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13)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건전한 사회 발전 위해 정신영역 중시하는 사회운동 일어나야
함께 하면서 인간으로서 갖춰나갈 인성교육에 더 집중해야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식품저널] 인간은 험한 자연에서 오랫동안 다른 동물과 생존경쟁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화되어 집단으로 생활해야 하는 유전인자를 갖게 되었다. 그런데 근년에 이르러 수천 년 정착된 태생적 습관이 변하고 있다. 즉 집단보다 혼자인 것이 습관화되면서 이에 따른 외로운 감정이 널리 퍼지고 있다.

외로움은 혼자여서 외롭다는 것이 아니다. 군중 속에서도 외로움은 찾아온다. 혼자라는 것은 물리적인 상태지만 외로움은 정신영역에서 일어나는 나만의 반응이다. 많은 현대인은 정신적으로 교감이 어려운 소외 공포증을 앓고 있다. 인간은 상호 정신교감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불안을 느끼고 공포감을 느낀다.

학교나 집단생활에서 왕따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 사례를 본다. 무리에 끼어들고 교감을 하고 싶은데, 그게 어려우니 항상 옆에 있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휴대전화에 몰입한다. 이제 많은 사람의 반려자가 된, 감정이 없고 단지 기계에 지나지 않는 기구에서 위안을 얻고,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허상에 빠진다. 문자를 보내고 카카오톡을 통하여 내가 존재함을 알리고, 또 응답을 기다린다. 내가 보낸 글에 ‘좋아요’를 그렇게 갈구한다.

심지어 결혼한 가정에서도 서로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아 외로움을 느끼고, 이 상태가 심하면 가정이라는 고도에 혼자 살게 된다. 지금 유행하는 혼밥이나 혼술도 결국 뿌리를 찾아보면 혼자가 익숙한 세태에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이런 생활환경에 익숙하다 보면 함께, 같이 한다는 것이 아주 어색하고 서툰 환경이 만들어진다. 인간의 본능은 같이하고 서로 마음을 나누고 싶은데, 실제 정신적인 상태는 그럴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오히려 거부하고 서툴다.

사회나 집단에서 따돌림을 받음으로써 내 존재가 무너지는 아픔을 느끼게 된다. 이런 현상을 치유하기 위해서 현대인에게 정신수련 방법으로 명상이 유행하고 있다. 명상은 혼자서 한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간섭이 더 짐이 되는 내 정신세계 몰입하는 경지이다. 명상에서는 결코 외로움을 느낄 수가 없다.

혼자인 것이 외로움으로 둔갑해서는 아니 된다. 혼자이면서도 마음이 풍요로우면 외로움을 느낄 수가 없다. 외로움의 상태에서는 무엇에 의지하지 않으면 혼자라는 공허와 불안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혼자이기를 바라면서도 집단으로부터 소외되었을 때 그 상태를 이겨내지 못한다.

이런 현상은 성장 과정과 관계가 있다고 여겨진다. 형제자매가 없이 한 가정, 한 자녀로 성장하면서 서로 간에 교신하고 생각을 나눌 상대가 없이, 외톨이가 성장기 내내 계속된다. 한 자녀인 있는 경우 말을 습득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사회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가정 한 자녀는 어쩔 수 없는 사회 현상이 되었으나 이들이 서로 어울려 교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이 사회가 협력하고 협동하는 인간 본연의 사회로 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근래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범죄를 보면 외톨이의 상태에서 스스로 고립되고, 성숙하지 못한 정신상태가 만들어낸 결과로 여겨진다. 조사에 의하면 왕따시키는 사람은 왕따 당한 상대의 아픔을 전연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이제 이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고, 후손들이 인간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기 위하여 정신영역을 중시하는 사회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가정교육을 바탕으로 학교 교육도 1등 지상주의보다는 함께하면서 인간으로서 갖춰나갈 인성교육에 더 집중해야 한다. 외로움이 사회 현상으로 정착하면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고 믿음이 가지 않는 무원고도, 짐승의 사회가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정신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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