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김현주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사

경도 낮고 소화율 높은 ‘흑진미’ 볶음 처리해
현미죽 만들면 항산화ㆍ항비만 활성 증가

‘죽’은 곡물의 낱알이나 가루에 물을 많이 넣고 오랫동안 끓여서 조리한 유동식으로, 소화가 잘돼 유아식이나 노인식, 환자식으로 주로 이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쌀을 주재료로 하여 한 끼 식사로 만족감을 채울 수 있어 일반 소비자도 즐길 수 있는 기호식품이 되었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죽 시장은 2014년부터 매년 50% 이상 성장하여 2017년 717억 원 규모로 켜졌으며, 향후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소비층이 다양해짐에 따라 죽 가공 산업체, 프랜차이즈 전문점에서는 영양, 맛 등을 강화하기 위하여 버섯, 게살, 채소류 등 다양한 부재료를 첨가한 죽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 건강과 웰빙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능성 식품 및 소재에도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쌀을 이용한 간편식 및 가공제품도 현미를 비롯하여 유색미와 같은 특수미를 이용한 제품 개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유색미는 현미 상태로 도정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 함량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안토시아닌, 탄닌 등과 같은 천연색소 및 페놀 화합물이 함유되어 있어 항산화, 콜레스테롤 흡수 억제, 항암 활성 등 다양한 생리활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현재까지 쌀을 주원료로 한 간편식 및 가공제품의 기능성 향상을 위하여 유색미를 이용한 제품은 개발되었지만, 죽의 기능성 증진을 위한 유색미 적합 품종 선정 및 죽 제조방법에 관한 연구는 발표된 적이 없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에서는 국내에서 개발된 유색미 중 ‘건강홍미’, ‘조생흑찰’, ‘홍진주’, ‘흑진미’ 품종을 대상으로 이화학적 품질 특성을 검정한 결과, ‘흑진미’가 경도(딱딱한 정도)가 낮으면서 소화율과 수분결합력(전분입자의 표면에 흡착되거나, 내부로 침투되는 물의 양)이 높고, 항비만 활성도 다른 품종에 비해 우수한 것을 확인하였다.

품종별 유색미를 분쇄하여 ‘신동진’ 품종에 10% 비율로 혼합한 후 기능성 증진을 위하여 220℃에서 8분간 볶음 처리 한 다음 현미죽을 만들어 항산화, 항비만 활성을 측정한 결과, ‘흑진미’로 볶음 처리 했을 때 현미죽의 기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볶음 처리한 현미죽의 항산화, 항비만 활성이 증가한 것은 볶음 과정에서 화학적 변화에 의해 생리활성 물질이 용출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내용은 특허출원 진행 중이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유색미의 기능성 식품 소재로서 이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며, 쌀 소비 촉진 및 재배농가 소득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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