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모니터 식품부분 리서치 총괄 3인 분석

[식품저널] 글로벌 식품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다. 선진국들 사이에서는 플랜트 베이스 식품, 클린 라벨 등이 주요 테마로 다뤄지고 있고, 폭발적인 경제 성장에 힘입은 동남아 시장은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 기술 발전에 따른 업계 변화를 온몸으로 겪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2020년 글로벌 식품업계를 강타할 주요 테마 7가지와 이에 따른 주요 국가별 사례와 향후 도래할 트렌드를 소개했다.

 

소비자 시장 세분화와 가성비 추구
다양해지는 소비자 타입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식품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단순히 ‘잘 먹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특정 영양소를 집중 소비하고 싶은 소비자,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원하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소비자, 가성비에 집중하는 소비자 등 식품에 요구하는 ‘TPO(Time, Place, Occasions)’는 셀 수 없이 다양해졌다. 특히 끼니에 드는 시간을 최소화 하고 싶어 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정해진 식사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식사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음식 배달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글로벌 가공식품 업체들도 가공식품 소비형태 변경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한, 가성비를 챙기면서 식사 준비를 하는 시간까지도 줄이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할인매장,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식품의 유래와 원산지 효과
작년 한국 가공식품업계를 강타한 ‘뉴트로’ 열풍은 글로벌 식품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유로모니터는 이 ‘뉴트로’ 열풍에서 한 발짝 나아가 그 식품이 가지고 있는 근원(Origin)을 주목해야 할 테마로 점쳤다. 기업들은 브랜드의 과거 초기 모습,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산물을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과자,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명 ‘산지직송’ 등 식품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근원에 기대어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해외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그 나라에서만 먹을 수 있는 먹거리 특산품이 보다 세계적으로 보편화 될 것으로도 보인다.

푸드테크와 디지털 경제
건강정보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시대다. 소비자들은 실시간으로 자신의 스마트폰, 웨어러블이 측정하는 심박수, 혈압, 몸무게 등 정보를 파악해 건강 개선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데이터는 무궁무진한 사용 가능성을 지니며, 헬스케어 기업 뿐만 아니라 IT기업들까지 이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이에 한발짝 더 나아가 개인화된 식단까지 제시한다. 네슬레 일본은 수집된 개인 건강 정보로 이에 걸맞는 건강 성분을 제안하는 ‘네슬레 웰니스 앰배서더(Nestle’s Wellness Ambassador Programme)’를 운영하고 있는데, 10만 유저 이상의 이용자가 있을 정도로 그 이용도와 관심이 높다.

푸드테크는 온라인 배달과도 밀접한 영향이 있다. 갓 잡은 싱싱한 생선을 내일 새벽 바로 맛보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식품 생산지와 소비자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쿠팡의 로켓와우와 같은 초단시간 신선식품 배송이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생겨나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아시아 식료품 온라인 배송 시장이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능성식품과 규제 환경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2000억 달러 수준인 전세계 소비자 기능성 식품 판매 시장은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79.8% 성장이 예상되며, 2023년에는 4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일본 등 식음료시장이 발달한 다수의 국가에서 일반 식품에 기능성 요소를 내세우며 기능성 제품으로 마케팅하고 있는데, 한국은 식음료의 기능성 표시 허용은 원칙적으로 건강기능식품에 한정되어 있다.

2020년에는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한국의 제도도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방향은 과학적으로 기능성이 검증된 경우 일반식품에도 기능성 표시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주요 개선안으로는 원료의 목록화(positive list)가 있다.

현재 건강기능식품으로 허용된 원료 중에서 제조공정, 노출량 등을 고려해 29개 기능성 원료가 목록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제도 도입시 별도로 섭취해야 하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과는 달리 평소에 즐기던 과자나 음료류로 영양과 맛을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다양한 소비자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념하는 식품 섭취와 새로운 식품에 대한 믿음
소비자들이 식품업계에 요구하는 ‘투명성’의 정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첨가 성분과 공정 가공을 최소화한 클린 라벨의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이제 전 세계 어느 매대에서도 ‘자연성분’, ‘GMO 프리’ 라벨을 붙이고 있는 가공식품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단순히 굶거나 섭취를 엄격히 제한하며 살을 빼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먹고 싶은 건 먹으면서’ 강박 없이 식이요법을 하고자 움직이고 있다.

식품업계도 이에 발맞춰 한통에 150㎉ 미만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저탄고지(LCHF) 마크를 붙인 가공식품을 속속 내놓으면서 ‘마인드풀니스’ 식이요법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아우르려 노력하고 있다. 렌틸콩, 루트칩, 그래놀라 등 일명‘고대 원물’을 활용한 간식이 인기인 것도 이런 ‘마인드풀니스’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식물기반 식생활과 대체 단백질
2019년 식품업계를 가장 강타한 키워드로는 단연 플랜트베이스 식품이다. 건강과 더 나은 삶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은 일명 ‘허니문’ 시기며, 소비자들의 이런 변화가 식품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 소비자들의 식습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플렌트베이스와 단백질 대체제는 2020년에도 식품 윤리, 건강, 환경적 요소를 둘러싼 중요한 테마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단순히 육류와 유제품에 집중되어 있던 플랜트베이스의 영역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배양육이 소고기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향후 가금류에서 추출한 세포를 배양해 실험실에서 만든 클린미트 콘셉트로 만들어진 배양 가금육, 으깬 형태의 배양 돈육이 차세대 육류 대체제로 고려되고 있다.

육류를 넘어선 ‘배양 시푸드’도 기대된다. 수산식품에 강한 싱가포르는 이미 국가적인 차원에서 실험실 새우를 만드는데 투자하고 있다. 육류, 유제품, 수산물을 넘어 대체 단백질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은 식용 곤충까지 확장되어 보다 건강하고, 더 나은 방식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려는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속가능한 식생활과 식품의 환경 비용 
소비자는 이제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포장되어 있냐’에도 깊은 관심을 보인다. 2018년 식음료 업계를 강타했던 ‘플라스틱 프리(Plastic-free)’ 열풍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식이 등 일상에서 환경보호하고자 하는 소비자들과 이에 발맞춰 움직이는 기업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예상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플라스틱 프리 문화가 정착했으며, 이제 빨대 없는 테이크아웃 커피잔, 일회용 젓가락 없는 배달음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속가능한 식문화에 오래 전부터 깊은 관심을 가져온 서구권에서는 이를 넘어 ‘버려지는 식품(Food Waste)’과 환경의 연관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소비되는 것보다 생산 이후 버려지는 것이 훨씬 많은 신선식품을 줄이고자 제조사와 유통업체들이 노력하고 있으며, 소비자들 역시 ‘필요 이상’으로 신선식품을 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도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버려지는 식품’의 심각성을 효과적으로 알린 바가 있으며, 주요 유통업체들이 앞장서서 지속가능한 식문화와 환경 보존에 힘쓰고 있다.

Jared Koerten
유로모니터 식품부문
리서치 총괄
Katharina Bagul
유로모니터 식품부문
리서치 총괄
Tom Rees
유로모니터 식품부문
리서치 총괄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와 전략적 시장 조사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시장조사 회사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972년 창립 이래 약 40년동안 국내외 마켓 리서치 리포트,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소비자 시장에 관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인 패스포트(Passport) 와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식품저널 2020년 1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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