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저널 인터넷식품신문
피플&오피니언칼럼
개 구충제, 기적의 암치료제인가?
식품저널  |  foodinfo@food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1.08  09:12:13
트위터 페이스북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식품저널] 최근 개 구충제가 화제다. 한 외국 유튜버가 개 구충제 펜벤다졸을 먹고 3개월 만에 암 완치판정을 받았다는 동영상을 올렸고, 이를 보고 암 환자들이 너도나도 구매하면서 펜벤다졸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암학회는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되지 않았다며 개 구충제 복용을 말리고 있지만, 암 투병중인 개그맨 김철민씨가 펜벤다졸을 먹고 암증세가 호전되었다면서 방송에 출연하기까지 하는 것을 보고 그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한 유튜버의 영상에서 시작된 개 구충제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먹거리는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
불치병 환자에게는 투약 기준을 낮추면 어떨까? 신규 식품 또는 소재가 건강기능성을 인정받아 판매되려면 크게 2가지 사항이 확인돼야 한다. 복용 시 목표로 하는 효능이 실제로 발생하는가에 대한 부분과 독성은 없는가이다. 보통 일반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 또는 의약품이라고 하면 효능에만 중점을 두고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데, 제조자나 관리기관에서는 독성의 존재여부를 효능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기 전에 먼저 테스트하고 검증해보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행 법규상 식품원료로 쓰일 수 있는 가식 부위를 원료로 물 또는 주정, 허가받은 용매로 추출해 그 용매가 최종 제품에 잔류하지 않음을 확인하면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에 먼저 독성평가를 해 동물실험을 통해 최소한 6개월 투여 시 발생하는 아급성 독성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받아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은 기원을 식품에 두고 있기에 독성평가과정이 까다롭지 않지만, 신규 의약품의 경우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약품으로 승인받을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조선의 명의 허준 선생은 당시 의원들이 중국의 의서 ‘본초강목’에 실린 약재 위주로 처방을 내린 것과는 달리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약재들로 바꿔 처방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의보감을 집필했다고 한다. 이 스토리를 현재 상황에 대입하면 승인받지 않은 국산 약재를 의원 개인 판단에 따라 처방한 것인데, 현행 법규상으로는 이런 처방은 근거가 부족한 약재를 처방한 것이니 불법으로 판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효능 또는 독성을 임상 데이터로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 정말 효과가 있는 약임에도 허가가 나지 않아 혹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들도 놓치는 경우가 생기지 않을까? 모든 약에 대해 임상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될 때까지 정부에서 사용 금지할 것이 아니라 말기 암환자 같은 급한 환자에게는 예외적으로 미승인 약물을 투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은 어떨지 검토해 볼만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개발 중인 약을 환자의 동의를 얻어 투약하는 사례도 있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AIDS 등 과거 불치병으로 알려진 병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된 사례도 있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경계해야
효능이 확실하지 않은 식품을 민간요법이라면서 몸에 좋다고 광고 판매하는 경우는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요즘은 인터넷, 블로그, 유튜브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이 체험을 과장하면서 판매하는 사례가 많다. 최근에 본 사례로 유황을 법제화, 즉 특별하게 가공하여 독성을 최소화시켰다면서 농산물, 축산물 등에 뿌리거나 사료로 투여하고 이것이 특별한 치료 효과가 있는 듯 과장하는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유황의 효능은 심심찮게 등장하지만, 식품용으로 직접 섭취할 수 있는 것은 MSM(Methyl-Sulfonyl-Methane)이라고 하는 식이유황 단 한 종뿐이고, 나머지는 독성이 높아 식용으로 허가받지 않았으므로 섭취할 수 없다. 동물들에게 사료로 섞어 제공하는 유황도 잔류유황이 고기 조직에 얼마만큼 남아 있어야 안전한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관계로 피하는 것이 옳은 접근 방법이다.

유황의 독성을 낮춰준다고 하는 기술, 즉 법제화 기술은 그 안전성을 인증해주는 기관이 없기에 자가개발한 유황 법제화 기술로 식품 또는 식품원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 광물 유황을 섭취하게 되면 구토, 오한,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나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

2011년 7월 26일 SBS 뉴스 기사에 따르면 몸에 좋다고 유황을 양파즙에 그대로 넣어 판매한 업자가 적발되었는데, 당사자는 법제 유황을 사용했기에 안전하다고 생각했으나 실제 분석한 바로는 광물 유황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특히, 유기농 농산물의 경우 해충이나 병충해에 대응할 수 있는 뚜렷한 대안이 없기에 유황을 비료처럼 뿌려 방제하는 사례가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지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방제한 유기농 농산물을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지? 검증되지 않은 물질로 방제한 유기농 농산물보다는 차라리 독성이 검증된 농약을 사용한 일반 농산물이 더 안전할 수 있다.

식품에 건강기능성 표시하려는 추세가 점점 진행되고 있는데, 자칫 효능에만 신경을 쓰다보면 안전성은 보지 못할 경우가 있다. 법과 제도 안으로 아직 들어오지 못한 우수한 식이치료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이 또한 객관적으로 인정된 틀에서 안전성 검증을 거친 후 비로소 식품, 또는 의약품으로서 판매되는 것이 원칙이다.

   
정광호
㈜아이엔비 대표이사

민간요법을 절차 및 공정, 작용 메커니즘을 확실히 규명하고 과학화해 건강식품화 하게 되면 비과학적 처방이나 효능 과장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때도 확실하게 안전성을 검증해 전통요법이라는 말에 혹해 소비자가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광호 ㈜아이엔비 대표이사는 서울대학교 농화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해태제과 식품연구소와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에서 근무했다. ㈜아이엔비는 미강 등 국산 농산자원 유래의 바이오 소재 연구개발 전문기업이다.

식품저널 2019년 12월호 게재

< 저작권자 © 식품저널 인터넷식품신문 food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식품저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 ‘식약처 인증 아니다’ 주의문구, 민관합동 TF서 최종 결정한다
2
[신상품] 농심 ‘앵그리 RtA’, 이디야커피 ‘딸기 음료’
3
[신상품] 오뚜기 ‘어린이 카레’, 스타벅스 ‘BTS 컬래버레이션 음료’, 투썸플레이스 ‘스트로베리 메뉴’, 뚜레쥬르 ‘딸기 시즌 제품’, 교촌치킨 ‘순살치킨’
4
실용화재단, 롯데중앙연구소・롯데액셀러레이터와 업무협약
5
만성질환자 위한 ‘식사관리용 식품’ 신설
6
오병석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5대 원장 취임
7
[신설법인] 1월 10~16일
8
수입김치 유통관리 실태조사에 ‘국민’ 참여
9
김종구 식품산업정책관 “식품산업 애로 적극 해결”
10
[인사] 식품의약품안전처(고위공무원단)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인터넷식품신문(Food News)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아 22호  |  등록일 : 2005.08.12  |  발행인·편집인 : 강대일
발행소 :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88, IT프리미어타워 1102호 (주)식품저널  |  사업자등록번호 : 207-81-50264
대표전화 : 02)3477-7114  |  팩스 : 02)3477-5222  |  독자센터 : help@foodnews.co.kr  |  발행연월일 : 2005.08.12
고객정보관리책임자 : 윤영아(foodinfo@foodnews.co.kr)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대일  |  이용약관
Copyright © 2011 식품저널 인터넷식품신문 food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info@food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