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김두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김두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이 취임한 지 3개월이 지났다. 김 원장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할 예정이었으나, 소강상태를 보이던 코로나19가 또 다시 확산될 조짐이 있어 서면으로 인터뷰를 대신했다. 김 원장은  완주 소재 농업과학원 대회의실에서 ‘국내외 환경변화와 한국 농업ㆍ농촌 발전의 중장기 과제’를 주제로 ‘제1회 명사 초청 미래농업 혁신포럼(19일 오후 4시)’을 여는 등 “사람과 환경 중심의 미래농업을 준비하기 위한 포럼을 기획, 매달 정책, 인문,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 명사를 초청해 우리 농업과 농촌의 미래상을 그려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_ 취임하신지 석 달이 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농업인은 물론 국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원장으로서 소감과 다짐을 먼저 말씀해 달라.
우리 농업이 녹색 혁명, 백색 혁명, 품질 혁명을 거쳐 ‘가치 혁명’의 시대로 전환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국립농업과학원장직을 맡게 되어 영광스럽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농업ㆍ농촌은 농산물 시장개방 심화, 기후변화,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으나, 식품산업의 다양화와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등이 연계되는 디지털 기술의 확산으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도전의 시기를 어떻게 대응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농과원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농업의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농과원은 2020년 농촌진흥청의 4대 중점 과제인 △실용적 혁신을 바탕으로 현장 중심 기술 보급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미래 대비 연구개발 강화 △사람과 환경 중심의 농업기술 개발 △농업기술의 글로벌 협력 확대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중추적인 기관으로서 맡은 바 책임과 역할을 다해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업에서 미래성장 동력을 만들어내자는 마음으로 직원들과 함께 뛰고 있습니다.

_ 한국 농업의 지속성장을 이끌 중추기관의 장으로서 당면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계획은?
농과원은 우리 농업의 지속성장을 이끌 농업과학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와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업무 추진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첫째, 농업과학기술 개발 연구 효율성 제고를 위한 환경과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직원 한명 한명이 우리 농업ㆍ농촌을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과학기술 개발의 주인공으로서 사명 의식과 책임감을 느끼고 목적 있는 삶을 추구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러한 조직문화로 경험과 능력을 발휘해 더 큰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우수 연구성과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체계 이행을 추진할 것입니다.

둘째, 연구개발 사업은 정부 정책과 농촌진흥사업 추진 방향에 맞춰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농업을 첨단 융복합산업과 고부가가치 성장산업으로 육성시킬 기초기반 연구를 강화하고, 농산물 경쟁력 향상과 수출 지원 강화 등 고객을 만족시키는 현장 밀착형 기술 개발ㆍ보급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셋째, 연구개발사업에서 도출된 우수 기술과 연구성과를 종합해 농업 현장 보급과 산업화를 촉진하고, 지속적인 맞춤형 홍보를 다양하게 지원하겠습니다. 내외부에서 도출되는 많은 연구결과를 종합해 조기 실용화를 통한 산업화 촉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수 연구성과는 최적의 방법과 시기를 고려해 고객에게 지속해서 알려질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활동을 지원하겠습니다.

넷째, 일하는 방식에 부서, 작목 기관, 지역기관, 고객 간 소통ㆍ화합과 민ㆍ관ㆍ산ㆍ학ㆍ연의 협업ㆍ협력을 강화하겠습니다. 정책부서, 생산자, 소비자, 산업체, 학계, 언론 등 다양한 고객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기술수요자의 과제 참여 확대와 협력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국립식량과학원 등 작목연구기관과 협력 강화는 물론 농업기술원, 시ㆍ군 센터와도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상생협력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다섯째, 조직 구성원 모두가 신명나게 일하는 직장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겠습니다. 업무 추진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내부 혁신도 지속해서 추진하고, 직원의 창의성 발휘와 유연한 업무 처리, 연구원의 연구역량 강화, 불필요한 일 없애기, 일과 삶의 균형 실천, 동호회 활성화 등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_ ‘건강한 먹거리, 지속가능한 환경, 활기찬 농촌 실현’을 위해 최고의 농업과학기술 개발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일진월보(日進月步)를 다짐했는데...
농과원은 정부의 농정목표인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시대에 부합하는 농업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실용화될 때까지 종합적ㆍ지속적으로 연구해 파급력 있는 성과를 창출함으로써 더 밝아지는 농업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장 중심의 리빙랩(Living Lab) 과제’를 기획하고, 개발 기술의 패키지화 및 규모화, 현장 농업인이 함께 참여하는 수요자 중심, 현장 중심의 농업연구로 농업 R&D 방향을 점진적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또 도전적인 연구, 관계기관ㆍ산업체 등과 협업 연구로 농업ㆍ농촌과 농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일굴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농업과학기술을 개발하고, 성과를 만들어나가고자 합니다.

