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폴리페놀, 식이섬유 및 비타민 등 기능성 물질 다량 함유
현대인 입맛·기호에 맞고 상품성 갖춘 영양식품 소재로 이용

김수정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소 농업연구사

메밀은 인류 역사와 함께해 왔으며,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작물이다. 메밀은 마디풀과(Polygonaceae) 메밀속(Fagopyrum) 식물로, 재배종으로는 일반메밀(F. esculentum, sweet buckwheat, common buckwheat)과 쓴메밀(F. tataricum, bitter buckwheat, tartary buckwheat)이 있다.

우리나라에 도입돼 지금까지 재배되고 있는 종은 일반메밀로, 보통메밀 또는 단메밀로 불리며, 쓴메밀은 타타리메밀, 흑메밀 또는 달단종이라고 한다. 쓴메밀은 주요 기능성분인 루틴 함량이 일반메밀보다 70~100배 이상 많아 차, 국수, 가루 등 다양한 식품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메밀은 곡물에 속하지 않지만, 종실 용도가 곡물과 비슷해 흔히 곡물로 분류된다. 곡물은 주로 음식과 사료로 사용되고, 곡물가루는 부침개, 전병, 국수 등 요리 재료에 이용된다. 메밀나물은 소화가 잘 되고 영양소가 풍부해 옛날부터 밭에 메밀을 파종한 후 어린 싹을 새싹채소로 사용해 왔다. 이는 나물반찬, 비빔밥, 샐러드, 주스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으나, 영양학적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재배종으로서 메밀은 크게 일반메밀과 쓴메밀로 나뉘지만, 보통 메밀이라고 말할 때는 일반메밀을 의미한다. 쓴메밀은 독특한 쓴맛을 가지고 있어 쓴메밀로 불리며, 루틴이 1% 이상 다량 함유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루틴은 모세혈관 강화, 뇌일혈 등 출혈성 병 예방효과와 혈압, 콜레스테롤 및 혈당 강하 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일반메밀의 단백질 함량은 종실 12.9%, 식물체 14.8%이며, 쓴메밀의 단백질 함량은 종실 10.9%, 식물체 17.7%이다. 메밀은 특히 단백질의 아미노산 중 아르기닌(arginine)과 라이신(lysine) 함량이 풍부하다. 라이신 함량이 높기 때문에 밀, 보리, 호밀, 옥수수와 같은 곡물 단백질보다 높은 생물가(biological value)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메밀 단백질의 소화율은 다소 낮은데, 이는 메밀의 높은 섬유질 함량(26.5~39.4%) 때문이며, 특히 쓴메밀 종실은 일반메밀 종실보다 1.4배나 높아 쓴메밀로 다이어트나 건강식품을 만들 경우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분은 메밀 종실의 주요 성분이다. 일반메밀의 종실에서 전분 함량은 건물 기준 66.4~79.0%까지 다양하며, 식물체보다 종실이 비교적 높다. 메밀은 감자나 쌀 등 다른 작물의 전분질과 비교해 소화가 서서히 진행되므로 당뇨병, 고지혈증 등 예방 효과가 있다.

메밀에는 칼륨, 칼슘, 비타민과 같은 무기질도 풍부하며, 헤모글로빈의 주성분인 철분, 골다공증과 혈압 조절에 필요한 칼슘이 87.5~684.2㎎/100g 함유돼 있다. 메밀에 많이 포함돼 있는 칼륨은 다른 주요 곡류에 비해 많은 편으로, 혈압을 내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비타민 A, B1, B2, 니아신, C 등도 풍부하며 비타민 B1과 B2는 쌀에 비해 3배 정도 더 많은 양이 메밀 종실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폴리페놀도 풍부하게 들어있는데, 혈관 질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플라보놀 디글루코시드(flavonol diglucoside)인 루틴(quercetin-3-rutinoside)과 퀘세틴(quercitin, quercetin 3-rhamnoside), 하이퍼린(hyperin, quercetin 3-galactoside)이 있다. 폴리페놀은 생체에서 과잉된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메밀과 쓴메밀의 영양성분 분석 결과, 다양한 영양성분과 항산화 활성을 지닌 폴리페놀, 식이섬유 및 비타민 등 기능성 물질이 다량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밀은 종실뿐만 아니라 식물체 모두 활용할 수 있으며, 현대인의 입맛과 기호에 맞고 상품성을 갖춘 영양식품의 소재로 이용될 수 있다. 메밀싹을 비빔밥이나 국수에 넣어 먹을 수 있으며, 재배 과정에서 이용하지 않았던 새싹을 활용함으로써 농가소득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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