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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산책] 두 발로만 걷는 인간만의 신비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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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01  10: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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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살아있다는 징표인 육체활동 가능케 하고
뇌에까지 영향을 주는 ‘발’

모든 동물은 어떤 형태로든 발을 갖고 있다. 지구에 살았거나 지금 사는 수십만 종의 육상동물 중 움직이는데 발이 없는 동물은 없다. 발이 아예 없이 기어 다니는 뱀, 지렁이 등은 대상이 아니 될 것이고, 새는 날개가 대신하고, 발이 여러 개인 곤충은 예외다.

물론 우리와 상당히 가까운 친척뻘이라는 원숭이, 오랑우탄, 침팬지, 고릴라 등은 항상 네 발을 사용하고 있으나, 앞발이 진화되어 인간의 손과 비슷하나 걷을 때는 똑바로 서지 못한다. 비슷하게 뛰는 놈이 있기는 한데, 이번 호주 산불에서 곤욕을 치른 캥거루가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분명히 작은 앞발을 땅에 붙이고 뛰어다니니 완전히 두 발로 서서 행동하지는 않는다.

유인원인 호모 에렉투스는 분류상 곧바로 두 발로 서서 활동하기 때문에 다른 동물과 확연히 구분되었고, 직립원인이라 하였다. 이후 나타난 호모 사피엔스가 우리 조상이며, 현대인으로 진화하였다. 이 호모 사피엔스가 여러 지상 동물과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두 발을 이용, 똑바로 걷게 진화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신체 구조로 손이 자유로워지면서 돌멩이, 막대기 등 무기를 집어 들어 자기를 보호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거나, 여러 도구를 만들어 이용할 수 있도록 진화하였다. 특히 먹이를 얻기 위한 동물사냥이 가능하게 한, 결정적인 몸의 한 부분이 되었다.

이렇게 똑바로 서서 움직이는데 가장 뒷받침이 된 기관이 발이다. 물론 초기 호모 사피엔스는 조금 달랐겠지만 지금 인간의 발은 다 큰 경우 길이가 겨우 30㎝ 내외다. 이 작은 발이 보통 성인 60~70㎏에 이르는 몸무게를 지탱하면서 걷고 뛰고 별의별 활동을 하고 있다. 참으로 신기하지 않는가.


발이 있어야 세워지는 모든 물건은 다리가 3개이거나 4개. 안정성을 더 높이기 위하여 4개 이상의 다리를 가진 예도 있다. 그래 최소한 3개 이상이 있어야 똑바로 세워질 수 있고, 그 상태에서 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두 다리만으로 서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더 나아가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동물은 사람이 유일하다. 바로 서서 걸을 수 있게 되면서 팔이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여유가 생긴 손을 여러 용도로 이용하다 보니 인지능력이 발달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해본다.

지금의 인간이 이 지구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구 나이 약 40억 년 중 겨우 250만 년 전이라 추정한다. 이때부터 곧바로 서서 생활하게 되니 기어 다니는 경우보다 머릿속 뇌를 안정시키면서 그 용량을 키워왔으며, 인지능력이 급격히 향상된 계기가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이때가 약 7만 년 전이라 여기고 있다. 이어서 1만2000년 경부터 인지능력 덕택으로 농업혁명을 일으켜 드디어 자연물을 그대로 이용하는 수렵 채집에서 벗어나 스스로 먹이를 생산, 비축함으로써 안정된 생활의 기초를 만들었다.

농업혁명은 서로 간 협동을 가능하게 하며, 사회를 구성하는 토대가 되었고, 이 힘으로 인류문화가 시작되었다. 이후 오랫동안 이어진 안정된 먹이와 개선된 생활여건은 과학혁명의 시기를 맞았으며, 이 시기의 경우 지금으로부터 5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이때부터 매년 달라지는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물질, 문명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계기는 처음 두 발로 설 수 있었기 때문이며, 이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우리 발이다. 지금도 한방에서는 발에 모든 장기와 연결된 신경이 모여 있어 발의 중요성을 일찍이 감지하였다. 치료할 때도 맥을 찾아 발에 침을 놓는 것을 자주 본다.

인간으로서 특징을 만들어준 발의 역할을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발에 감사하고 발이 하는 노고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내 힘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가장 두려워하고 있으며, 활동이 제한되는 것은 발이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때이다. 우리가 생을 마감할 때 결국 서 있는 것을 포기하고 모두가 누워서 최후를 맞는다. 결국, 그 많은 일을 해왔던 발의 역할에 더는 의지하지 못하고 발의 기능에 작별을 고하는 순간이다.

우리 몸 어느 조직 하나하나가 귀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만은 발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살아있다는 징표인 육체활동을 가능하게 하면서, 우리 뇌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 발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발도 자세히 관찰해보면 왼쪽, 오른쪽 5개씩 발가락이 있으며, 그 크기도 각각 다르다. 아마도 새끼발가락부터 엄지발가락까지 역할이 각기 다를 터인데, 아직도 우리는 내 몸의 일부인 10개 발가락이 맡은 일의 속내까지는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 순간 다시 내 발을 경이의 눈으로 쳐다보면서 오늘이 있기까지 나를 지탱해준 발에 감사하면서 오늘은 집에 돌아가 마사지라도 해주어야겠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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