죽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생성되는 유기산 종류와 양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 젖산은 진 반죽에서 온도가 35~40℃일 때 많이 만들어지고, 초산은 된 반죽에서 온도가 20℃ 정도일 때 만들어진다. 효모의 증식은 질고 산이 많은 반죽에서 온도가 24~26℃에서 가장 활발하고 알코올 생성에 관여한다. 따라서 빵 맛을 결정하는 가장 맛있다고 하는 신맛의 비율인 젖산 75~80%, 초산 20~25%를 맞추기 위해서는 숙성된 천연발효종의 pH가 3.4~4.2가 되도록 관리되어야 한다.

하지만 pH는 사워도우 숙성의 판단기준일 뿐, 무엇보다도 생산된 산의 품질이 중요하다. 빵이 구워졌어도 풍미가 떨어지고 신맛이 강하면 천연발효종의 미숙이 주된 원인이며, 천연발효종의 첨가량, 숙성 정도에 따라 빵 속(Crumb)의 특성과 품질, 외관, 풍미가 달라지므로 온도와 시간 등의 숙련된 관리가 필요하다.

 

천연발효종이 만들어 내는 풍미
천연발효종은 그림 4와 같이 각종 미생물이 만들어낸 대사물질인 알코올류, 카르보닐류, 에스테르류로 인해 다양한 풍미를 내고 있다. 따라서 곡물소재의 풍미를 유지하면서 자연적인 독특한 풍미를 담고 있어 각종 식품의 풍미개선과 이미와 이취를 마스킹하는 용도로 활용한다.

 

천연발효빵의 장점
사워도우(천연발효종)로 만든 빵은 일반 빵과 차별화되는 장점이 있다. 산화제, 환원제, 유화제, 향료 등을 넣지 않고도 발효과정 중 발생한 유익한 산물들이 전반적인 빵 품질을 높인다.

1) 노화현상이 늦다.
젖산이 빵 전분입자를 팽윤시켜 보습력을 높여 수분 손실률을 낮춘다.(S.S.L(스테아릴젖산나트륨) 같은 유화작용)

2) 글루텐 형성구조가 균일하다.
젖산 및 유기산이 반죽 pH를 낮춰 글루텐 형성과 숙성을 좋게 한다.

3) 다량의 유기산이 함유된 빵을 제조할 수 있다.
유산균과 효모가 알코올류, 카르보닐류, 에스테르류 등을 생성한다. 따라서 천연의 신맛과 독특한 향을 느낄 수 있다.

4) 장기보관이 가능하다.
젖산을 비롯한 유기산에 의한 산도와 박테리오신이 Bacillus의 성장을 방해한다.

 

최근에는 빵 이외에도 비스킷, 스낵, 떡, 면 등 다양한 식품에 사워도우를 사용한 제품을 볼 수 있다. 밀, 호밀, 귀리, 듀럼밀 등 다양한 곡물을 이용해 액상, 분말 및 페이스트 형태로 만들어진 제품을 배합시 일정비율로 직접 넣어 만드는데, 기존 제품보다 맛품질 개선에 많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음 호에서는 사워도우의 산업적 이용에 대해 천연발효빵 중심으로 설명한다.

손광태 ㈜비전상사 베이커리&조미소재팀장
송동명 ㈜비전상사 베이커리&조미소재팀 책임사원
김신우 ㈜비전바이오켐 풍양발효연구소 책임사원
김선혜 ㈜비전바이오켐 풍양발효연구소 책임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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