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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산책] 프로메테우스가 훔쳐온 불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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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11  10: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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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불은 모든 산업분야 에너지 원천
인류 존속하는 한 우리 곁에 있어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는 주신인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내줌으로써 그 죄로 큰 벌을 받았지만, 인간의 일상생활과 문화를 완전히 바꾸어 놓은 유사 이래 가장 큰 사건이었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육체적으로나, 자연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기능면에서 별로 특별한 것이 없어 강하지도 않았다. 이 호모사피엔스가 경쟁 상대인 여러 동물들 보다 우위를 점해 현재까지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고, 지구에 만물의 영장으로 존속할 수 있었다는 것은 불의 사용이 아마도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불이 인간 생활에서 여러 용도로 이용됨으로써 획기적인 상황 전환이 일어났다. 즉, 불로 힘센 동물을 제어할 수 있었고 난방을 할 수 있어 추운 지역까지 삶의 범위를 넓히고 계절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많은 농축수산물 원료를 가열처리해서 먹음으로써 수렵채집의 시기에는 먹을 수 없었던 많은 식재료를 음식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각종 채소류는 열처리함으로써 부드러워져 먹기 쉬워졌고, 특히 딱딱한 곡류는 불로 익힘으로써 맛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소화율까지 높여줬다. 예를 들면 귀리, 쌀, 보리 등 곡류는 삶아 먹음으로써 먹기 좋았고 획기적으로 소화흡수율을 높여 이전 같이 많이 먹지 않아도 하루 필요한 영양분과 열량을 얻을 수 있었다.

수렵채집 시기에는 동물의 고기도 그냥 먹다 보니 맛은 별로였고, 소화율 또한 높지 않았을 것이다. 불의 사용으로 음식의 맛이 좋아지고 소화율이 높아진 결과로 이때부터 인간이 육체적으로 강해지기 시작했고, 특히 중요하고 충분한 영양공급으로 뇌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사고의 능력이 급격히 향상되면서 실로 다양한, 창조하는 정신활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렇게 뇌기능이 확대됨으로써 상호교류가 가능한 말과 글로 소통하는 방법을 정착시키고, 이를 계기로 협동하는 인류문화가 꽃피우는 계기가 마련됐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석기시대까지만 해도 인간의 평균수명이 20~30세라고 추정되나, 불의 이용으로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사멸시켜 먹음으로써 미생물에 의한 질병 발생빈도가 크게 감소하면서 평균수명이 크게 연장되는 효과를 거뒀다.

평균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육체적 생명 연장이라는 외형적인 것을 넘어, 한 사람에 해당되는 지식과 지혜의 축적으로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조선조에서도 장수한 임금의 경우 안정적으로 통치함으로써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많은 업적을 남기신 세종대왕과 영조대왕 등에서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결국 불의 이용으로 주거문화와 생활이 안정됐고, 정신 영역에서 삶의 질이 개선됨과 동시에 동물로서 체력 향상에 기여했다. 불의 또 하나 역할은 조명으로 더 많은 시간을 활동할 수 있게 한 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에 이르러 불은 모든 산업분야에서 에너지의 원천이 되고 있으며, 불이 없으면 인간의 생활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까지 이르고 있다. 증기기관이나 자동차 등 내연기관 모두가 불을 이용하고 있으며, 가장 값싼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석탄과 석유는 가장 기본적인 열원이 되고 있다. 물론 이들 에너지원은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태양에너지와 만나게 되나 태양 자체도 결국 불이라는 큰 개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신으로부터 불을 훔쳐 사용하고 있지만, 창조주가 존재한다면 추위에 떨고 큰 짐승들에게 매번 괴롭힘을 당하는 인간을 어여삐 여겨 불을 선사했을 것으로 생각해본다.

현대사회에서는 불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국가경제 발전과 문화 진흥의 갈림길이 되고 있다. 불을 얻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결국 주된 근원은 태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식물은 태양에너지를 받아 이를 묶고 축적하여 간직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에너지를 다시 풀어 우리 용도에 맞게 사용하고 있다.

인류가 존속하는 한 불은 우리 곁에 있어야 하고, 모든 생활에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다. 프로메테우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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