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로 세계식량가격지수가 2개월 연속 떨어졌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FAO)에 따르면, 3월 식량가격지수는 172.2포인트로 전월보다 4.3% 하락했다. 곡물, 식물성 유지, 유제품, 육류, 설탕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곡물은 2월(167.8포인트)보다 1.9% 하락한 164.6포인트를 기록했다. 쌀을 제외한 주요 곡물의 가격이 2개월 연속 하락했다. 밀 가격은 코로나19 우려로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교역이 증가하고, 러시아가 소규모 수출제한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양호한 작황 전망 등으로 하락했다. 옥수수 가격 또한 풍부한 공급량과 바이오연료 부문 수요가 원유 가격 급락으로 감소함에 따라 하락했다. 반면, 쌀 가격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1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인디카쌀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인디카쌀 가격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인한 재고 비축 확대, 베트남의 신규 수출계약 중단 등에 따라 상승했다.

식물성 유지는 2월(158.1포인트)보다 12.0% 하락한 139.1포인트를 기록했다. 식물성 유지 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특히 팜유 가격 하락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견인했다. 국제 팜유 가격은 원유 및 광물유 가격 하락,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 관련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하락했다. 기타 유지류 가격 역시 하락했는데, 대두유 가격은 미국 내 분쇄량이 예상치를 상회함에 따라 떨어졌으며, 유채씨유의 경우 EU 내 바이오디젤 수요 감소에 따라 하락했다.

유제품은 2월(209.8포인트)보다 3.0% 하락한 203.5포인트를 기록했다. 유제품 가격은 4개월간의 상승 이후 최초로 하락했으며, 전년 동월에 비해서도 소폭 감소했다. 분유 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는데, 탈지분유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전지분유, 치즈, 버터 가격 하락이 뒤를 이었다. 탈지분유와 전지분유의 세계 수입 수요가 크게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로 유제품 공급사슬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버터와 치즈 가격은 현물 수입 수요 부진으로 소폭 하락했다.

육류는 2월(177.0포인트)보다 0.6% 하락한 176.0포인트를 기록했다. 육류 가격은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나,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7.0% 높은 수준이다. 양고기와 소고기 가격은 오세아니아 생산자들이 기대보다 빨리 가축 재고를 처분해 수출 가용량이 확대되고, 물류 관련 장애로 인해 수입이 감소돼 하락세를 유지했다. 반면, 돼지고기 가격은 시장이 전반적으로 긴축되면서 상승했는데, 이는 국내 및 해외 수요가 급등했고, 물류와 노동자 이동 제한이 육류 가공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가금육 가격은 비록 수출이 둔화될 조짐이 나타나긴 했으나, 공급량이 현재 수입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설탕은 2월(209.7포인트)보다 19.1% 하락한 169.6포인트를 기록했다. 설탕 가격은 코로나19에 따른 여러 국가의 격리 조치로 외식 부문 수요가 감소해 급락했다. 이와 함께 원유 가격 급락은 설탕 가격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가했는데, 이는 에너지 가격이 낮아지면 에탄올 대신 설탕 생산을 촉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2019/20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은 27억2060만 톤으로 2018/19년도보다 2.4%(6460만 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20년도 세계 곡물 소비량은 27억2150만 톤으로 2018/19년도보다 1.2%(3250만 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20년도 세계 곡물 기말 재고량은 8억6110만 톤으로 2018/19년도보다 1.0%(830만 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