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44)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계속되는 과학의 발전은 누구도 막을 수 없어
사고능력까지 침입해 내 의지 좌지우지 하지 않았으면...

[식품저널] 무생명체인 기계에 감정을 이입시키면 어찌될까? 인간이 인간다운 것은 감정이 있고 느끼면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동물도 비슷한 생리적 반응을 보이지만 인간처럼 사고하고 그 생각을 통해 판단하면서 종합하고 미래를 예상할 수 있는 능력은 부족하다. 이런 능력이 계속 진화해 말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고, 말을 글로 나타내어 타인에게 혹은 후손에게 내 지식을 전수하는 수단과 능력으로 나타났다.

말과 글, 그리고 사고하면서 사유할 수 있는 것이 인간다움을 대표하는 특징이 됐고, 일반 동물과 차별화에 결정적 요인이자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인간 출현의 기원을 보면, 침팬지나 고릴라 등과 근친인데 어찌해 인간에게만 이런 능력이 나타났을까? 아직도 의문이다.

근래 인공지능(AI)이 무섭게 발전하고 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서는 분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정보의 저장능력, 이를 이용하고 활용해 분석한 후 다음을 대비하는 단계까지 이르렀으니, 그 발전 속도와 영역은 어디까지 미칠지 예상하기가 어렵다. 이제 인간의 뇌 구조와 기능을 닮은 AI가 출현할 날이 멀지 않았다니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보면 우리 신경회로의 비밀을 알아내고 이를 닮은 AI를 탑재한 로봇이 나오면 인간 능력을 초월하는 기계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그저 상상이 아니라 현실로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화하는 로봇이 노인들의 말벗이 되고 있고 청소 담당은 이제 우리 곁에 다 있다. 더 나아가 로봇이 시를 쓰고 소설을 구상해 문장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으며, 인간의 가장 차별화된 능력, 사고의 영역까지 내어주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스티브 호킹 박사는 운명하기 전 AI의 발전을 우려했고, 이로 인해 인류의 종말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기계가 감정을 갖고 사람같이 행동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닭살이 돋는다. 물론 영화에서는 인간화 된 로봇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데, 그냥 허구로 들릴 수는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미치지 못했으나 장래 언제쯤 유전인자를 인위적으로 만들고 이들을 조합해 생명체를 만든다면 이 생명체는 과연 우리가 말하는 기계와 다른 생명체일까, 아니면 또 다른 분류를 해야 할 것인가. 과학의 발전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한 해가 아닌 한 달, 아니 하루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있다. 특히 생명공학분야는 생명체 구성단위인 유전자 분석을 완전히 끝냈고, 각 구성유전자의 기능까지 알아내고 있으니 아마도 가까운 시일 내에 목적하는 기능을 갖는 생명체 탄생은 멀지 않았다고 여겨진다.

내 몸을 가만히 점검해 본다. 눈을 뜨면 내 주위 것을 아무런 노력 없이 볼 수 있으며 색갈이나 모양 그리고 냄새를 순식간에 느끼며 감별해 낼 수 있다. 시원한 바람을 뺨에 느끼고, 덥고 추운 것을 피부를 통해 의식하지 않아도 알아낸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어야 하고 목이 마르면 물을 찾는다. 더 신비한 것은 몸의 한 구석이라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그 이상 징후를 금방 알아내어 조치하고 명령한다.

이런 신비한 기능을 앞으로 개발될 로봇이 다 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생리적 변화를 갖추게 만들 수 있을지. 노쇠해 가는 나의 뇌는 지금 활용되고 있는 인간이 만든 전자기기의 활용법만을 익히는 데도 버겁다. 앞으로 이런 사람을 위해 그냥 머리 속에서 생각하는 것이 전달돼 로봇이 척척해주게 만드는 것도 가능한지. 그럴려면 내가 생각하는 것을 속속 알아내야 할 터이니, 이제 사생활은 완전히 없는, 끔찍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물론 기우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긴 하지만.

계속되는 과학의 발전은 누구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사고능력까지 침입해 내 의지를 좌지우지하는 경지까지 이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AI를 조정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는 것을 믿어야 안심이 된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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