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보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팥보다 식이섬유 20~43%, 비타민E 7~30%, 미네랄 7~22% 많아
싹나물 전용 품종 ‘연두채’, 외관ㆍ향ㆍ맛ㆍ씹힘성 등 소비자 기호도 높아

송석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 농업연구사

[식품저널]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재배해 온 팥은 우리나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물이다. 팥죽을 비롯해 떡, 빵, 과자, 팥빙수 등 다양한 가공식품의 재료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팥이 가진 기능성이 알려지면서 건강기능성 식품소재 측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팥은 칼로리 흡수를 억제하는 식이섬유 함량이 높고, 붓기 제거에 효과 있는 사포닌과 몸속 나트륨 제거와 관련 있는 칼륨 함량이 높아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현대인에게 적합하다.

이러한 팥의 이용을 늘리고, 팥의 건강기능성 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해 기존의 앙금, 통팥 외에 나물로 제조하여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두류 중 나물용으로는 주로 콩과 녹두가 사용돼 왔다. 콩으로 만든 콩나물은 한국에서, 녹두로 만든 숙주나물은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식재료이다. 팥은 붉은색 종피와 콩나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뿌리가 길어 나물용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팥의 새로운 용도 개발과 건강기능성 증진을 위해 팥을 싹나물로 재배했을 때 기능성 변화와 싹나물에 적합한 팥 품종을 소개하고자 한다.

연구결과, 팥을 싹나물로 키우면 종실로 섭취하는 팥보다 식이섬유는 20~43%, 비타민E는 7~30%, 칼륨·칼슘 등 미네랄은 7~2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팥보다 팥 싹나물로 섭취했을 때 체중 조절 효과가 더욱 우수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팥 싹나물 건조시료 추출물로 선충에 대한 생명 연장효과를 시험했다. 그 결과, 무처리에 비해 팥 싹나물의 ethyl acetate 분획 추출물을 첨가한 배양에서 열과 산화스트레스 저항성이 높아짐으로써 수명이 32%가량 연장되는 효과가 밝혀졌다.

팥 싹나물의 식감은 콩나물과 녹두나물 중간 형태로 콩나물보다 비린내가 적어 생식도 가능하다. 건강에 좋고 맛도 좋은 팥 싹나물은 집에서도 쉽게 재배할 수 있다. 먼저 팥을 하루 정도 불린 후 콩나물을 키우듯 시루나 발아기에 넣고 25~27℃를 유지하면서 수시로 물을 주며 4일 정도 키우면 싹이 7~10㎝ 정도 자라 식용하기에 적당한 팥 싹나물이 된다.

‘연두채’는 2013년 식량과학원에서 개발한 팥 품종으로, 종피색이 연한 녹색이고, 종자 크기가 작으면서 균일하다. 또 발아율이 높고 싹나물로 만들었을 때 수율이 높아 싹나물용으로 적합한 품종이다. ‘연두채’ 팥 싹나물을 일반 적색 팥 싹나물과 비교해 관능평가 한 결과 외관, 향, 맛, 씹힘성 등 전체적으로 ‘연두채’에 대한 소비자 기호도가 높았다.

팥 싹나물은 콩나물이나 숙주나물과 다른 독특한 식감과 맛이 나며, 전통적인 팥 소비형태와 전혀 다른 가공 이용방법이다. 싹나물 전용 품종인 ‘연두채’도 개발돼 기존 팥 소비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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