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7)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식품저널] 추위가 한창인 이른 아침에 찬바람을 무릅쓰고 길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이 시간에 나를 사무실까지 편안하게 실어다 준 버스 기사님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 분들이 있어 우리 모두 깨끗한 환경에서 편하게 생활하고 있다.

얼마 전 서울에서 익산까지 가는데 1시간 10분밖에 걸리지 않는 고속기차를 안전하게 운행해 준 SRT 승무원이 아니 고마울 수가 없다. 기차에서 내려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들어가니, 반갑게 맞이하며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따뜻하게 정성 들여 요리하여 상을 차려주시는 주인에게 오늘도 나는 신세를 지고 있다. 이 분들이 우리나라를 구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국가의 뿌리다.

각 개인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여 국가가 있게 하는 이들이야말로 애국자가 아닌가. 일상의 생활인보다 국정을 논하는 정치인들도 국가에 기여하고 있다고 하지만, 고마운 마음보다는 섭섭한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소박하게 기대하는 만큼 우리 마음에 와 닿는 일을 하고 있는가에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도 개인의 이익보다 국가를 생각하며 노력한다고 여기고 싶다.

매일 몸과 마음이 편치 않은 여러 환자를 보살피면서 때에 따라 험한 말과 행동을 견뎌야 하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없다면 우리 국민의 건강은 누가 지켜줄 것이며, 고통을 줄여줄 것인가? 임종을 맞는 사람들과 마지막을 함께하는 호스피스 병동의 진정 필요한 구성원이요, 이 나라가 있게 하는 중요한 요원이다.

교육기관에서 후세 교육에 임하는 교직원들이 있어 우리 다음 세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의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고 있는 많은 구호단체 종사자, 이름을 밝히지 않고 계속 기부하는 천사, 우리 사회는 이 사람들에 의해 지탱되고, 오늘도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 어느 직업을 갖고 있거나 이들이 국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사는 모두는 우선 국가를 생각하고 걱정하면서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 애국자들이다. 누구누구를 거명할 것도 없이 이 나라 모든 국민이 제 역할을 다하는 애국자이어야 한다. 한순간 사회에서 지탄받는 행동으로 기대를 저버리는 사례도 있지만, 이들도 어느 한때 부모의 자랑스러운 아들이나 딸이었고, 아버지고 어머니였다. 주어진 여건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해오다 잠깐 정상궤도를 벗어난 사례일 수도 있다. 이들도 따뜻하게 보듬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이 나라 국민이 된 것은 태생적으로 이 나라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더 잘 되게 노력하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모두가 유한한 삶을 살고는 있지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여 잠깐 머무는 이곳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맡은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손을 맞잡고 함께 갈 때 더 큰 힘이 생긴다. 뒤처지는 사람을 끌어올리고 지친 사람을 북돋우는, 살맛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인간이 태생적으로 선하다는 것을 굳게 믿는다. 잠깐 빗겨나간다 하더라도 궤도에 올라와 함께 할 수 있으며, 내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자임을 잊지 않는다. 애국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내가 맡고 있으며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해낼 때 이들 모두가 바라는 나라가 된다. 오늘 내가 할 일을 다시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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