우리의 행복은 남이 주는 선물이 아니라 서로 부딪히며 살아가는 세상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창작품입니다. 그간 농과원의 모든 연구원이 최선의 노력으로 분야마다 잘 대응해 왔고, 시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이에 걸맞게 개선하고 변화할 것으로 믿습니다. 내외부 고객들과 부딪치며 소통하면서 ‘일진월보(日進月步)’ 네 글자의 뜻 그대로 날마다 달마다 끊임없이 진보하고 발전하는 농과원이 되도록 이끌어가겠습니다.

_ 미래식량으로 곤충이 주목받고 있다. 곤충산업 현안과 육성 방안은?
2010년 7월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곤충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동안 곤충산업과를 중심으로 곤충 소비 확대를 위한 안전 생산 및 기능성 소재 개발에 주력해 왔으며, 갈색거저리, 왕지네 등 식의약 곤충, 동애등에 등 사료용 곤충, 호랑나비 등 치유 곤충 소재 활용 성과를 창출했습니다. 그 결과 곤충 사육농가는 2018년 2318개소로, 2014년 대비 5배 증가했으며, 곤충산업 판매액도 2018년 375억 원으로 2014년보다 2.3배 증가했습니다.

곤충시장도 양적 성장 단계에서 소비 확산과 대중화 추진 등 질적 성장의 단계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그간 식품원료로 등록된 갈색거저리, 흰점박이꽃무지 등 8종에 더해 올해 풀무치, 수벌 번데기 2종을 추가하고, 관련법에 따른 곤충(산물)의 효능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곤충의 HACCP 평가기준 설정 및 법제화와 양잠ㆍ양봉 산물의 관련 법 등록을 위한 관련 부처 협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곤충(산물) 대중화를 위한 기능성 식품 인증, 다양한 식품 조리법 개발, 개별 건강식품 첨가물질 등록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_ 농업 미생물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관련 분야 육성을 위한 방안은?
지난해부터 미래농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농업 미생물자원 국가 관리, 고부가 신소재 자원 발굴 및 활용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병해충 등 생물적 스트레스 극복 중심의 미생물제 개발 연구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염해, 고온 등 작물의 환경 스트레스 내성 증진 미생물 연구까지 연구영역을 확대했으며, 영농 폐플라스틱, 잔류농약 등 농업 현안 해결을 위한 미생물 개발 연구의 도전적 수행을 위해 올해부터 5년간 ‘미생물을 활용한 농업환경 문제 개선기술 개발’ 사업에 착수합니다.

