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저널] 백차(白茶)는 흰색의 솜털이 덮인 차의 어린 싹을 그대로 건조시켜 만든 차로, 찻잎 표면에 은색의 솜털이 가득하여 회백색을 나타내므로 백차라 불리고 있다. 녹차, 우롱차, 홍차 등과 마찬가지로 차나무(Camellia sinensis)의 잎으로 만들지만 살청, 유념, 발효 등의 복잡한 제다과정 없이 단순하게 일광 위조와 실내 건조를 거쳐 제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백차의 제다과정
백차는 채엽 후 실내 혹은 실외에서 찻잎을 시들게 하는 위조과정과 찻잎의 수분을 말리는 건조과정만을 거쳐 만들어진다. 비비는 유념과정이 없어 찻잎의 모양이 자연스럽고, 어린 싹에 백색의 솜털이 덮여 있어 차에서 은색 광택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6대 다류 중 가장 가공이 덜 되어서 차 본연의 청아하고 순수한 향, 약간 발효된 부드러운 청량감이 나므로 위조(시들리기) 과정에서 약간의 발효가 진행돼 백차를‘경발효차’로도 부르기도 한다.

백차의 산지 및 종류
백차의 주산지는 중국 복건성의 복정, 정화 등으로 차 싹이 크고 솜털이 많은 품종을 선택하여 24절기 중 초봄인 청명 전후 이틀에 걸쳐 잎 끝에 은백색 솜털이 많은 싹이나 1~2엽만을 취하여 제조하는데 등급에 따라 백호은침ㆍ백모단ㆍ수미로 나눌 수 있다.

백호은침(白毫銀針)은 주로 복정현과 정화현에서 생산되며, 차싹이 크고 비대한 복정대백차와 정화대백차라는 품종으로 만든다. 백차중 가장 품질이 좋은 것으로 찻잎이 은색의 바늘같이 생겼다하여 실버니들(silver needle), 실버팁(silver tips)이라고도 한다. 이른 봄에 딴 일창일기(一槍一旗)의 아차(芽茶, 어린 싹)만을 사용하여 만들고, 싹이 백호로 덮여 있고 가격도 가장 비싼편이다. 차를 우린 수색은 옅은 살구색에 그 향은 깨끗하고 신선하며 감칠맛이 특징이다.

백모단(白牡丹)은 4월 중순 이후의 일창이기(一槍二旗)의 잎과 싹을 섞어 만든 것으로, 어린잎과 조금 자란 잎이 같이 섞여있고. 녹색의 잎 끝에 은백색의 솜털이 많고 차를 우렸을 때 찻잎이 마치 피어나는 봄꽃처럼 보인다 하여 백모단이라고 한다. 차를 우린 수색은 살구빛을 띠며, 그윽하고 신선하면서 순한 맛이 특징이다.

수미는 백호은침과 백모단을 고르고 남은 2~3엽의 차로서 어린 싹(芽茶)으로만 만드는 백호은침과는 달리 잎차(葉茶)에 가깝다. 찻잎을 시들리는 위조과정을 거친 후 말리는 건조과정에서 찻잎 가장자리가 약간 꼬부라져서 잎 표면에는 잔털이 가득한데, 장수하는 노인의 눈썹과 같다하여 수미(壽眉)라고 한다. 수색은 황갈색이며, 향은 신선하면서도 묵직한 맛과 향을 내는것이 특징이며, 백차 중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맛이 진하여 시중에 많이 유통되고 있다.

백차의 효능
백차는 열을 내리고 염증을 낮추는 데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약재로도 많이 사용된다. 중국에서는 홍역을 앓는 어린아이의 해열에 항생제보다 백차를 마시게 한다. 오죽하면 백차는 1년이면 차(茶), 3년이면 약(藥), 7년이면 보물이라고 하여 3년 이상 숙성된 백차를 해열 효능의 약재로 사용한다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서 차의 항산화활성을 실험한 결과, 녹차, 우롱차, 홍차보다 백차의 항산화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Venditti et al, 2010). 백차에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카테킨이 풍부한데, 이러한 항산화물질은 활성산소가 세포를 손상시키며 신체의 노화, 염증, 면역력 약화를 일으키는 것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해준다. 또한 백차는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여 장기적으로 신체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Hajiaghaalipour, Fatemeh et al, 2015)도 보고되었다. 해외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백차의 효능이 많이 소개되며 잎차 형태의 제품 뿐만 아니라 RTD(ready-to-drink), 건강보조제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백차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
백호은침은 마시면서 아름다운 은색의 싹을 감상하기 위해 투명한 유리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시간은 백호은침은 약 3분, 백모단이나 수미는 약 1~2분이 적당하고, 전세계적으로 RTD 제품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김종태 ㈜티젠 대표이사는 차 전문업체 ㈜티젠을 경영하며 한국차중앙협의회장, 한국차학회 부회장, 한국강소기업협회 부회장, 한국차인연합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차의 과학과 문화’, ‘차 이야기’, ‘차의 과학’ 등 5권이 있다.

식품저널 2019년 12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