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시설 미비 등을 이유로 제동, 격돌 우려

베트남이 이달 중으로 조류독감 퇴치선언을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시기상조라며 제동을 걸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현지소식통에 따르면 안톤 라이체너 FAO 베트남사무소장은 16일 일부 외신기자들과의 비공식간담회를 통해 "FAO는 조류독감 추가발생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베트남이 조류독감으로부터 완전해방 상태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라이체너 소장은 FAO에서 파견된 두명의 전문가들이 베트남 농촌개발부 관리들을 상대로 조류독감에 관한 자문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그러나 베트남이 현재 시판 중인 가금류가 위생적으로 안전한 지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충분한 실험시설등을 갖고 있지 않다며 퇴치선언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FAO측의 이런 지적에 대해 저우 응옥 하오 농촌개발부 가축위생국 부국장은 "베트남 정부는 조류독감 사태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이를 통제하기 위해 지금까지 엄격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하오 부국장은 그러나 조류독감 발생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간접시인, FAO와의 직접적인 충돌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금까지 베트남에서는 조류독감 바이러스인 H5N1에 의해 모두 1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살(殺)처분된 닭과 오리 등 가금류수는 전국적으로 3천800여만마리에 이 르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또 지난 5일부터는 베트남 최대도시 호치민시를 시작으로 일부 도시에서 검역당국의 위생검사를 거친 가금류의 경우 시판이 허용되고 있는 상태다. 반면 수도 하노이시는 아직 공식적으로 가금류 시판 조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앞서 레 후이 응오 농촌개발부장관 겸 조류독감통제국가위원장은 15일 빠르면이달말께 조류독감 퇴치선언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응오 장관은 퇴치선언이 전체 64개 시.도 가운데 조류독감이 발생한 57개 시.도모두에서 조류독감이 박멸됐다는 보고가 나온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설명했다.

지금까지 감염지역 가운데 박멸보고를 공식 발표한 곳은 4곳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농촌개발부측은 조류독감이 30일 이상 추가 발생하지 않는데다 엄격한 방역 및 위생조건을 갖춘 감염지역에서는 해당지방정부 자체 판단으로 퇴치선언을 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도 FAO와 마찬가지로 베트남 정부가 조류독감 추가발생이 없다는 이유로 조류독감 퇴치선언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제동을 걸고 나서앞으로 퇴치선언 시기를 둘러싸고 베트남 정부와 관련 국제기구들과의 격돌이 우려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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