이러한 내적 인프라 확충을 바탕으로 올해는 농업 미생물 연구 시스템 Level-up과 작물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사업 기획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미생물 대사체 연구를 강화하면서 기존 미생물자원 특성 평가와 활용이라는 전략에 생화학적 기술 접목으로 미생물의 대사경로를 제어하는 전략으로 미생물 연구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가는 동시에, 국내외 최고 수준의 연구그룹과 네이처 포럼 등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관심과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도 역량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농업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주도권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부처 공동 연구사업을 기획해 작물 생산, 농업환경, 축산, 식품, 축산 등 다양한 분야의 마이크로바이옴에 역량을 투입하고, 대내외 협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_ 작년부터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가 국내 모든 농산물에 확대 적용돼 올바른 농약 사용의 중요성이 제고되고 농산물의 안전성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고 할 수 있는데, 농약의 안전ㆍ과학ㆍ효율적 평가를 위한 기관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2019년 1월 1일부터 모든 농산물을 대상으로 PLS(Positive List System)가 시행됨에 따라, 농과원에서는 관계부처와 협력해 PLS 시행에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면적 작물에 대해 농약 제품 등록과 농약별 안전사용기준 설정을 확대 추진하고 있으며, 잠정등록 농약에 대해서는 내년까지 정식등록 농약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농업인의 PLS 제도 인식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 결과 PLS 시행 전 농산물 부적합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국내 생산ㆍ유통된 농산물의 부적합률은 2018년 1.4%에서 2019년 1.3%로, 전년보다 0.1%p 감소하는 등 PLS 제도가 점진적으로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러한 성과는 농산업계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이며, 농업인들이 등록된 농약을 안전 사용기준에 맞게 사용하는 등 올바른 농약 사용 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농과원은 등록 농약에 대한 평가를 선진화하기 위해 선진국과 교류를 확대하고 있으며, OECD 등 국제기관과 협력해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원제ㆍ부자재 평가는 농약의 FT-NIR 스펙트럼을 DB화해 등록 제품과 차이를 보이는 의심 제품을 신속히 검사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물 활성평가는 제초제 약효 그룹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효율적인 제초제 사용을 가능하게 하려고 합니다. 기존 무인헬기와 멀티콥터(드론) 시험법을 개선해 노동력 절감과 스마트농업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잔류성 평가는 PLS 도입에 따른 토양 잔류성 농약의 후작물 전이 우려가 큰 상황이므로, 외국의 후작물 대사 시험 및 잔류시험평가 사례 연구를 통해 국내 여건을 반영한 농약 안전성 평가체계를 확립하며, 위해성 평가는 동물 보호를 위한 동물대체 시험법을 지속해서 추가하고, 꿀벌과 미꾸리 등 육상과 수생태계의 환경에 대한 농약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평가체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국내 농산업과 환경에 적합한 평가기준을 만들어 국내 농약 평가 제도에 반영하고, 보다 과학적이며 선진화된 농약의 평가ㆍ등록ㆍ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_ 지역농산물 활용, 발효미생물, 대체육 등 관련 연구계획은?
지역농산물과 간편식 연계 시스템 구축으로 전ㆍ후방산업의 동반성장이 필요합니다. 지난 2월 ‘지역농산물 안정소비기반 연구단’이 출범했으며, 2024년까지 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한 간편식 연구기반 확충에 나설 계획입니다. 또, 떡 산업계의 고질적 애로 해결을 위한 장기 상온 유통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과 상온 유통 떡볶이 떡 수출 지원 기술 개발 및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발효산업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효미생물 자원화와 산업화가 요구됩니다. 국산 미생물ㆍ종균 보급 확대로 전통주 산업의 품질 고급화를 도모하고, 고체발효를 이용한 ‘한국형 고량주’ 제조기술을 정립했습니다.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효능 DB 구축 및 맞춤형 소재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장년층 대상 심혈관질환ㆍ갱년기 증상 완화 소재 발굴 및 산업화, 노년층 대상 면역력 및 골관절염 개선 소재 발굴 및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홍도라지(면역력 개선)는 오는 12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국산 농산물을 이용해 식물유래 대체단백질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_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초심을 잃지 않고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의 자세와 ‘집사광익(集思廣益)’의 생각으로, 급변하는 농업 환경과 복잡ㆍ다양해지는 기술 개발 수요에 대응해 나가고자 합니다. 지속가능한 농업ㆍ농촌의 발전을 도모하고, 국민의 행복한 삶의 가치를 높이는 융복합 농업과학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공익직불제, 기후변화 대응, 여성 농업인 직업적 복지 개선과 직업역량 강화 등 정책 현안과 노지 스마트농업 적용, 과수 화상병 방제, 농자재 안전성 평가, 농업인의 안전 등 현장 핵심과제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현장 중심으로 운영되는 리빙랩 연구과제를 확대해 농산업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식량안보 등 농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건강(면역)과 먹거리 신뢰에 관한 관심이 유지되고 국산ㆍ친환경 농식품 소비가 지속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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