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내ㆍ외식 메뉴 데이터 22만 건ㆍ5천 가구 가공식품 구입 등 분석

▲ CJ제일제당은 올해 HMR 시장 키워드로 ‘가시비(價時比)’, ‘4th Meal’, ‘BFY(Better for You)’를 제시했다.

올해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가시비(價時比)’, ‘4th Meal’, ‘BFY(Better for You)’가 핵심 키워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식사 해결과 구매 방식 등에 영향을 미치며 이같은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측됐다.

CJ제일제당은 4400여명 대상 내ㆍ외식 메뉴 데이터 22만 건과 전국 5000가구 가공식품 구입 기록, 2800여 개 HMR 신제품 특징 등을 분석해 ‘2020 HMR Trend 전망’을 발표했다.

조리 시간을 개인 시간으로…‘가시비’ 제품 인기
소비자들은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서비스나 제품에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서는 30분 내 배송 서비스나 새벽 배송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배달 시간마저 아까운 사람들을 위한 배달 메뉴 중심의 테이크아웃 전문점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HMR 시장에서는 핫도그, 카츠류 등 에어프라이어에 최적화된 제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에어프라이어는 별다른 조리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조리 시간을 개인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각광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이 4대 도시 4500가구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에어프라이어 보유율은 61%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높아졌다.

별다른 조리 없이 데우기만 하면 되는 파우치 죽이나 프리미엄 국물요리 등도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저녁 시간대 끼니 증가…‘4th Meal’ 트렌드 확산
야식이나 간식 같은 ‘4th Meal’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끼니별 섭취 빈도를 살펴보면, 아침과 점심은 전년보다 끼니 수가 감소했으나, 저녁과 야식 등은 끼니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인해 저녁 이후 여유 시간이 늘면서 ‘아침엔 더 간단히, 저녁엔 더 든든하게’라는 식사 트렌드가 생겨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야식이나 간식으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먼저 야식으로는 냉동치킨을 꼽을 수 있다. 야식 메뉴 중 치킨이 선호 1위를 기록했으며, 상위 10개 메뉴 중 닭 관련 메뉴가 절반을 차지했다. 닐슨 데이터 기준 지난해 냉동치킨류(닭튀김+너겟류+기타닭튀김)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8% 성장한 2303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간식용으로는 냉동 베이커리류가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홈베이킹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검색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에어프라이어 연관어로 빵이나 식빵, 딸기잼 등 베이커리 관련 단어 노출 빈도도 늘고 있다. 간식 선호 메뉴도 만쥬, 도넛, 치즈빵, 와플, 파이, 머핀 등 빵류가 대부분이었다.

단백질ㆍ야채 중심의 BFY 제품 뜬다
식품 소재로는 단백질과 야채가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 식단을 살펴보면 육류나 수산, 계란, 두부 등 단백질 취식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체질 개선, 근력 향상 등에 대한 니즈로 고단백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균형 잡힌 몸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나타난 ‘홈트(Home Training) 열풍’과 같은 맥락이다.

단백질 소재 중에서는 수산 식품이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산물은 손질이 번거로워 가정에서 직접 조리하기 어려운 품목이지만, HMR 제품이나 배달, 외식 등에서 섭취 비중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특히 생선 구이 섭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채는 상대적으로 보관이 불편한 점 등을 이유로 섭취 비중은 하락했지만, 채식이나 비건(Vegan)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영양 균형 차원에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밀키트(Meal Kit)는 손질된 채소가 담겨 있고, 이를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어 올해도 성장이 기대된다.

 

코로나19, 내식ㆍ온라인ㆍHMR 트렌드에 가속도
최근 코로나19는 내식과 온라인 및 동네 슈퍼마켓 선호, HMR 구매에 가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이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서울을 포함한 전국 광역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슈에 따른 식소비 변화를 조사한 결과, 식사 해결 방식과 구매 채널, 품목 등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내 체류시간 증가…내식 비중 확대
개학 연기, 재택 근무 등으로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직접 조리나 HMR 제품 활용 등 내식(內食) 비중이 커졌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내식 비중은 83.0%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23.5%P 증가했다. 반면 테이크아웃과 외식은 각각 4.3%p, 19.1%p 줄었다. 40대와 50대의 내식 비중은 각각 83.6%, 84.6%를 기록하는 등 중ㆍ장년층의 내식 의존도가 높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직접 조리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84.2%에 달했으며, ‘HMR 소비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도 46.4%를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전망으로, 응답자의 77.5%가 ‘코로나19가 장기화 된다면 직접 조리를 늘릴 것 같다’고 답변했다. ‘HMR을 늘릴 것 같다’는 응답자는 65.4%를 기록하는 등 HMR에 대한 의존도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구매 선호…오프라인은 대형마트보다 동네 슈퍼마켓
‘비대면 소비’ 추세로 식료품과 가공식품 구입처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온라인 구매 비율은 39.3%를 기록했는데,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한 2월 23일 이후 온라인 구매 비율은 44.2%로 4.9%p 늘었다. 특히 배송이 빠른 소셜커머스에서 구매를 늘린 비율이 가장 높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형마트보다는 동네 슈퍼마켓을 찾는 빈도가 늘었다.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이후 가공식품 구입 증가율이 가장 높은 오프라인 채널은 슈퍼마켓 및 동네 중소형마트(45.8%)였다. 대형마트(37.3%), 창고형 할인마트(14.8%)가 뒤를 이었다.

HMR 구입 증가…세대별 구매 품목 달라
품목으로는 HMR 구매가 증가했다. 집밥을 대체하면서도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생수, 즉석밥, 라면 등과 함께 국물요리, 상품죽, 냉동만두 등 구입이 늘었다. 계란, 김, 두부, 콩나물 등 반찬으로 주로 활용하는 식자재 구매도 증가했다.

개학 연기 등으로 가정에서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반찬과 간식 제품 수요가 늘었다. 정부가 개학 연기를 발표한 지난달 24일 이후 핫도그, 피자, 튀김류, 돈까스 등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한 간식 HMR 제품과 소시지, 베이컨, 어묵 등 반찬 소재형 제품 구매가 증가했다.

30대는 주로 ‘비축용’으로 구매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축 목적으로 HMR을 구매한 30대 비율은 49.6%로, 즉시 취식용 비율(46.2%)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40~50대는 즉시 취식용 구매 경향이 강했다. 또한, 가공식품 구입 행태 변화에 대해 ‘넉넉하게 사두는 편’이라고 응답한 30대는 61.2%를 기록했는데, 42.1%를 기록한 50대와 큰 격차를 보였다.

즉석밥은 평소 30대가 가장 많이 소비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40~50대가 30대보다 구매를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보다 구입을 늘렸거나 새롭게 구입한 HMR은’이라는 질문에 ‘상품밥’이라고 응답한 40대와 50대는 각각 11.0%와 11.5%를 기록, 30대(9.2%) 보다 높았다.

CJ제일제당 남성호 트렌드전략팀장은 “경제적ㆍ사회적 이슈는 물론 소비자의 생활방식과 소비패턴 변화가 식문화 트렌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HMR 취식 경험이 새로 생기거나 늘었고, 이는 향후 소비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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