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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산책] 익숙함에서 탈출하기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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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5  09: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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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익숙함 뿌리친, 이단아라고 여겨지는 주위 사람 수용하고
그들이 새로움 찾을 수 있도록 따뜻한 눈길 보내야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식품저널] 내 아침 출근길은 보통 코스가 정해져 있다. 행복하게도 복잡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필요 없이 내 발로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곳에 내 사무실이 있다. 지금까지 선택한 이 출근길이 가장 빠르고 편한 길이라고 생각하였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다니다 보니 익숙함으로 주위에 관심이 없어져 버렸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다른 길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전에 가보지 않았던 길로 들어서니 주위가 낯설다. 평소 다녀서 익숙했던 길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떤 집은 창가에 화분을 내놓아 오고 가는 사람의 눈길을 끌어주는가 하면, 추운 겨울을 견디고 난 장미 넝쿨이 새봄을 맞아 새 눈을 틔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전에 보지 못한 눈에 띄는 고운 이름의 식당이 있는가 하면, 건물 벽에 담쟁이 넝쿨이 찰싹 붙어 올라간, 비록 시멘트 건물이지만 고풍스러운 연륜이 느껴져 정감이 간다. 내가 평소 가보지 않았던 이 길로 접어들지 않았다면, 이들을 대하고 여러 가지를 보고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평소 익숙했던 것에서 탈출하여 새로운 환경을 접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주위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면서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한다. 가끔 가까운 산에 등산을 가면서도 항상 다니는 등산로보다는 다른 길을 택했을 때 새로움을 느끼고 관찰하는 눈길의 강도가 달라진다.

에베레스트산을 등산하는 알피니스트들도 새로운 등산로를 개척하기 위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어쩔 때는 목숨까지 잃는 경우를 본다. 이분들이야말로 알려진, 익숙한 길보다 새로운 코스를 개발하는 개척 정신의 발로이고, 알려진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새로움을 찾는 희열을 느끼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외국 여행을 하는 것도 비슷하다.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보기 위함이다. 익숙함에 접어들면 창조의 기회가 결코 오지 않는다. 특히 과학 분야에서는 앞사람이 걸었던 길을 섭렵할 필요는 있으나, 닦아놓은 길을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결국 그 선배가 도달한 목표지점에 이르고, 그곳에서 새로운 것을 얻을 수는 없다. 단지 확인에 불과하다. 닦아놓은 길은 섭렵하되 같지 않은 새로운 곁길을 발견하는 것이 과학자의 절대적인 요건이다.

창조는 창의가 바탕이 되며, 새로운 생각은 익숙하지 않는 데서 온다. 인간의 속성은 익숙한 것에 마음이 가고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습성이다. 특히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변화에 저항하고 거부하면 혁신이 불가능하다. 오랜 세월 한 분야에 집중하여 존경받는 장인이라 하더라도 스승의 기술을 전수 받았으나 자기의 피나는 노력과 지혜를 더하여 매일매일 새롭게 갈고 닦음으로써 장인의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으며, 기존의 것에 나만의 것을 보탠, 창조의 진수를 불어 넣어 새 경지를 이룩했을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매일, 똑같이 해오던 일을 반복하면 쉽고 편안하기는 하지만 물려받은 그대로의 기술과 산물에서 결코 벗어 날 수 없다. 선배가 이루어 놓은 것에서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익숙함에서 과감히 탈출해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 접하고, 실로 엉뚱한 생각에 몰입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누구도 가보지 못한 최초의 경지에 도달하고, 나만의 창조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일을 별나게 하는 사람을 우리는 이상한 눈초리로 보거나 심지어 미친 사람 취급을 한다. 노벨상을 받은 사람 중에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따돌림받은 경우가 있었다. 다른 사람이 가보지 않는 길을 가고 있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이제 우리도 익숙함을 뿌리친, 이단아라고 여겨지는 주위의 사람들을 수용하고 그들이 새로움을 찾을 수 있도록 따뜻한 눈길을 보내야겠다. 나 자신도 친숙하고 익숙함에서 벗어나 가보지 않은 길로 들어서는 노력을 계속하면서 급변하는 이 사회에 적응하여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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