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21)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가장 가까운 이웃, 사랑스러운 개에게
나쁜 인간들 비교하지 말았으면”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식품저널] 개를 포함한 다양한 애완동물 천만 마리 시대다. 인간의 잘못된 편견을 깨고 황당한 대우를 받고있는 개들의 항의집회가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고 홍보하고 있다. 경찰 추산 100만이란다. 공감이 간다. 그 중에서 숫자가 가장 많은 개는 인간이 최초로 가축으로 순화한 동물이다. 그만큼 사람의 일상과 함께한 역사가 길고,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 황금기를 맞고 있다.

일부이지만 개나 고양이의 처우가 사람보다 더한 경우가 있다고 가십으로 나돌고 있다. 전용병원은 물론이요 고급호텔로 사람보다 나은 대접을 받은 사례가 있고, 거액의 유산을 받기도 한다. 물론 극히 일부의 사례이고, 지금도 험하게 사육되는 현장이 보도되면 많은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인간과 함께한 세월 동안 개는 사람에게 헌신적인 역할을 많이 해왔다. 집을 지키는 것부터 시작하여 사냥의 첨병이었으며, 장애인의 안내자이면서, 군견은 이제 한 병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약을 찾는 데는 귀신의 경지에 도달하였으며, 에스키모인들의 썰매 끄는 개는 그들의 생활 속에서 뗄 수 없는 동물이고 한 가족화 되었다.

영리한 개는 인간의 지능에 버금갈 정도로 온갖 일을 해내며, 이들의 지능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임실 오수리에는 위험에 처한 주인의 생명을 구한 의견의 비와 함께 전각이 세워져 있고, 관광코스가 되고 있다. 살아있을 때 개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죽어서는 일부에 한정되지만, 자기의 몸까지 고기로 사람의 보신을 위해 제공하고 있다.

개는 부르는 이름만 해도 구(狗), 견(犬) 등이 있고 그 뜻이 조금씩 다르다. 구(狗)는 강아지를 의미하며, 견(犬)은 큰 개를 뜻한다. 아마도 보신탕으로 이용하는 개는 견에 해당할 것이다. 그 외에 개에 해당하는 여러 이름이 있다.

이렇게 인간을 위해 온갖 헌신한 개를 얕잡아 보거나 비하하는 말들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자식’하면 인간말종을 의미하며, 개보다 못한 인간이란 말은 인격을 모독하는 말로 쓰고 있다. 외국에서도 개에 빗댄 ‘son of a bitch’는 아주 험한 욕으로 통한다.

이런 말들을 듣는 개들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애완견의 맑고 순진한 눈망울을 보았는가. 대부분 사나운 맹수를 제외하고 소나 양 등 초식동물들은 아마도 비슷한 순한 성질을 갖고 있다. 그들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같은 생명체로서 동료의식을 느끼기도 한다.

원래 인간도 초식을 주로 하면서 육식을 했는데, 아주 긴 수렵ㆍ채집 시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식성이 변하였고, 농경시대에 접어들면서 곡류 중심 식단에 육식이 추가되는 식생활 형태로 변하였다. 그 이후 1만 년도 안 되는 시기에 초식 식단에서 육식으로 급격히 변하면서 수명은 연장되었으나, 건강에는 빨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고혈압, 비만, 당뇨, 각종 암 등 성인병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개와는 상관이 없으나 보신탕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건강과 연계시키기도 한다.

다시 돌아가 개들의 이유 있는 반발, 아마도 인간의 기준으로 봤을 때 길거리에서 교미하고 험한 것을 먹으며 지능이 떨어진 것에서 오는 비하의 일종이나, 개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가장 가까운 이웃이고, 사랑스러운 개에게 나쁜 인간들을 비교하지 말았으면 하고 항변한다.

개만도 못한, 사람의 탈을 쓴 인간이 많아지고 있으니. 그래서 “왜 나만 갖고 그래”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 하여 개들의 이유 있는 데모가 그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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