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가수분해효소 처리…유리 페놀산ㆍ항산화활성 증진

우관식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우관식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사

[식품저널] 옥수수(Zea mays L.)는 쌀, 밀과 더불어 세계 주요 식량작물로 식용뿐만 아니라 사료용, 유지용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옥수수에 다량 존재하는 페놀산은 항산화, 항염증, 항당뇨, 항비만, 항암, 심혈관계 질환 예방 등 다양한 생리활성을 가지고 있다.

페놀산은 다른 화합물과 결합 유무에 따라 유리 페놀산(free phenolic acid), 공액 페놀산(conjugated phenolic acid), 불용성 페놀산(bound phenolic acid)으로 분류한다. 불용성 페놀산은 주로 식물 세포벽 구성성분과 에스터 결합(ester bond)을 하고 있다. 공액 페놀산은 불용성 페놀산과 같이 다른 화합물과 결합하고 있는 형태지만, 분자량이 작아 물에 녹을 수 있다. 유리 페놀산은 다른 화합물과 결합하지 않은 순수한 형태의 페놀산을 의미한다. 유리 페놀산은 불용성 페놀산보다 체내 흡수율이 높고, 생리활성이 강하다.

옥수수의 페놀산은 페놀화합물의 77∼82%가 불용성 형태로 존재하며, 주로 과피의 아라비노자일란(arabinoxylan)과 결합하고 있다. 불용성 페놀산을 유리 형태로 전환할 수 있다면 옥수수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의 생리활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식물의 식이섬유는 셀룰로스(cellulose), 헤미셀룰로스(hemicellulose), 리그닌(lignin)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람은 이들을 분해할 수 있는 탄수화물 가수분해효소가 없기 때문에 식이섬유 및 이들과 결합하고 있는 불용성 페놀산의 소화 및 흡수가 힘들다.

탄수화물 가수분해효소는 탄수화물을 단순당으로 가수분해할 수 있는 효소의 총칭으로 amylase, cellulase, β-glucanase, hemicellulase, xylanase, arabanase 등이 있다. 이들은 곡류와 곡류 부산물의 단백질, 단순당, 페놀산 등의 추출 효율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2차 가공품(식빵, 쿠키)의 제품 특성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탄수화물 분해효소 처리는 식이섬유와 결합하고 있는 불용성 페놀산을 유리 형태로 전환시켜 주며, 곡류의 건강기능성을 증진시켜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옥수수가루는 빵, 과자 등 다양한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사료로도 이용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기능성 증가는 국민 및 반려동물의 건강성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옥수수가루에 탄수화물 가수분해효소를 처리함으로써 기능성을 높이고자 상업용 효소 처리(Pentopan 500 BG와 Ultraflo L) 후 제조된 옥수수가루의 페놀산 함량, 항산화활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탄수화물 가수분해효소 처리는 옥수수가루의 유리 페놀산 및 총페놀 화합물 함량을 유의적으로 증가시켰다. 이는 효소 처리가 세포벽 구성성분과 강하게 결합하고 있는 불용성 페놀산을 유리화하기 때문이다.

옥수수가루의 항산화활성 또한 효소처리에 의해 유의적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강한 항산화활성을 가진 유리 페놀산이 탄수화물 가수분해효소에 의해 증가했기 때문이다.

상용 탄수화물 가수분해효소 처리는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공정이 단순해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쉬울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아직 탄수화물 가수분해효소 처리가 옥수수가루의 가공 적성에 미치는 영향 및 생산법 최적화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 있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이번에 개발한 옥수수가루 제조방법은 옥수수가루에 상업용 탄수화물 분해효소를 처리해 유리 페놀산 및 항산화활성이 증진된 옥수수가루를 제조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기능성 식품 소재도 개발할 수 있으며, 국산 식량작물 소비 촉진과 옥수수 재배농가의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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