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서울대 교수, ‘2020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서 ‘MIGHTY MICE’ 제시

[식품저널]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고, 집에서 다르고 밖에서 다르고, 회사에서 다르고 퇴근 후 다르고... 인간은 조금씩 정체성을 바꾸며 살아간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20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종족으로 ‘업글인간(어제보다 나은 나)’, ‘오팔 세대(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 ‘팬슈머(상품 생애주기에 직접 참여하는 소비자)’가 출현하고, 그들이 만들어나가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2020년 우리나라 소비를 이끌 키워드로 ‘MIGHTY MICE’를 제시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주관으로 28일 aT센터에서 열린 ‘2019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에서 ‘2020 대한민국 소비 전망’ 주제 발표를 통해 2020년 소비 키워드로 ‘MIGHTY MICE’를 제시했다. 다음은 김 교수가 제시한 키워드 10가지.

Me and Myselves 멀티 페르소나
현대인은 다양한 상황과 SNS 매체에 따라 서로 다른 정체성을 그때그때 만들어나간다. 이렇게 다층적으로 형성되는 자아를 복수(複數) 가면이라는 의미에서 ‘멀티 페르소나’라 부른다. 멀티 페르소나는 양면적 소비행태, 취향 정체성 추구, 젠더프리 트렌드, 디지털 허언증 확산 등 다양한 소비 트렌드의 동인을 파악할 수 있는 만능키다. 고객의 명확한 페르소나를 정밀하게 이해할 필요성이 커졌다.

Immediate Satisfaction: the ‘Last Fit Economy’ 라스트핏 이코노미
마지막 순간의 만족을 최적화하려는 근거리 경제를 ‘라스트핏 이코노미’라 한다. 라스트핏은 △고객의 마지막 접점까지 편리한 배송으로 쇼핑의 번거로움을 해소해주는 ‘배송의 라스트핏’ △가고자 하는 목표 지점까지 최대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동의 라스트핏’ △구매, 경험 모든 여정의 대미를 만족스럽게 장식하는 ‘구매 여정의 라스트핏’으로 나뉜다. 고객과 접촉하는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 순간을 잡는 자가 시장을 잡을 것이다.

Goodness and Fairness 페어 플레이어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추구가 강해진다. 구매할 때도 상품 자체뿐 아니라, 브랜드의 올바른 선한 영향력을 중시한다. 개인성이 화두인 사회에서 자란 젊은 세대는 다양한 매체와 소비를 통해 공평성과 선함, 효능감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공정을 추구하는 세대가 일어서고 있다. 조직관리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 커다란 방향 전환이 시급해졌다.   

Here and Now: the ‘Streaming Life’ 스트리밍 라이프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단지 음악을 듣는 방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바뀐다. 스트리밍이란 네트워크를 통해 음성이나 영상을 물 흐르듯 재생하는 기술로, 굳이 내려받아 소유하지 않아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인의 삶은 스트리밍하듯 가볍게 옮겨 다니며, 경험ㆍ공간ㆍ상품ㆍ선택권을 초단기로 이용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젊은이들은 소유보다 경험에 집중하는 유목민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했다. 이러한 경험채집자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려면, 더 세분화된 고객에 집중하고, 고객의 구매 여정 전체를 관리해야 한다. 

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 초개인화 기술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고 이해해 고객의 니즈를 예측,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기술을 ‘초개인화 기술’이라고 한다. 초개인화 기술은 개개인의 개별 상황까지 세분화해 적절한 순간에 가장 원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패턴을 통해 미리 파악해 선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시장은 0.1명 단위로 세분화된다.

You’re with Us, ‘Fansumer’ 팬슈머
주어진 대안 중에서 선택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내가 직접 투자와 제조 과정에 참여해 상품, 브랜드, 스타를 키워내고 싶다. 상품의 생애주기 전반에 직접 참여하는 소비자들, 내가 키웠다는 뿌듯함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구매도 하지만, 동시에 간섭과 견제도 하는 신종 소비자들을 ‘팬슈머’라고 한다. ‘고객에 의해’ 좌우되는 팬슈머 시장에서 소비자의 열성적인 지지와 참여에 손을 먼저 내밀어야 한다.

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 특화생존
특화해야 살아 남는다. 누구나에게 보편적으로 괜찮은 것 보다, 선택된 소수의 확실한 만족이 더 중요해졌다. 특화는 이제 차별화의 포인트 정도가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 되고 있다. 핀셋처럼 고객 특성을 골라내고, 현미경처럼 고객 니즈를 찾아내며, 컴퍼스처럼 상권을 구분하고, 낚싯대처럼 자사의 역량에 집중하라. 이제 니치(niche)한 것이 리치(rich)한 것이 된다.

Iridescent OPAL: the New 5060 Generation 오팔세대
‘오팔세대’라 불리는 새로운 소비층이 부각되고 있다. 오팔(OPAL)은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Old Peolpe with Active Lives)’의 약자이며, ‘58년생 개띠’의 ‘오팔’을 의미한다.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한 5060 신중년 소비자들은 다시 새로운 일자리에 도전하고, 활발한 여가생활을 즐기며,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구매하면서 관련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인터넷과 신기술을 젊은이들만큼이나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사회의 주축으로 등장하는 오팔세대는 정체된 시장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Convenience as a Premium 편리미엄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한 것이다. 경험을 중시하지만 늘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현대인은 이제 사소한 일을 부탁할 공동체와의 유대마저 약해졌다. 일자리는 부족해지는데 수시로 노동을 제공하고 싶어하는 ‘가교형 노동자’들은 늘고 있다. 이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앱 경제가 발달하면서, 편리미엄은 갈수록 필연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다. 최악의 불경기라고 하지만 고객의 사소한 불편함에 기회는 존재한다.

Elevate Yourself 업글인간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자기계발형 인간, ‘업글인간’이 나타났다. 업글인간은 경쟁에서 이기려는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삶 전체의 커리어를 관리해나감으로써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데 변화의 방점을 찍는다. 업글인간 트렌드는 주 52시간제 등 제도뿐 아니라,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고령화되면서 인생과 경력 관리의 패러다임이 달라진 결과다. 삶의 질적 변화를 원하는 업글인간의 등장으로 경험경제가 변화경제로 전환되고 있다. 소비자의 행복이 자신을 성장시키는 재미와 의미 사이의 균형점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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