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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류 대장균 규격 없애야 하는 이유김태민 변호사의 식품법률 강의 92. 식품위생법 제7조, 식품 등의 기준 및 규격(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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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8  10: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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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민 변호사
식품법률연구소

[식품저널] 전 세계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과학서적 <총, 균, 쇠>는 유라시아 문명이 다른 문명을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서술한 책인데, 이 책에서 정복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균’을 들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지구 전체가 공포에 떨고 있는 것과 아주 무관한 것은 아니다.

식품에서도 미생물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식품위생법 및 식품공전에서는 식품 오염 지표도 대장균이라는 지표균을 측정해 결정한다. 식중독균 등 인체에 해가 되는 수많은 균을 개별적으로 실험해서 판단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드는 것을 효율적으로 검사하는 방법이다. 식품의 기준 및 규격도 다수의 식품에 대장균을 규격으로 정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식품의 유형이나 섭취방법이 다양하다는 점을 간과하고 일괄적으로 정하거나, 빠르게 변하는 산업 발전을 따라잡지 못하다보니, 불필요한 검사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검사하는데 비용과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는 문제가 있다. 떡류 제품 중 가열해서 섭취하는 식품에 대한 대장균 규격 제외 문제를 제기해 본다.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제5. 식품별 기준 및 규격에서 제일 처음에 규정된 식품의 유형이 과자류, 빵류 또는 떡류다. 식품공전에서는 떡류와 빵류를 과자류와 구분하여 유사한 유형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 대신 ‘또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우리 국민의 식생활이 변화하면서 가장 크게 바뀌고 있는 부분이 바로 독보적인 주식이었던 쌀이 빵에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당 쌀 소비량이 2010년 72.8㎏에서 2019년 59.2㎏으로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다. 1990년대에 비하면 반 토막이라는데, 감소된 쌀 소비량의 일부는 쌀 가공품 소비량으로 이동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빵이나 시리얼 등으로 대체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쌀 소비량뿐만 아니라 섭취방법도 많이 바뀌고 있는데, 과거 떡류의 경우 방앗간에서 갓 만들어진 떡이 그 자리에서 판매되는 것이 쌀 가공품의 전부였다면, 현재는 쌀국수, 즉석 떡국 등 가열하거나 끓는 물을 부어서 쉽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이 많이 개발되어 대세고, 방앗간으로 불리던 즉석판매제조가공업에서 가공한 떡은 오히려 주류에서 밀려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과자류, 빵류 또는 떡류에 규정된 규격을 보면, 우선 크림을 사용해서 그대로 섭취하는 빵류만 황색포도상구균과 살모넬라 규격이 있고, 그 외 빵은 대장균 규격도 없다. 하지만 떡류의 경우 섭취방법이나 제품 형태의 구분 없이 대장균 규격이 있어, 자가품질검사 등 관리항목에 추가해 품질관리를 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가열해서 섭취하거나 100℃의 끓는 물을 사용하는 제품의 경우 이런 규정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마치 시리얼류에 대장균군 규격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추가로 빵류는 프로피온산 검출을 2.5g/㎏까지 허용하면서, 떡류는 아예 불검출이 기준이다. 최근 다행스럽게 천연유래가 인정되어 쌀 99%, 정제염 1%로 구성된 떡 제품에 대해 3㎎/㎏이 인정되었지만, 빵류에 비하면 턱없이 강력한 규제를 떡류에 적용하고 있는데, 어떤 근거로 만들어진 규정인지 의문이다.

쌀 가공식품 산업이 전통산업이니 더 보호해야 하다는 논리는 아니다. 다만, 빵류와 떡류를 구분해서 프로피온산이나 대장균 규격을 달리 정해야 하는 이유에 과학적으로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거나, 과거 규격을 정할 때와 상황이 달라졌다면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흔히들 ‘법률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중에서도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년 동안에도 수차례 개정하는 것을 보면, 스스로 개정의 필요성이 크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농약 기준 추가나, 시험법 변경 등도 중요하겠지만, 실무진으로 구성된 식품공전개선협의체에서 논의된 문제를 시급하게 처리하는 것이 다른 어떤 행위보다도 식약처가 적극행정을 실현하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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